1997.04.4월의 리뷰 나이스 가이 · 라이어 · 로미오와 줄리엣 · 미스터 콘 (2025)

1997.04.4월의 리뷰 나이스 가이 · 라이어 · 로미오와 줄리엣 · 미스터 콘1997.04.4월의 리뷰 나이스 가이 · 라이어 · 로미오와 줄리엣 · 미스터 콘 (1)……∞NICKtoon1997.04.4월의 리뷰 나이스 가이 · 라이어 · 로미오와 줄리엣 · 미스터 콘 (2)

2008. 12. 6. 3:09

1997.04.4월의 리뷰 나이스 가이 · 라이어 · 로미오와 줄리엣 · 미스터 콘 (3)https://blog.naver.com/soundin83/10038407017

pp.215~238
나이스 가이(곽신애), 라이어(신혜은), 로미오와 줄리엣(PETER MATTHEWS), 미스터 콘돔(이종은), 보거스(이영재), 불새(곽신애), 스페이즈 잼(JONATHAN ROMNEY), 어느 멋진 날(GEOFFREY MACNAB), 엠파이어 레코드(BEN THOMPSON), 용병 이반(김미영) , 월레스 & 그로밋(김준양), 제리 맥과이어(JOHN WRATHAL), 조강지처 클럽(ANDY MEDHURST), 지상만가(김미영), 첨밀밀(곽신애), 초록 물고기(신혜은), 트레인스포팅(PHILIP KEMP)

215 REVIEWS 4월의 리뷰 나이스 가이 · 라이어 · 로미오와 줄리엣 · 미스터 콘돔 · 보거스 · 불새 · 스페이스 잼 · 어느 멋진 날 · 엠파이어 레코드 · 용변 이반 · 월레스와 그로밋 · 제리 맥과이어 · 조강지처 클럽 · 지상만가 · 첨밀밀 · 초록 물고기 · 트레인스포팅

http://drmsrv.nkino.com//KINO_PDF/1997/04//199704215_238.pdf

재키는 호주에서 유명한 요리사 바지오와 함
께 TV 요리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고 있다.
보도 기자인 다이아나는 마약밀매 장면을 몰
래 취재하던 중 쟝칼로가 데몬파의 두목을 살
해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 쟝칼로 일당
에게 발각되어 쫓기던 중 촬영기사는 죽임을
당하고 그녀는 녹화 테이프를 들고 달아나다
가 우연히 재키에게 발견되어 그의 도움으로
무사히 쟝칼로 일당을 따돌리고 집으로 돌아
간다. 그러나 재키의 차에서 내릴 때 재키의
요리 테이프와 취재 테이프가 바뀌었다는 것
을 곧 알게 된다. 재키는 다른 요리 테이프와
함께 문제의 테이프를 가지고 바지오의 집에
간다. 그곳으로 마약밀매전담 경찰이자 재키
의 친구인 로메오가 놀러오고, 로메오의 아들
이 우연히 취재 테이프를 보다가 가방에 넣어
가버린다. 쟝칼로 부하들이 다이아나의 집에
들이닥쳐 테이프를 요구하자 다이아나는 재
키가 가지고 있다며 함께 거리로 나섰다가 재
치를 발휘해 도망친다.
다음날 재키는 동료 리키샤와 함께 홍콩에
서 오는 여자친구 미키를 마중하기 위해 공항
에 들렀다가 녹화장으로 간다. 자선기금 마련
을 위한 요리 테이프 판매 겸 프로그램 녹화
가 진행되는 가운데 쟝칼로 부하들이 들이닥
쳐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 재키는 미키를 데
리고 마차로 도망치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서 겨우 집으로 돌아간다. 재키의 집은 취재
테이프를 찾으러온 다이아나와 그녀를 도둑
으로 오인한 리키샤 간의 싸움이 벌어져 엉망
이 되어 있다. 미키는 겨우 다이아나를 돌려
보내지만, 다시 쟝칼로 일행이 몰려오자 옥상
을 이용해 탈출한다. 재키는 경찰에 도움을
청하고, 로메로와 경찰들이 출동하지만 미키
가 인질로 잡혀가게 된다. 미키를 구하기 위
해 나선 재키는 쟝칼로 부하들과 데몬파 간의
싸움에 휘말린다. 데몬파는 쟝칼로 일당에게
당하고, 그들 중 한 여자와 다아아나가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병원으로 실려간다. 로메오
는 뒤늦게 자기 집에 문제의 취재 테이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재키는 미키와
함께 쟝칼로의 집으로 잡혀간다.
쟝칼로는 테이프를 찾기 위해 재키를 협박
하고 폭력을 행사한다. 재키는 자기도 모르는
테이프의 행방에 대해 거짓말로 답하지만 금
새 들키고 만다. 그러자 쟝칼로는 재키의 사
지를 줄에 매달고 권투를 하면서 재키를 괴롭
히지만 오히려 쟝칼로가 재키에게 얻어 맞는
다. 이 때 손님들이 오자 쟝칼로는 재키를 게
스트 하우스로 보내라고 명령한다. 이는 외진
땅에 파묻으라는 뜻이다. 재키는 거대란 포크
레인에 깔릴 뻔하면서 필사의 결전을 벌인 끝
에 탈출하여 포크레인을 몰고 쟝칼로의 집으
로 돌아온다. 재키가 운전하는 포크레인은 쟝
칼로의 집을 박살내어버린다. 그런 와중에 도
망치려던 쟝칼로 일당의 가방에서 마약이 튀
어나온다. 출동한 경찰은 재키를 묵인하기로
하고, 쟝칼로 일당의 마약을 확인하고 그들을
일망타진한다.
<나이스 가이>는‘성룡 영화’라는 꼬리
표를 달고 있지만 성룡이 아닌 홍금보가
감독한 영화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액션
영화를 만들다가 80년대에 이르러 주로
자신이 직접 감독하는‘코믹 액션’영화
를 반복해서 만들어오던 성룡은 90년대
에 들어서면서 다른 감독에게 자기 영화
를 종종 맡겨왔다(아마도 체력 문제인
듯). 그러나 감독이 바뀌었다고 해서
‘성룡 영화’의 근본이 바뀌는 것은 아니
다. 성룡은 이미 자신의 스타일을 확보
했고, 홍콩영화 시스템 속에서 특별한
자기 영역을 가지고 뚜렷한 자기 스타일
대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 달리 말하면,
성룡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자신의 상품
성을 획득해낸 배우/영화인이다. 그는
오랜 경력을 거치면서 확립한 고유한 스
타일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일종의 브랜
드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성룡
영화’는 관객들에게 특정한 기대를 가
지게 하며, 그는 그 기대에 별로 크게 어
긋나지 않고 부응해왔다.
최근 10여년 간의‘성룡 영화’의 액션
은 다른 액션 영화들과 뚜렷한 차별점
(동시에 성룡 영화의 정형성)을 가진다.
각 공간과 상황을 충분히 활용하는 아이
디어 가득한 액션, 피가 강조되지 않는
액션, 코믹한 액션, 나눠 찍는 카메라 기
계장치의 속임수를 가급적 배제한 액션,
대역 없이 직접 몸을 바쳐 하는 액션 등.
이러한 성룡 영화의 특징은 헐리우드 영
화의 물량과 기술로도 만들어내지 못하
는 것이었고(장-끌로드 반담과 스티븐
시걸이 부분적으로 해오긴 했지만) 뉴
욕 브롱크스 지역에서 촬영한 <홍번구>
를 계기로 마침내 미국 박스오피스에 뛰
어들었고 헐리우드도 그 가치를 인정하
기에 이르렀다(성룡은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했으며, 스타의 거리에 손도장을 남
겼다). 그후 성룡은 호주와 러시아, 일
본, 필리핀 등지를 돌며 <폴리스 스토리
4>와 <성룡의 썬더볼트>를 촬영했고, 호
주 올 로케로 <나이스 가이>를 만들었
다. <나이스 가이>는 헐리우드에서의 자
신의 입지를 체감한 성룡이 본격적인 헐
리우드 공략을 염두에 두고 만든 영화이
다(처음으로 제작 당시부터 영어로 녹
음된 인터내셔널 버전을 별도로 제작했
다).
<나이스 가이>가 우리를 놀라게 만드
는 것은 성룡 영화조차도 헐리우드 영화
를 닮아 있다는 사실이다. 홍콩 스튜디
오의 세트와 뒷골목에서 격투 액션을 중
심으로 만들어지던 성룡 영화는 점점 더
규모가 커지면서 마침내 자기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나이스 가이>에
이르러 대규모 세트와 스펙터클의 대형
영화(한화 250억)가 되어버렸다. 여전
히 액션 장면이 끊임없이 펼쳐지고(오
히려 지겨울 만큼 자주 길게) 엔드 크레
딧과 함께 NG 모음도 등장하지만, 일종
의 묵계와도 같았던 원칙들에는 크고 작
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성룡은 <나이스
가이>의 마무리 액션은 직접 악당들을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포크레인을 몰고
와 악당의 집을 부수어버리는 것으로 대
신한다. 악당 쟝칼로를 유난히 집에 신
경 쓰는 인물로 그려놓고, 그가 가장 아
끼는 것을 가장 무참하게 망가뜨려 응징
한 것은 영화적으로는 앞뒤가 맞지만 <나
이스 가이>가 성룡 영화라는 점 때문에
그의 팬들에게는 일종의 배신으로 받아
들여지는 부분이다. 게다가 커트를 나누
지 않고 보여준 장면 중에서 가장 신기
해보이는 장면은 유감스럽게도 액션 장
면이 아니라 요리를 관객의 입에 던져
넣어주는 장면이었다. 액션의 강도와 난
이도가 약해진 만큼 경이감이 줄어든 것
은 아쉽지만 자기 영화 장면을 패로디하
는 몇몇 장면(창살을 빠져나가는 장면,
차와 담벼락에 양발을 기대고 숨는 장
면)과 건설공사 중인 건물에서의 온갖
도구들을 이용한 액션 장면, 포크레인의
바퀴로부터 빠져나오는 장면 등은 이 영
화가‘성룡 영화’라는 유일한 날인과도
같았다.
그와 반대로 성룡이 대적해 싸워야 하
는‘악당’을 전형적 마피아와 베트남계
신흥 갱으로 나누어 설정하고, 재키 걸
(일종의 본드 걸과 같은)을 세 피부색으
로 골고루 설정하는 것으로 이 영화를
보다 탈아시아화시킨 만큼 탈성룡화되
어버린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불편한
순간들을 만든다. 여전히(그리고 당연
히) 영화의 액션 장면의 중심은 성룡이
지만 내러티브의 주인공은 다이아나(전
반부과 중반부)와 경찰(후반부)이다. 호
주인들의 게임 외곽에서 성룡은‘재수
없이 말려들어서’시종일관 쫓긴다. 호
주에서 아웃사이더인 홍콩 화교들의 삶
만큼이나 <나이스 가이>에서 성룡은 주
변에서 맴돈다. 마차로 쫓고 쫓기는 장
면은 존 포드의 <역마차> 패로디이며,
왕가위의 서명인 스텝 프린트 효과(성
룡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사용된)까지
동원하지만 성룡과 호주 액션 배우들 사
이는 호흡은 잘 맞지 않는다.
헐리우드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성
룡이 본격적으로 헐리우드와 전세계 배
급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나이스
가이>에서 발견되는 이런 반갑지 않은
변화들은 우연히 발생한 것일까, 성룡의
나이 때문일까, 외국 감독들의 영화를
헐리우드식으로 바꾸어놓고야 마는 헐
리우드의 놀라운 구심력 때문일까? 분
명한 것은 성룡이 헐리우드에서 성공한
순간, 우리는 우리가 알던 성룡을 잃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글 곽신애 기자
KINO
나이스 가이
??個????
홍금보 감독
수입/배급
동아수출공사
제작사
골든 하베스트
출품인
하관창
총제작
규란
기획
조건남
배리 테일러
극본
등경생
마미평
제작
장소평
유정의
촬영
임휘태
장요종
구지위
미술
마광영
무술지도
성가반
예영
출연
성룡
재키
이정의
미키
가브리엘
로메오
리차드 노튼
쟝칼로
피터 린제이
다이아나
카렌 맥리몬트
리키샤
홍금보
주화건
특별출연
96분
홍콩 1997년 제작
〈나이스 가이〉성룡, 이정의
c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데이지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우상인 대스타 엘렌느와 영화감독 자
끄에게 접근하기 위해 스스로 고안해낸 방법
을 신나서 이야기한다. 그 방법이란 그들의
집 앞에서 얼쩡대다가 오토바이 소매치기 연
극을 벌여 다친 척하고 그들의 집으로 들어간
다는 것이다. 며칠 후.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엘렌느는 시나리오를 봐달라고 기
다리는 데이지를 무시한다. 그리고 데이지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겨 엘렌느의 집에 들
어가는데 마침 이 소란으로 인해 비로소 이들
은 자끄가 집을 나가 홀연히 종적을 감추었음
을 알게 된다. 갑자기 자끄를 잃은 엘렌느는
데이지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녀는 엘렌느의
집으로 들어와 함께 지낸다.
8개월이 지난 후 프로듀서이자 자끄의 친
구인 마르끼스는 현금 인출기에 손이 끼어 있
는 부랑아 모습의 자끄를 찾는다. 엘렌느는
자끄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마르끼스에게 자신이 돈을 댈 테니 데이지를
시나리오 작가로 가장해 자끄와 함께 시나리
오 작업을 하도록 시킨다. 자끄는 데이지의
접근이 고의적인 것을 알고 냉소적 태도를 취
하지만 첫눈에 호감을 가졌던 두 사람은 금세
친해지고, 자끄는 데이지에게 자신이 잠적한
8개월 동안 이태리 바닷가의 호텔에서 만난
매혹적인 커플, 폴과 리자의 이야기를 들려준
다. 자끄는 리자에게 매료되었는데, 어느 날
리자의 남편 필립이 나타나 폴을 쏘아죽이고
자살해버린 것이다. 데이지는 자끄에게 그 이
야기를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한다. 집으로 돌
아온 데이지에게 엘렌느는 자끄와의 관계를
캐물으며 시나리오의 진척을 궁금해한다. 자
신의 배역이 있는지 묻는 엘렌느에게 데이지
는 지친 영혼의 늙은 여인에 관한 영화라고
말하고 그날밤 엘렌느의 집을 떠난다. 화가
난 엘렌느가 자기 배역도 없는 영화에 돈을
대지 않겠다고 하고 마르끼스는 마피아의 돈
세탁에 개입, 제작비를 구한다.
데이지와 자끄는 영화의 디테일들을 조금
씩 바꾸어간다. 시나리오가 구체화되는 와중
에 데이지는 그 여자가 오히려 자끄에게 끌렸
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설정을 적극적으로 바
꾸어버린다. 자끄는 데이지의 의견과 계속 충
돌하던 중 그 나머지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변형시킨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재촉
하는 데이지에게 자끄는 리자를 데리고 도망
친 후 둘은 사랑을 나누었지만 깨어보니 그녀
는 욕실에서 자살했더라고 고백한다.
돈을 써버린 마르끼스는 마피아에게 귀를
잘린다. 그는 자끄에게 남아프리카로 가서
영화를 서둘러 찍으라 말하고, 엘렌느는 오
디션에 찾아와 필립 역을 여자로 바꾸어 자
신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역이 엘렌
느의 말대로 되자 데이지는 영화일을 그만두
겠다며 자끄를 떠나버린다. 자끄가 남아프리
카에서 순조롭게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 마르
끼스는 마피아의 손에 살해당한다. 충격을
받은 자끄에게 어느날 촬영장으로 데이지가
찾아와 자신의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데이지
가 홀로 쓴 결말 부분은 자끄와 리자가 죽음
을 가장한 채 함께 떠나는 해피 엔딩이다. 영
화는 해피 엔딩으로 완성되고 시사회는 성공
적으로 끝난다.
96년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라
이어>는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인 엘리
슈라키 감독의 일곱번째 영화이다. 여기
서 우리는 70년대에 프랑스 영화계에
입문, 끌로드 를루슈의 조감독으로 영화
를 배웠으며, 24세의 나이에 센티멘탈
리즘으로 가득 찬 데뷰작 <나의 첫사랑>
을 찍어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사랑하는 아들의 이야기로 많은 관객을
울렸고, 그 이후에도 헐리우드 스타를
포함한 화려한 캐스팅의 유쾌하고 독특
한 멜러드라마와 스릴러 등으로 대중적
감성과 순발력을 자랑해왔던 엘리 슈라
키의 이력을 먼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미 중년에 접어든 그가 <라이어>에서
영화(특히 스토리텔링)에 관해 속사포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음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15년
전에‘시나리오 작가 다비드 씨의 광란
의 이유’라 불릴 만한‘영화에 관한 영
화’<누가 다비드를 미치게 만들었는가>
를 만들었고, 그 결과 펠리니의 <8 1/2>
과 <아마르코드>에 경도된, 고삐 풀린
유쾌한 과대망상극이라는 평가를 받았
었다. <라이어> 역시 엘리 슈라키 감독
특유의 생동감 넘치고 경쾌한 이미지들
이 연이어 흐르는 리드미컬한 속도감의
향연이며 스토리텔링의 여정을 바탕으
로 한‘섹스, 거짓말 그리고 영화’라 해
도 좋을 것이다.
‘거짓말쟁이들’이라는 제목을 이끌어
내듯 영화의 첫 장면은“거짓말을 해야
돼”하고 외치는 발레리아 브루니-테데
시(그다지 미인은 아니지만 아름다움과
누추함, 대담성과 관능을 동시에 갖춘
그녀는 90년대 프랑스의 포스트 누벨
이마쥬 세대 감독들과 함께 팀으로 작업
하는 종잡을 수 없는 배우이며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다)의 장난기 어린 얼굴
이다. 그녀는 준비한 거짓말로 소기의
목적을 이루고, 아무 말 없이 사라졌다
가 돌아온 자끄는 아무 해명도 하지 않
는다. 마르끼스는 엘렌느에게 자끄의 거
짓말(혹은 자신의 거짓말)을 전하고, 엘
렌느는 반신반의하며 거짓말이라고 소
리친다. 데이지와 자끄는 거짓말을 통해
만나서 서로의 거짓말을 엮어 시나리오
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데이지의 거짓말
이 탄로난 후 자끄는 데이지에게 진실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자끄의 진실이 드러
나는 이 시점부터 데이지는 점점 그 다
음의 진실을 원하게 되고, 두 사람은 시
나리오를 통해 진실을‘창조’하기 시작
한다. 그리고 마르끼스의 죽음이 알려진
비극적 시점에서 연인이 된 두 사람이
창조한 결말은 바로 해피 엔딩이라는 가
장 권위 있는 거짓말이다. 이렇게 온갖
층위의 발화로 이루어진 물고 물리는 거
짓말의 세계 속에서 감독은 관객을 향해
KINO April 1997 217
라이어
Les Menteurs
엘리 슈라키 감독
distributor
신도 필름
production
companies
르 스튜디오 까날
플러스
자딕 필름
executive producer
로베르 방뮤사
South Africa:
필립 게즈
producer
South Africa:
제리 모스테르
1st assitant
director
드니 쇠라
script
수잔느 뒤랑베르제
casting
피에르 앙잘라크
production
directors
이니고 레지
South Africa:
마르탱 쿨레
costume
마르틴느 라펭
screenplay
엘리 슈라키
앙트완느 라꽁블레
director of
photography
프랑소와 까톤느
sound
프랑소와 뮤지
make-up
디-로안 구옌
hairstylist
이자벨 르게이
production design
니꼴라 프리에
에밀리에-루이즈
마자롤리
set design
베르나르 브레지에
장-뤽 베조
electrician
끌로드 아타나시안
editing
자크 위타
sound mix
윌리암 쁠라졸레
publicity
도미니크 세갈
cast
장-위그 앙글라드
Zac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시
Daisy
로레인 브라코
Helene
세미 프레이
Marcus
마리온 피터슨
Lucie
크리스띠앙 샤르메땅
Diego
마르끄 라브완느
Victor
줄리 가에트
Lisa
마이클 코헨
Antoine
마리 길라르
Anna
에릭 비엘라르
Stephane
이본 백
Philippe
말콤 몬래스
Francois
벵시안느 밀레로
Sophie
보리스 테라이
Paul
미셀 뒤사라
Gorsky
베르나르 파르시
father of the wife
델핀느 세리나
the wife
토마 루
the husband
아르노 비아르
type bar American
크리스 애프릴
Alan(Barman)
엘리스 존데커
black little boy
로렌스 르렐
Emille
줄리에트 쇠라
little girl
도미니크 베스네아르
casting director
사라 슈라키
엘리 알렉산드르
young Lucie and
Marcus
107분
프랑스 1996년 제작
〈라이어〉발레리아 브루니-테네시, 장-위그 앙글라드
(혹은 자기 자신을 향해) 스크린의 명멸
뒤에 숨어 있는 절망과 고통, 폭력을 너
희가 알 수가 있겠느냐며 영화란 바로
거짓말을 통해 권력을 변주하는 악기라
고 마치 로큰롤처럼 웅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엘리 슈라키의 웅변은 가슴을
울려오기보다는 흡사 봄철을 맞은 파리
지엔느들의 절박한 유행처럼 보인다. 그
것은 <라이어>에서 그가 선택한 영화의
카테고리가 감독의 작가적 성찰이 아니
라 스토리텔링에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
다. 그는 멀티미디어 인터액티브 게임처
럼 양쪽 단말기에 자끄와 데이지를 세워
놓고 유능한 선수들의 게임을 지켜보며
즐기는 조율사와도 같다. 자끄와 데이지
의 클로즈업은 흔들리는 창틀, 거리의
기둥 같은 세로의 구조물로 프레임이 시
시각각 바뀌고 영화의 반 이상을 채우고
있는 찰리 헤이든의 재즈 선율과 더 트
록스의 로큰롤까지 합세한 <라이어>의
스피드는 가속화된다. 그래서 명백히 이
영화가‘영화 속 영화’에 관한 고찰에
이르지 못한 채 하나의 모드에 합류해버
리는 것은 자끄와 데이지 사이의 로맨스
가 태어나서 해피 엔딩과 결합하는 거짓
말의 순간이다. 인서트로 시작해 내러티
브를 가지게 된 폴과 리자의 흑백화면
(사실)과 자끄의 영화 속 커플의 칼라
화면(거짓말)이 등가의 무게를 갖지 않
도록 섬세하게 대비해서 보여준 연출의
리얼리티가 농담처럼 스러져버리는 것
이다. 반면 <라이어>에서 빛나는 역할은
오히려 로레인 브라코가 연기한 신경쇠
약 직전의 엘렌느이다. 과거의 작은 거
짓말을 스스로 고백한 후 죽음을 선택하
는(즉 거짓말로 생존하기를 거부하는)
마르끼스와 함께 거짓말의 향연에서 벗
어난 또 다른 존재인 엘렌느는 느와르
이미지를 옮겨온 전형적인 캐릭터이지
만 자신의 고통을 스토리텔링에 반영하
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창조의 메카니즘 속에서
가속도를 도우며 흘러가는 카메라워크,
장-위그 앙글라드와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시의 연기 앙상블, 시점과 공간을
교차하며 끊임없이 이야기의 안과 밖,
거짓말의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을 넘나
드는 <라이어>는 거짓의 자기복제라는
그 의미심장한 아이디어와 일관성을 잃
지 않는 연출력에도 불구하고 펠리니와
우디 알렌이 보여주었던 자기성찰에 도
달하지 못한 채 프랑스식 유머에 용해된
창조과정의 단면만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는“진실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진실
을 발명해야 한다”라는 오스카 와일드
의 역설적 경구를 인용하는 데 지나치게
급급했던 모양이다.
글 신혜은 기자
KINO
218 KINO April 1997
c
대부호 몬태규 가문과 캐퓰렛 가문은 오랜 견
원지간으로, 베로나 해변은 그들의 싸움으로
전장이 되어 있다. 어느날 한 몬태규 사람이
티볼트와 페트루치오 캐퓰렛에게 시비를 걸
면서 또 폭력 사태가 벌어진다. 이 때 벤볼리
오 몬태규가 나타나 두 캐퓰렛을 물리친다.
총격전으로까지 비화된 이 사건으로 프린스
서장은 두번 다시 공공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
이 없도록 양쪽 집안에 정식으로 경고한다.
벤볼리오는 최근 사촌 로미오가 패거리들
과 자주 어울리지 않는 데 의구심을 표명한
다. 로미오는 사랑에 빠졌음을 시인하지만 로
잘린과는 끝났다고 말한다. 벤볼리오는 그에
게 로잘린은 잊어버리고 캐퓰렛 가문에서 벌
어지는 가면 무도회에 가보라고 권유한다. 기
사로 분장한 로미오는 친구 머큐쇼의 도움으
로 무사히 경비원들을 지나쳐 들어간다. 파티
장에는 캐퓰렛 부부가 딸 줄리엣의 남편감으
로 점찍어둔 깔끔한 신사 데이브 패리스가 있
다. 그러나 로미오를 본 줄리엣은 첫눈에 사
랑에 빠지고, 줄리엣을 본 로미오 역시 마찬
가지다. 줄리엣이 캐퓰렛 가의 딸임을 안 로
미오는 파티가 끝나도 돌아가지 않고 그녀의
방 발코니 아래에서 사념에 잠긴다. 그러다
그녀가 나오자,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고
로미오와 줄리엣
William Shakespeare’s
Romeo & Juliet
바즈 루어만 감독
distributor
20세기 폭스 코리아
production
companies
20세기 폭스 필름
코퍼레이션
바즈마크 프로덕션
producers
가브리엘라 마티넬리
바즈 루어만
co-producer
마틴 브라운
associate
producers
캐서린 마틴
질 빌콕
production
co-ordinator
크리스 화이트
production
managers
마이클 넬슨
헥터 로페즈
additional
photography:
브루스 데반
location manager
릴리 플래슈너
assistant directors
미구엘 질
마틴 월터스
미구엘 리마 마티네즈
해리 자비스
그랜트 루치벨로
모니카 캐스텔라노스
에프렌 질베르토 델
모랄 오테가
에버라도 발레리오
카우트
script supervisor
시드니 길너
casting
데이빗 루빈
associate:
로나 크레스
Canada:
디드르 보웬
consultant,
Mexico:
클로디아 벡커
screenplay
크레이그 피어스
바즈 루어만
director of
photography
도날드 M 맥알파인
cinematographer/
camera operator
additional
photography:
킴 마크
camera operator
질레르노‘메모’
로자스
steadicam
operator
척 브라운
visual effects
해머헤드 프로덕션
producer:
다니엘 추바
lead animator:
바브 멜러
animator:
캐시 바그너
3D animator:
마시모 후미
model maker:
린 레저우드
photography:
마이크 나셀
digital effects
컴플릿 포스트 멜버른
visual effects
design/supervision:
피터 웹
visual effects
producer:
크리스 슈바르즈
digital animators:
피터 웹
머레이 커티스
마이클 브래든
digital film
services
디지탈 필름 웍스
digital scanning/
film recording:
코스마스 폴 볼거
주니어
크리스 레오네
compositing:
피터 W 모이어
co-ordinator:
샤론 스테첼
special effects
co-ordinator:
로렌시오‘코비’
코데로
key:
세르지오 자라
곤잘레스
editor
질 빌콕
production
designer
캐서린 마틴
art directors
더그 하드윅
Mexico:
지저스 부엔로스트로
set designer
캐서린 도허티
set decorator
브리지트 브로쉬
hero weaponry
design
킴 바레트
graphic designer
타니아 버케트
sketch artists
head:
스티브 크레인
사이몬 부엔로스트로
car illustration/
design
리 스트루넬
head sculptor/
car body sculptor
살바도르 패라
sculptors
제라르도 페난데즈
안토니오 고메즈
후안 호세 마티네즈
마르코 안토니오 팔마
metal artists
패트리샤 드 버고스
필라 드 버고스
제라르도 페난데즈
호세 알폰소 마타
프랜시스코 A 팔마
후안 카를로스 베가
costume designer
킴 베레트
costume
supervisors
마리오 데이비논
아돌포‘피토’
라미레즈
key hair
알도 시그노레티
key make-up
artist
모리지오 실비
title designs
질 빌콕
타니아 버케트
titles/opticals
퍼시픽 타이틀
music
넬리 후퍼
music
orchestrations/
conducter
크레이그 암스트롱
music production
manager
샌디 드워니악
music editors
Australia:
더그 브래디
마크 얀 블다키빅크
scoring mixers
제프 포스터
개리 토마스
music
programming
마리어스 드 브리스
songs
“#1 Crush”by and
performed by
Garbage
“Local God”by Art
Alexakis,
Everclear,
performed by
Everclear
“Angel”by Garvin
Friday, Maurice
Seezer, performed
by Garvin Friday
“Pretty Piece of
Flesh”by Nellee
Hooper, Martus De
Vries, Justine
Warfield,
performed by One
Inch Punch
“Kissing You (Love
Theme from Romeo
& Juliet)”by Des’
ree, Tim Atack,
performed by
Des’ree
“Whatever (I Have
a Dream)”by and
performed by
Butthole Surfers
“Lovefool”by Peter
Svensson, Nina
Persson, performed
by The Cardigans
“Young Hearts
Run Free”by
David Crawford,
Eva Blanco,
performed by Kym
Mazelle
“Everybody’s Free
(To Feel Good)”by
Tim Cox, Nigel S
Swanston,
performed by
Quindon Tarver
“To You I Bestow”
by and performed
by Mundy
“Talk Show Host”
by and performed
by Radio Head
“Little Star”by
and performed by
Stina Nordenstain
“You and Me
Song”by Par
Wiksten, Fedrik
Schonfeldt, Gunnar
Karsson, Christina
Bergmark,
performed by The
Wannadies
“When Doves Cry”
by Prince,
performed by
Quindon Tarver
“”KTTV News
Theme”by Gary
Scott
“Show Movement”
by and
orchestrated and
art arranged by
Craig Armstrong
“Symphony No 25”
by Wolfgang
Amadeus Mozart,
performed by
Capella Istopoltana
choregraphy
존‘차 차’오코넬
sound designer
가레스 밴더호프
sound supervisor
로저 새비지
sound mixers
롭 영
additional:
페난다 캐머라
re-recording
mixers
skywalker sound:
로저 새비지
마이클 세마닉
re-recordist
skywalker sound:
숀 엔글란드
supervising sound
editor
skywalker sound:
팀 홀란드
dialogue editors
리비아 루직
크레이그 카터
sound effects
editors
가레스 밴더호프
피터 버기스
프랭크 립슨
skywalker sound:
켄 피셔
atmosphere
editor
리사 베이트
ADR
editor:
리비아 루직
skywalker-editors:
휴 워델
마릴린 맥코핀
foley
artists:
제라드 롱
마리오 바카로
editor:
피터 버기스
lightworks
consultant
로리 버틀러
stunt co-ordinator
브렌트 울시
helicopter pilots
제랄도 로야노
데시데리오 바이트
cast
레오나르도디카프리오
Romeo
클레어 데인즈
Juliet
브리안 데니
Ted Montague
존 레귀자모
Father Laurence
피트 포슬스웨이트
Fulgencio Capulet
폴 소비노
Gloria Capulet
다이안 베노라
Gloria Capulet
해롤드 페리노
Mercutio
폴 루드
Dave Paris
제시 프래드포드
Balthasar
대쉬 밀호크
Benvolio
마리안 마르골리스
nurse
본디 커티스-홀
Captain Prince
크리스티나 피크레스
Caroline Montague
M 에멋 월쉬
aphothecary
에드위나 무어
anchorwoman
작 오스
Gregory
제이미 케네디
Sampson
루피츠 오코스
attractive girl
글로리아 실바
nun
빈센트 라레스카
Abra
칼로스 마틴 만조
오탈로라
Petruchio
캐롤린 발레로
파코 모레이타
middle-aged
occupants
로드리고 에스칸던
kid with toy gun
마가리
station mother
해리어트 해리스
Susan
Stantandiago
미셀 코베트
Rich Ranchidis
페드로 알타미라노
Peter
마리오 시마로
Capulet Bouncer
데스리
diva
이스마엘 에귀아르트
OP officer
리카르도 바로나
파우스토 바로나
altar boys
조르쥬 아브라함
post haste delivery
man
존 스터리니
sacristan
파네시오 드 버날
undertaker
캐탈리나 보텔로
post haste clerk
121분
미국 1996년 제작
백하고 다음날 바로 결혼할 것을 약속한다.
줄리엣의 간청을 받은 로렌스 신부는 두 사
람의 결혼식을 주례한다. 그날 오후 벤볼리오
와 머큐쇼가 해변에 있을 때 줄리엣의 사촌 티
볼트가 또 패거리를 이끌고 나타난다. 때마침
로미오가 나타나 싸움을 말리려 하지만, 그는
오히려 티볼트에게 구타를 당할 뿐이다. 화가
난 머큐쇼가 끼어든 순간, 티볼트의 칼이 그의
복부에 박힌다. 그가 죽자 이성을 잃은 로미오
는 티볼트를 쏘아 죽인다. 베로나에서 추방당
한 로미오는 만투아의 은신처로 떠나기 전 줄
리엣을 찾아가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
절망에 빠진 줄리엣은 로렌스 신부를 찾아
가 죽고 싶다고 말한다. 신부는 그녀에게 사
람을 24시간 동안 죽어 있게 만드는 수면제
를 주며 장례식이 끝나면 만투아로 달려가 로
미오를 만나라고 말한다. 신부는 로미오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편지를 띄우지만, 그것을 받
아보지 못한 로미오는 줄리엣의 장례식 소식
을 듣고 미친듯이 베로나로 향한다. 그는 줄
리엣이 안치된 교회로 들어간다. 그리고 준비
한 독약을 삼키는 순간 줄리엣이 살아나는 것
을 보지만, 때는 이미 늦은 후다. 깨어난 줄리
엣은 로미오가 죽어 있는 것을 보고 총으로
그의 뒤를 따른다.
바즈 루어만의 경이적인 세익스피어 <로
미오와 줄리엣>은 프랑소와 트뤼포가 하
워드 혹스의 <스카페이스>에 대해 한 말
을 생각나게 한다.“ 이것은 문학이 아니
다. 춤 혹은 시다. 그리고 진짜 영화다.”
바즈 루어만의 의도가 세익스피어에서
교과서 냄새를 제거하는 것이었다면 그
는 성공했다. 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구로사와 아키라가『맥베드』를 번안하
여 만든 <거미 둥지의 성> 이래 가장 혁
신적인 세익스피어다. 물론 더 대담한
쪽은 바즈 루어만이다. 구로사와 아키라
는 원문은 버렸어도 세익스피어 고유의
지적이고 장엄한 성격은 보전했지만, 루
어만은 원문을 취한 대신 데뷰작인 <댄
싱 히어로>에서 개발한 자신의 좌충우돌
스타일로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는 입이 짧은 요즘 관객들에게 세익스피
어는 당대의 마틴 스콜세지 같은 사람이
었다는 것을 이해시키려면 쇼킹한 커트
와 빠른 전개, 현란한 팝 디자인이 필요
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포착했다. 지나치
게 폭주하는 비주얼이 서정성과 의미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봐둘 필요가 있다.
세익스피어를 현대로 개작(리차드 론
클레인이 1930년대를 배경으로 만든
<리처드 3세> 같은)할 때 한 가지 든든
한 사실은 세익스피어 자신이 별로 고증
에 철저한 작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바즈 루어만은 이 점을 철저히 이용, 조
지 쿠커의 1936년작이나 프랑코 제피
렐리의 1968년작이 충실히 따른 르네
상스기 복식 전통을 신나게 처분했다.
텔레비전 화면으로 사건의 전모를 상세
하게 전달하는 뉴스 앵커가 나오며 이
영화의 도전은 시작된다. 그 순간부터
영화는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팝 컬처
를 쏟아놓는다. 하와이안 셔츠를 나부끼
는 몬태규 일파가 파괴적인 부츠를 자랑
하는 캐퓰렛 일파와 총격전을 벌인다.
발레와도 같은 그들의 액션은 마카로니
웨스턴과 <지옥의 묵시록>의 중간 같다.
사교 부인 글로리아 캐퓰렛은「엔터테
인먼트」에 나가 자기 집에서 열릴 파티
를 알린다. 은색 옷을 걸친 대담한 외모
의 머큐쇼는 <록키 호러 픽쳐 쇼> 스타
일의 70년대 프로덕션 넘버를 구사한
다. (그가 부르는「I’m the Very Pink
of Courtesy」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
다.)
루어만은 캐릭터에 패로디를 하도 많
이 사용해서 자칫하면 내용에 담긴 비극
성을 놓칠 염려가 있다. 어쩌면 그것이,
즉 세익스피어를 캔디 없이는 약을 삼키
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색색가지 캔디
상자로 만드는 게 그의 의도였는지도 모
르지만. 도널드 맥알파인이 촬영한 <로
미오와 줄리엣>은 정말 캔디 상자 같다.
디스코 파티도 있고, 엑스타시 비전도
있고, 주요 장면을 장식하는 종교적 키
치도 있다. 루어만과 크레이그 피어스
(공동 각색)는 로미오를 첫눈에 얌전한
미션 스쿨 여학생 줄리엣의 마음을 앗아
가는 겁 없는 미남자로 만들었다. 두 사
람은 세익스피어의 원작대로 철저히 비
극적인 종말만 빼면 <댄싱 히어로>의 남
녀 주인공과 거의 다른 데가 없다. 비장
한 엔딩을 커버하기 위해, 바즈 루어만
은 다시금 혼을 빼놓는 팝 비디오 어법
을 채용한다.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유영
하는 수족관이 나오고, 물 속에서 키스
를 나눈다.
이러한 비주얼은 배경에 깔리는 소프
트 록과 절묘하게 매치된다. 니노 로타
나 차이코프스키가 흘러나오던 장면에
「Kissing You」나「Everybody’s Free
(To Feel Good)」같은 발라드가 깔린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청소년들을 위한
영화라고 말하는 것은 모욕이다. 세익스
피어의 원작에 담긴 비극성은 두 어린
연인의‘별’, 즉 운명에 있기 때문이다.
루어만은 앞서의 프랑크 제피렐리처럼
그들의 비극을 어른들의 배신과 무관심
에서 비롯한 것으로 이해한다. 캐퓰렛
부인이 매정하게“이젠 나도 모르겠다”
고 말하는 장면은 니콜라스 레이의 <이
유없는 반항>이나 엘리아 카잔의 <초원
의 빛>에 나오는, 자식들의 꿈을 짓밟아
버리는 이해심 없고 위선적인 어른들을
생각나게 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클레어 데
인즈는 50년대 청춘물의 주인공 이미지
에 너무나 완벽하게 부합돼 그들이 운이
들어간 대사를 리드미컬하게 읊조리는
것을 보노라면 기묘하게 비현실적인 느
낌마저 든다. 사실 그들의 대사는 불만
이나 혼자만의 생각 등 그때그때 정서에
따라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것도 어느 정도는 감독이 계산한 것처
럼 보이지만, 문제는 영화 초반에는 언
어가 아주 중요하게 다루어졌다는 사실
이다. 그런 이유로 유모 역의 마리안 마
르골리스와 로렌스 신부 역의 피트 포슬
스웨이트가 나오면 진심으로 안도하게
된다. 그들이 출연진 중 몇 안되는 유럽
인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출연진 중
몇 안되는 유럽인으로서 정확하고 전문
적인 대사 구사 능력을 보이기 때문이
다. 루어만은 이러한 발성상의 문제로
비롯될지 모르는 이해 부족을 자막과 칼
라 코디네이션으로 해소하고 있다. 그러
나 그런 분망한 비주얼은 이해에 도움이
되는 만큼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원작인 희곡을 얼마나 성
공적으로 옮겼나 하는 의례적인 고려만
차치하면 역시 바즈 루어만에게 박수를
보내게 된다. 그는 잘못하면 대책 없는
치기에 그쳤을 아이디어를 총격에 비길
만한 파워를 가진 완벽한 작품으로 완성
시켰다.
PETER MATTHEWS
SIGHT & SOUND
KINO April 1997 219
〈로미오와 줄리엣〉클레어 데인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c
미스터 콘돔
양윤호 감독
배급
(주) 대우 시네마
제작
영화제작소 1937
기획
여한구
신유영
김명길
프로듀서
정초신
각본
박계옥
촬영
김윤수
조명
최성원
편집
박곡지
동시녹음
김원용(한양녹음)
아트 디렉터
강승용
음악
이찬우
“안식”,“ 화석”
아일랜드
조감독
공정식
연출부
허민석
박상호
기록
김선희
촬영부
지길웅
김정일
나승용
김우재
조명부
남진아
고낙선
원종백
김광원
녹음부
선훈
변희철
조남길
김철진
미술부
권용주
세트
(주) 아트 플러스
소품
(주) 씨네피아
소품부
강재욱
헤어/분장
전홍주
강덕진
윤현주
의상
채지연
이연주
포스터 디자인
휴먼 엔터테인먼트
컴퓨터 그래픽
ZERO ONE
PICTURES
포스터
정선식
스틸
정성일
홍보
임정옥
정진형
안나영
제작실장
왕희광
제작부장
최성수
차정은
제작부
심상국
정영학
특수장비
(주) 영상시대(김채성)
키 그립
김태영
이성곤
그립
김학수
명순식
조범석
특수효과
김태용
자막촬영
주광동
현상
영화진흥공사
사운드 현상
영화진흥공사
색보정
김승호
옵티컬
윤종두
서광열
돌비녹음
이성근
양대호
소원종
효과
오기삼
영사
조세형
광학녹음
임상현
네가편집
남나영
수송
신순식
정진우
발전
김정렬
스토리보드
한혜영
미술지도
이홍선
스턴트
권성환
출연
김혜수
성희
김호진
성호
이경영
경호
유퉁
폭력배
김학철
관리인
이기영
비디오 회사 대표
배장수
사무장
문영동
삼식
구혜령
삼식 아내
이재오
석경
황청미
같은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성호
와 성희는 결혼 3년째를 맞는 부부. 성호는
자신이 4대 독자임을 내세우며 아이를 갖자
고 주장하지만 성희는 아직 때가 안되었다며
이를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더 이상 성희를
설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성호는
성희를 몰래 임신시키기 위해 섹스 중에 콘돔
을 슬며시 빼는 책략을 쓰지만 실패하고 만
다. 항공사 선배 경호는 고민하는 성호에게
콘돔에 구멍을 뚫는 묘책을 일러준다. 성호는
집에 있는 모든 콘돔에 구멍을 뚫고 회심의
미소를 짓지만 야광 콘돔을 사용하고 싶다는
성희의 말에 얼굴이 일그러진다. 성호는 다음
날 아침 구멍 뚫린 콘돔을 늘어놓으며 소비자
고발 센터에 전화를 하자는 성희의 태연한 반
응에 이번 계획도 완전히 실패했음을 깨닫는
다. 그리고 성희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또 다
른 방법도 시도해보지만 성희가 인사불성이
된 채 돌아오는 바람에 그것마저도 실패한다.
경호의 집에 방문했을 때 성희가 자신 몰래
피임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성호는
불같이 화를 낸다. 성호는 성희의 변명을 들
으려 하지도 않는다. 석연치 않은 상태로 비
행에 나선 성희는 기내의 신혼여행객들을 보
고 자신의 추억을 떠올리며 상념에 젖는다.
성희는 자신을 마중나온 성호의 근엄한 표정
에 잔뜩 긴장하지만 성호는 신혼여행 때 약속
한 대로 성희에게 새 반지를 선물한다. 그리
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성희는 아이를 갖자
는 놀라운 선언을 한다.
하지만 아이를 갖기로 합의한 성호와 성희
앞에는 또 다른 난관이 버티고 있었다. 배란
일을 체크해가며 온갖 노력을 해도 이젠 도무
지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불
임 클리닉에 찾아가고 식이요법과 민간요법
을 동원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다. 성호가 점차 이러한 상황에 넌더리를 내
게 될 때쯤 성희는 음식만 보면 헛구역질을
하는 것을 보아 자신이 틀림없이 임신하였다
고 생각하게 되고, 성호는 임신 소식에 뛸 듯
이 기뻐한다. 그러나 성희는 앞으로 태어나게
될 아기에게 보여줄 비디오 촬영중 피를 흘
리며 쓰러진다. 성희를 데리고 황급히 병원
으로 간 성호는 성희가 상상임신을 한 것뿐
이라는 의사의 진단에 노골적으로 실망감을
표출한다.
성희는 그런 와중에 찾아온 결혼 3주년 기
념일이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지만 성호의 반
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결국 성희는 별거를
결심하고 성호를 떠난다. 성호는 갑자기 정신
이 들기라도 한듯 성희를 찾아가지만 성희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때가 늦었다. 하지만 성호
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아니라 성희와의 사랑
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성희를 찾아간다.
처음에는 외면하던 성희도 성호의 마음을 받
아들이기로 한다.
몇년 후, 자고 있는 성호와 성희의 침대 위
로 4명의 아이들이 차례차례 올라온다.
“자기 뺏지?”,“ 무슨 소리야? 아까 끼는
거 너도 분명히 봤잖아…”, “감촉이 다
르잖아. 감촉이. 우리가 한두번 해?”,
“그래. 뺏다. 세상에, 지 마누라랑 자는
데…”,“ 시끄러. 내려가.”주인공들의 섹
스 씬을 대신한 포르노 비디오의 영상을
타고 보이스 오버로 노골적인 대사들이
흘러나오는 <미스터 콘돔>의 오프닝 시
퀀스는 처음부터 이 영화가 갖는 모든
전략들을 단숨에 드러낸다. ‘딩크족 부
부의 아이만들기’에 대한 이야기 <미스
터 콘돔>은 멜러드라마의 로맨틱한 정
서를 유지하는 한편 그 속에서 톡톡 튀
는 대사들로 폭소를 이끌어내는 코미디
의 상황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냄으로
써 해피 엔딩의 결말을 향해 치달아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장르적인 경제성과
TV 드라마「짝」에서부터 비롯된‘건강
하고, 유쾌하고, 천방지축인’김혜수의
스타 이미지가 영화의 기반이 된다는 점
까지는 여느 컨셉트 무비와 다른 점이
없다. 그러나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미
스터 콘돔>이 일차적으로 기대고 있는
것은 장르의 경제성이나 스타 이미지가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은폐되고 있는 성
적 담론들이며, 그 성적 담론들이 가지
는 폐쇄성을 영화 속에 끌어들여 공개적
인 웃음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최종적인 목표이다. 김의석 감독
의 <결혼 이야기>는 한국영화로서는 최
초로 은밀한 성적 담론들을 로맨틱 코미
디라는 장르 속에 경제적으로 배치하여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로맨틱 섹스 코미디의 전례가 되었으며,
<미스터 콘돔>은 <결혼 이야기>의 성공
의 전략들을 그 극단까지 밀어붙이고 있
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터
콘돔>은 오프닝 시퀀스에서와 같이 노
골적인 대사와 관음주의적인 시선, 성적
코드를 암시하는 제스추어들을 최대한
증폭시키면서도 정작 섹스 씬을 정면으
로 보여주지 않는 것을 통해 로맨틱 섹
스 코미디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은
섹스가 아니라 섹스의 담론이라는 최소
한의 원칙을 지키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미스터 콘돔>의 웃음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은 영화를 계속 해프닝
에 저당잡히게 한다. 영화는 피임과 불
임의 과정을 겪으며 부부가 함께 살아감
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과 이
해라는 보편적인 진리를 깨닫게 하기 보
다는 먼저 그 주변에 무수히 펼쳐진 웃
음의 고리들을 좇게 만들며, 특히 바람
기가 다분한 열쇠공인 삼식 부부나 성호
의 항공사 선배인 경호 부부, 그리고 불
임 클리닉에서 만나게 되는 폭력배 부부
등 주인공 주변에 간간히 등장하는 해프
닝의 주역들은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에
서 융화되지 못하고 부유하여 내러티브
들과 충돌하게 되는 원인이 되곤 한다.
뿐만 아니라 성호와 성희가 헤어지게 되
는 계기가 바로 불임의 원인이 성희일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 이후 임신에
대한 강박증으로 성희가 상상임신을 하
게 된 데 대한 냉담한 성호의 태도 때문
이라는 점은 결론적으로 해피 엔딩으로
모두 해소되기는 하지만 정말 남성중심
적인 위험한 사고이다. 결과적으로 <미
스터 콘돔>은 코미디를 만들어내는 데
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드라마를 이끌
어가는 데는 절대적으로 무리가 따르고
그것은 곧 웃음을 공허하게 만든다. 양
윤호 감독의 <미스터 콘돔>은 실험적 선
(??) 영화로‘알려진’데뷰작 <유리> 이
후 만들어진 두번째 영화이다. 양윤호
감독은 <유리>와는 달리 <미스터 콘돔>
을 통해 관객과의‘의사소통’에는 성공
했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원래 의도했던
대로 관객과‘대화’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글 이종은 기자
KINO
220 KINO April 1997
〈미스터 콘돔〉김혜수, 김호진
폭력배 아내
김민
미수
정성일
미수 남편
추귀정
시노
이수정
술꾼 여자
정진우
기장
권성환
부기장
왕희광
항법사
서효승
앵커
송미영
정기성
입양아
주혜진
윤봉금
시어머니
정초신
담당의
이인복
닥터
한혜영
검사원
김선희
박정미
간호사
김미란
에어로빅 강사
고형종
김진동
한은정
김미희
이자연
이정미
승무원
김은정
에스컬레이터 여자
오일환
김영현
전한울
김도형
최석호
최주호
김초록
강현우
조성곤
허성도
아이들
예인 연기 학원
MTM
ME
보조 출연
91분
한국 1997년 제작
c
KINO April 1997 221
알버트는 라스베가스의 호텔 매직 쇼에서 공
연하는 엄마 로레인과 함께 살아가는 7살박
이 소년으로 그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마술사
안톤 아저씨로부터 배운 마술들. 엄마와 엄마
동료들의 사랑을 받으며 크는 알버트는 세상
에 부러울 게 없다. 어느날 숙제를 마치고 엄
마의 귀가를 기다리던 알버트에게 청천벽력
과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엄마가 집으로 돌
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 서
커스단의 동료들은 소년을 맡아 기를 곳을 찾
다가 자신에게 일이 생기면 알버트를 어린 시
절 같이 자란 해리엇에게 맡겨달라는 로레인
의 유서를 발견한다. 이제 알버트는 해리엇이
살고 있는 뉴저지의 뉴왁으로 가야한다.
뉴왁행 비행기 안. 슬픔에 잠긴 알버트의
그림책 속에서 커다란 프렌치 코트를 입고 코
가 큰 거구의 프랑스 남자가 튀어나온다. 남
자의 이름은 보거스. 보거스는 외로운 아이들
을 위로해주기 위해 나타나는 상상의 친구이
다. 알버트의 눈에만 보이는 보거스는 이제
그와 어디나 함께 다닌다. 그러나 갑자기 알
버트를 떠맡게 된 해리엇은 일에만 치여살던
자신이 엄마가 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고 알버트 또한 일회용 식기와 인스턴트
식품밖에 없는 해리엇의 집이 마음에 들지 않
는다. 게다가 새로 전학 간 학교도 마음을 붙
이기 힘들기는 매한가지. 알버트의 유일한 친
구는 보거스 뿐이다. 알버트는 어느날 수업이
끝난 후 오지 않는 해리엇을 기다리다 공원으
로 가 보거스와 총싸움을 하며 즐거운 한 때
를 보낸다. 한편 늦게 도착해서 허둥지둥 알
버트를 찾아 헤매던 해리엇은 공원에서 혼자
놀고 있는 그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해리엇은 항상 혼잣말만 중얼거리는 알버
트로부터 보거스의 존재에 대해 듣지만 여전
히 그를 볼 수는 없다. 그러던 중 은행 대출에
문제가 생긴 해리엇이 알버트를 아이보는 할
머니에게 맡기고 집에 오지 않는 어느날 밤,
우연히 안톤과 베번 쇼가 아틀란틱 시에서 열
린다는 를 본 알버트는 말리는 보거스에
게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작정 집을 나선다.
안톤 아저씨를 찾아간 알버트는 지쳐서 곧 잠
이 들고 꿈 속에서 마술 공연을 하는 자신과
하늘로 사라지는 엄마의 모습을 본다. 한편
알버트가 사라진 것을 알고 찾아나선 해리엇
은 안톤 아저씨로부터 자고 있는 알버트를 데
려오지만 앞으로 아이와 살아갈 일이 막막하
다. 그리고 드디어 보거스가 해리엇에게 자신
의 모습을 드러낸다. 보거스는 그녀에게 어린
시절의 꿈과 사랑을 되찾기를 충고하고 둘은
같이 춤을 춘다. 그 때 잠에 취한 알버트가 옥
상으로 연결된 사다리를 오른다. 해리엇은 구
사일생으로 알버트를 구해내고 둘은 이제 진
짜 가족으로서 서로를 받아들인다. 임무를 완
수한 보거스는 그들을 떠나 길 위에서 만난
또 하나의 외로운 아이에게 다가간다.
창졸간에 엄마를 잃은 아이는 홀홀단신
세상에 버려진다. 그리고 새로 아이를
맡아줄 사람은 일밖에 모르는 아줌마.
아이는 엄마를 잃은 슬픔을 견뎌나가야
하며 어른은 아이의 존재를 통하여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찾는다. 이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다. 이제 그 어슴푸레한 기
억들을 찬찬히 뒤지다 보면 일요일 오후
를 채워주던「디즈니 가족극장」의 남겨
진 그림들이 떠오를지 모른다. 어린 우
리를 울리고 웃기며‘감동’을 주었던 가
족극장의 세계는 결국 세 가지로 요약된
다. 하나는 소년, 소녀들이 헤쳐나가는
험난한 역경, 또 하나는 아이와 엄마와
아빠로 구성된 온전한 가족만들기 게임.
그리고 마지막, 헤어졌던 가족이 모이거
나 혹은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는 해피
엔딩을 맞으면서 이야기는 하나로 모인
다. 그 순간 옹기종기 둘러앉아 보던 가
족들은 각자 제방을 찾아 떠난다. 디즈
니 영화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그것은 온 가족이 눈살 찌푸리지 않게
적당히 감동적이고 적당히 스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나이와 성별을 초월한
불특정 다수에게‘무리 없이’보여져야
한다. 어쩌면 그곳에는 역시 적당한 환
타지와 로맨스(그러나 결코 위협적이지
는 않은)와 코미디까지 가미되어 있을
지 모른다.
<보거스>는 디즈니 영화의 원형과 같
은 스토리를 공유한다. 엄마 잃은 소년
알버트와 어린시절 버림받은 흑인 소녀
로서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해리엇은 몇
가지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이윽고 하나
의 가족을 이룬다. 그러나 <보거스>는
<라이온 킹>의‘하쿠나 마타타’가 여전
히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이곳에서 유사
한 이야기를 건네는 처음부터 디즈니 영
화의 내러티브를 의식하고 있음을 뚜렷
하게 드러낸다. 해리엇은 처음 만난 아
이에게 사랑의 표현으로 미키 마우스 비
누를 준비하고, 보거스는 미니 마우스와
구피를 들먹거린다. 노만 쥬이슨은 디즈
니 영화의 그림자를 계속 내비침으로써
거꾸로 그것과의 차이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 그래서 디즈니적 내러티브에 <진
저와 프레드> 식의 컨셉트를 부여하고
그것의 대상을 어른으로 넓혀간다(영화
의 시작부터 계속 소년을 사로잡는‘안
톤과 베번 쇼’는 명백히 <진저와 프레디>
에 대한 패로디이다). 그리고 그 순간 <보
거스>는 디즈니 영화의 내러티브를 벗
어나 마치 노만 쥬이슨 자신의 영화 <문
스트럭>이나 <온리 유>처럼 일상 속에
숨겨진 환타지로서 우리 앞에 제시된다.
영화가 시작되면 수많은 삐에로들의 얼
굴이 떠다니고 하늘에서는 색색들이 별
들이 떨어지며 마술사는 하얀 옷의 여자
를 공중에 띄운다. 그리고 박수소리와
함께 이 모든 꿈들이 무대 위에서 벌어
지는‘공연’이라는 것이 보여진다. 그러
나 라스베가스에서 뉴저지의 뉴왁으로
떠나는 것은 꿈의 세상에서 현실의 공간
으로 추락하는 것이다. 봉투 마술과 카
드 마술을 할 줄 아는 아이는‘어른스럽
게도’마술의 세계가 거짓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때 진짜 환타지가 건조
한 뉴왁으로 가는 비행기 안, 보거스가
등장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가짜(bogus:
a. 가짜의, 엉터리의)라는 이름은 아이
에게는 단 하나의 친구라는 뜻이다. 영
화는 보거스의 존재가 처음부터 상상 속
의 인물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또한 어
른들의 입으로 어린 시절을 채워주던 상
상의 친구들을 계속 언급함으로써 이것
을 어른을 위한 동화로서 보여지고자 한
다(여기서 보거스는 이곳이 아닌 다른
곳, 가령 프랑스 같은 곳에서 건너온다).
<보거스>는 동심을 되찾는 어른에 대한
이야기이며 알버트를 매개로 한 해리엇
의 이야기이다. 그것은『피터팬』의 시점
을 어른으로 이동시킨 스필버그의 <후
크>와 같은 맥락 위에 놓여있다.
이 때 재미있는 것은 이 가족만들기
게임에서 결국 제외될 아버지의 존재이
다. 제랄 드빠르디유의 보거스는 남편
없는 아내와 아버지 없는 아이 사이에
있는 빈 자리를 채운다. 상상 속의 인물
은 이상적인 남편이자 아버지이다. 그러
나 상상의 아빠는 가짜 엄마와 가짜 아
들이 진정으로 서로 만날 때 그의 자리
를 남겨두고 떠난다. 노만 쥬이슨은 우
피 골드버그와 제랄 드빠르디유를 캐스
팅하는 순간부터 그들 사이의 예상가능
한 로맨스를 가능한 한 줄여나간다(둘
이 유일하게 관계를 맺는 순간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해리엇이 보거스와 춤을
추는 장면이다). 이제 남겨진 아이와 여
자는 그들만의 자족적인 가족을 만든다.
그러나 이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보
거스>는 여전히‘이미 익숙한’내러티브의
진부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만 쥬이슨은 우피 골드버그의 입을 통
하여 직접“어딜가나 디즈니군. 디즈니,
디즈니, 디즈니”라며 투덜거리지만 말
그대로 디즈니는 세상을 장악했다. 디즈
니 이데올로기는 영화의 내러티브만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들의 감동
까지도 만들어내고, 조정하고, 그것의
형상을 이룬지 이미 오래인 것이다.
글 이영재 기자
KINO
보거스
Bogus
노만 쥬이슨 감독
distributor
오스카 픽처스
production
companies
워너 브러더스
요크타운
뉴 리젠시
리젠시 엔터프라이즈
executive
producers
게일 프레이저-
베이글만
패트릭 마키
마이클 G 나단슨
producers
노만 쥬이슨
제프 로스버그
production
designer
켄 아담
associate
producer
마이클 쥬이슨
assistant director
데이빗 웹
casting
하워드 포이어
screenplay
알빈 서전트
based on a story by
프란시스 X 맥카시
제프 로스버그
director of
photography
데이빗 왓킨
visual effects
supervisor
알란 먼로
editor
스티븐 E 리브킨
art director
알리시아 키완
set decorator
힐튼 로즈마린
costume
루스 마이어스
music
마크 샤이먼
music consulant
휘트 헤이든
cast
우피 골드버그
Harriet Franklin
제랄 드빠르디유
Bogus
할리 조엘 오브먼트
Albert Franklin
데니 메르시
M Antoine
안드레아 마틴
Penny
낸시 트래비스
Lorraine Franklin
우트 렘퍼
Babette
세릴 리 랄프
Ruth Clark
바바라 해밀튼
Mrs Partridge
케빈 잭슨
Bob Morrison
알 왁스맨
principal
피오나 레이드
teacher
돈 프랭크
Dr Surprise
110분
미국 1996년 제작
〈보거스〉제랄 드빠르디유, 할리 조엘 오브먼트
c
마카오에서 희망 없이 살고 있던 영후는 사업
차 이곳에 온 재벌가 차남 민섭을 우연히 카
지노에서 만난다. 영후는 고향 친구 윤이 민
섭과 코카인 흡입 후 정사를 벌이다가 죽자
이 일을 출세 기회로 삼을 결심을 하고 시체
를 여행 가방에 넣어 바다에 빠뜨린다. 민섭
의 지갑과 함께.
그로부터 2년 후, 외국에서 숨어지내던 영
후가 한국에 온다. 민섭은 그에게 차와 아파
트를 제공한다. 영후는 민섭에게 단지 친구가
되게 해달라며 하수인이 되기를 자청한다. 영
후는 민섭의 정부가 밴 애를 강제 낙태시키는
일을 처리하고, 민섭의 운전수로 일한다. 영
후는 민섭이 인수하려는 회사에 고의로 정보
를 흘려 인수건이 실패하게 만든다. 영후를
의심한 민섭이 함정을 만들어 영후를 시험하
지만, 오히려 영후에 대해 신뢰하게 된다. 민
섭의 약혼자 현주는 아파트에서 영후와 처음
만났을 때 강제로 키스당한 이후 영후를 경계
하다가, 민섭에 의해 영후가 폭행을 당한 것
을 목격한 후 연민을 가진다.
민섭의 배다른 동생인 미란이 상속문제로
귀국한다. 민섭의 지시에 따라 미란의 시중을
들게 된 영후를 미란이 유혹하고, 영후는 그
녀를 통한 신분 상승을 꿈꾸며 그에 응한다.
미란에게 자신과 같은 지분의 유산이 상속되
자 민섭은 영후에게 어떻게든 미란을 미국으
로 돌려보내라고 시킨다. 미란은 점점 영후에
게 빠져들지만 민섭의 사주를 받은 영후의 말
을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민섭의 지시로 현
주에게 운전을 지도하던 영후는 그녀에게 끌
리고, 그녀 역시 강압적인 민섭보다 외로운
영후에게 마음이 기운다. 현주가 주관한 이벤
트가 끝난 날 영후가 끈을 들고 찾아가고, 현
주는 회식 파트너로 영후를 초대한다. 그들의
만남을 목격한 민섭에게 현주는 거짓말로 둘
러댄다. 민섭은 영후를 찾아가 심하게 때린
후 욕실에 결박해둔다. 영후와 연락이 끊기자
현주와 미란은 각자 영후의 아파트를 찾아가
고, 거기 찾아온 민섭과 마주친다. 이 일로 민
섭과 현주의 관계가 악화된다.
영후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은 미란은 영
후에게 청혼하고 가족들에게 인사시킨다. 분
노한 민섭은 결혼을 취소하라고 하지만 영후
는 결정은 자기가 한다며 마카오에서 민섭으
로부터 받은 골든 칩을 돌려준다. 민섭의 가
족은 영후가 강남 개발로 자살한 아버지와 미
쳐버린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으며 성당에서
자라다가 성당에 불을 지르고 사라졌었던 인
물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현주가 헤어지자
고 하자 민섭은 영후와의 관계를 캐묻고, 현
주는‘여러번 잤다’고 거짓말한다. 민섭은 현
주를 교외에 버리고 가버린다. 미란과 함께
있던 영후는 데리러 와달라는 현주의 전화를
받고 달려간다. 민섭은 미란에게 영후가 사랑
하는 것은 현주라며 결혼을 포기하라고 말한
다. 돌아온 영후는 미란을 달래고 결혼하자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현주를 만나는 영후. 민섭은 미
란이 그 장면을 목격하게 만들고, 현주를 납
치해 영후가 자란 성당에 감금한다. 민섭은
결혼 결정을 알리면서 자신을 협박하는 영후
에게 현주의 상황을 알려주는 것으로 반격한
다. 영후는 성당으로 달려가고, 민섭은 그를
해치우기 위해 사람을 풀고, 미란에게 사실을
알린다.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성당에 도착한
영후는 미란을 지나쳐 현주에게로 간다. 현주
와 함께 성당을 나서던 영후는 미란이 쏜 총
에 맞아쓰러진다.
97년에 새삼스럽게 70년대의 원작 소
설을 만나야 하는 이유는? 김영빈 감독
의 다섯번째 영화 <불새>는 이에 대해
답해야만 했다. 재벌 2세의 재산 싸움,
신분상승 욕구, 운명적 사랑을 중심으로
한 최인호의 소설을 원안으로 삼고 그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90년대 관객
앞에 서고자 했던 <불새>는 그러나 그
답을 알지 못하는 듯하다.
<불새>는 신분상승 욕구와 사랑 사이
를 오가는 한 남자의 욕망과 사랑을 그
리고 있는 멜러드라마로 구성되었다. 그
렇다면 적어도 4명의 중심 인물 중 김영
빈 감독이 유일한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
영후의 갈등과 선택은 공감을 줄 수 있
어야만 했다. 그러나 <불새>의 욕망하는
주인공, 운명적 사랑에 걸려든 주인공의
욕망과 사랑은 모두 설득력을 획득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책임은 개연성과 설득
력이 부족한 시나리오에 있긴 하지만 그
보다 영후라는 인물이 70년에 태어난
27세 젊은 남자의 일반적인 유형과 부
조화를 이룬다는 것에 더 근본적인 원인
이 있다. 시체 유기 후 2년 만에 돌아온
영후가 민섭에게서 얻고자 하는 것이 거
액의 돈이 아니라 친구되기라는 점부터,
소꼽친구의 시체를 유기하며 성공의 발
판으로 삼고자 했던 영후가 미란을 버리
고 현주에게 간다는 설정까지 영화 내적
으로 영후의 행동 동기를 설명해내지 못
한다. 영후와의 역학관계 속에 짜여져
있는 나머지 세 인물도 70년대 통속 멜
러 소설적인 전형성에 전적으로 근거하
고 있어서 90년대의 시간과 공간 속에
들어서는 순간 이해하기 힘든 인물들이
되고 만다.
멜러적 색채가 강한 원작을 영화화하
면서‘대결 구도’를 영화의 주 컨셉트로
삼은 김영빈 감독은 가진 자 민섭과 그
것을 노리는 영후가 함께 하는 장면의
긴장과 대립을 카메라 워크와 배치 등으
로 강조하고, 주도권의 변화와 그에 관
련된 감정은 암시적 대사와 색(조명을
이용한)을 통해 드러내는 등 치밀하게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70년대의
대중문화는 더 이상 대중적이지 않으며,
그 시대에 태어난 인물들은 우리를 불편
하게 만든다. 역설적으로, <불새>가 70
년에 대한 향수로 젖어드는‘회고’였다
면 오히려 훨씬 생명력을 지닐 수 있었
을 것이다. 또는, (원작을 가지고 시대에
스며드는 것이 불가능했더라면) 인물에
내제된 신화적 전형성을 탈시대적으로
구성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
새>는 제목만큼이나 무모하게 90년대로
날아들어 우리 곁에 착륙하고자 시도한
다. 감정은 저항하고, 정서는 빛 바랬으
222 KINO April 1997
불새
김영빈 감독
배급
(주) 대우 시네마
제작
임충열
기획
여한구
최용배
원작
최인호
각색
영화발전소
김영빈
촬영
전조명
조명
임재영
편집
박순덕
녹음
한철희
돌비녹음
이성근
양대호
소원종
음악
정원영
효과
김경현
미술
최정화
특수효과
정도안
소품
장석범
장석훈
의상
하용수
코디
이진희
배강희
분장
김제연
장지영
미용
박영
무술감독
정두홍
제작실장
정규일
이동권
제작부장
박찬목
제작부
김삼진
김윤식
이승수
스테디캠
여경보
홍보
이군선
서미연
김영심
조감독
이종신
안홍민
문상훈
김현진
촬영부
양희만
차태호
조용상
임영훈
조명부
이철오
한상철
김은미
문형준
최진욱
붐맨
임동석
특수영상장비
영상시대
키 그립
지복규
그립
김학수
지복규
네가 편집
이수연
소품부
김용일
미술부
박혜성
장재진
특효부
김태의
유영일
스틸
윤진호
구본영
발전기
홍기호
고석훈
수송
신순식
정진우
기획실
손효경
현상녹음
영화진흥공사
옵티칼
윤종두
자막촬영
주광동
색보정
김승호
폴리 녹음
오기삼
폴리 아티스트
황진수
김학준
서재영
사운드 엔지니어
김수덕
조세행
김인영
이중희
옵티컬 녹음
인상현
조하윤
출연
이정재
영후
손창민
민섭
오연수
미란
김지연
현주
유인촌
경섭
최동준
박실장
강혜종

송금식
두찬
권남희
경섭 아내
문미봉
최노파
이후영
연출가
최문교
송부장
이서영
은영
안준모
김왕근
추재명
조수정
기획실 직원
유형석
윤성훈
두찬 패거리
103분
한국 1997년 제작
〈불새〉이정재, 손창민
며, 이야기는 통속성을 떨치지 못한다.
그 속에서 인물들은 과거로부터 온 유령
들처럼 허우적거린다.
김영빈 감독은 자신의 특기인 액션 장
면을 <불새>에도 예외 없이 설정해두었
지만 몇 군데의 액션 장면이 영화에 도
움을 주지는 못한다. 사실적인 범주를
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김영빈
감독의 액션 연출 방식은 <테러리스트>
에서는 장점이 되었지만, <불새>에서는
약점이 된다. 주인공 영후는 뛰어난 액
션을 보여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설
정된 액션 장면 안에서 김영빈 감독의
솜씨가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없었던 것
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장점은 사라지고
약점이 도드라진 것이다. <테러리스트>
에서도 지적되었던 여성 신체에 대한 거
친 묘사가 여기서도 반복된다. <나에게
오라>에서 강간이 일종의 향수와도 같
았던 남자 아이들의 성장기를 그렸던 김
영빈 감독은 <불새>에서 여성의 신체를
흥행장치로 이용한다. 두번의 정사 장면
은 영화 내적인 기능보다 볼거리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하다.
그러나 이러한 크고 작은 문제들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김영빈 감독이
최인호의 원작을 택했다는 사실이다. 김
영빈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김의
전쟁>으로 데뷰한 이래 지금까지 4편의
작품 모두 원작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
바꾸어 말하면, 김영빈 감독은 드라마
자체보다는 그 표현에 더 강한 관심을
가진 감독이다. 그는 각 영화에서 선택
한 이야기들을 사실적으로 풀어나가면
서 군중씬을 다루는 뛰어난 감각, 실감
나는 처절한 액션 장면을 만들어내는 솜
씨로 그의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어내었
다. 그런 면에서 <불새>는 김영빈 감독
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는 대목을 별로
갖지 못한 원작이다. 이것은 감독으로
하여금 원작을 무리하게 바꿔가며 자기
스타일 속으로 끌어들이게 했다. 그러나
텍스트 속에 머물고 있는 최인호의 흔적
은 끝까지 저항한다. 김영빈 감독은 계
약된 영화사가 판권을 가지고 있던 원작
과 이정재라는 스타가 동기였다고 스스
로 밝힌 바 있다. 흥행 성공작 <테러리
스트>에 이어, 더 나은 완성도를 가졌던
<나에게 오라>의 저조한 흥행이 <불새>
를 선택하게 이끌었던 동기였던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불새>는 김영빈 감독의
불가항력적인‘김의 전쟁’이다. 마치 그
자신도 패배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무
기력하게 끝나는 마지막 장면은 올해의
가장 슬픈 엔딩 중의 하나일 것이다.
글 곽신애 기자
KINO
KINO April 1997 223
c
스페이스 잼
Space Jam
조 피트카 감독
distributor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production
company
워너 브러더스
executive
producers
데이빗 팰크
켄 로스
producers
아이반 라이트만
죠 메쥰크
다니엘 골드버그
unit producers
animation:
리차드 T 셜리반
digital:
마이클 랜더
co-producers
골든 웹
쉴든 켄
커티스 폴크
associate
producer
animation:
데니스 에드워즈
production
co-ordinator
animation:
브렌트 카이른바우어
production
managers
animation:
멜리사 커츠
레슬리 하웃
production office
manager
리사 모튼
unit production
manager
골든 웹
location manager
이라 스탠리
로젠스테인
assistant directors
오스틴 맥캔
마멜라 세더쿼스트
2nd unit:
봅 윌슨
마이클 뉴만
script superviser
모건
casting
제인 젠킨스
자넷 하이쉔슨
consultant:
알란 버거
screenplay
레오 벤베누티
스티브 루츠닉
티모시 해리스
헤르쉘 베인그로드
director of
photography
마이클 캠프만
additional
photography
존 멘첼
camera operator
빌 로
steadicam
operator
데이비드 루켄바흐
live action/
animation visual
effects
에드 존스
visual effects
production
supervisor:
헬렌 오스틴버그
엘스윗
supervisor:
제임스 리마
editor:
크리스터 호캔슨
co-ordinator:
스티브 델러슨
miniature
fabrication
비젼 크루
울티메이티드
special visual
effects/animation
시네사이트
digital effects
supervisors:
카를로스 아르구엘로
더그 투바츠
digital effects
producer:
미찌 갈라거
computer graphics
specialty
compositors:
케빈 린겐펠서
신 오코너
그렉 라이게이
제이 코퍼
computer graphics
steadicam desgin:
페페 발렌시아
computer graphics
gym desgin:
조나단 프라이벳트
stan character
animation:
딜란 로빈슨
MJ ball character
animation:
로브 가듀어
moron mountain
character
animation:
카스 캐쉬
computer character
animation:
로저 쿠펠리안
마이클 코리
lead computer
graphics camera
matchmover:
크리스틴페스코솔리도
digital compositors:
넬슨 세풀베다
존 사사키
빌 질만
크리스 홀메스
데이빗 린겐펠서
마크 넷틀튼
아브라 그루프
제리 셀스
마크 마이클스
리사 데커만
에드 하우킨스
수 로우
봅 리쓰
리치 슈체비츠
digital artists:
조 둡스
라우라 한니겐
매트 윌슨
아비브 야론
톰 질스
마이크 페버트
computer graphics
animators:
팀 케짜르
레이몬드 킹
고칸 클사시코이
에드왈도 배트레스
데이브 차일드
앤드류 패퀘트
리차드 클레인
executive producer:
와렌 프란킨
post-production
supervisor:
팻 레폴라
production
manager:
길 가그논
computer graphics
producer:
진코 고토
lead producers:
아론 뎀
스코트 도허티
알렉스 블릭넬
digital associate
producer:
마이클 S 플로이어
UK production
manager:
커데이 밴더슬라이스
stadium software
engineers:
주안 불러
사토시 코레키
digital texture
painter:
케리 노드퀴스트
rotoscope
supervisor:
제임스 발렌틴
rotoscope artists:
카렌 클레인
마크 레위스
stadium crowd
replication:
단 레비탄
visual effects
editor:
샤운 브로에스
directors of
animation
브루스 W 스미드
토니 켈본
animation
producers
론 티페
제리 리스
스티븐 폴 레이바
animation
co-producer
알리슨 압배트
supervising
animators
닐 보일
척 감마지
짐 카메루드
릴리 메이어
제프 시에르게이
데이브 스파포드
롭 스티븐하겐
브루스 우드사이드
lead animators
디노 아다나시오
로베르토 카살레
폴 청
샌 도일
게리 듄
마틴 풀러
딘 로버츠
댄 루트
브라이언 스미드
animators
마곳 알렌
클라이어 암스트롱
스테판 배네햄
데이브 본드리우
스파이크 블랜트
마크 브럭킹
아담 브루크
알베르토 캄포스
로날도 칸포라
클라이어 캔틀리
제니퍼 카온
토드 카터
뤽 챔버랜드
마이클 채베즈
스탠 차이우
제쎄 코지오
알란 코스타
데니스 커촌
그랙 커트
제임스 데이비스
머레이 데부스
제프 엣터
스튜어트 에반스
제리 포더
스테판 프랜크
모간 진스버그
스코트 그린
헤이디 궤델
크리스 하우그
매그누스 H 제프
리차드 잭
레온 조센
혼-식 김
신 리닝
폴 리
홀저 리히
톰 락
리 맥카울라
케빈 맥도나
쿠엔틴 마일스
켄 모리세이
자퀘스 뮬러
마이크 느궤
마이클 S 니켈슨
신디아 오버만
클라이브 팔랜트
웬디 파킨스
존 페킨스
스코트 피터젠
마르코 피어스마
젠스 핀달
톰 릭긴
미치 로스
마이클 슐링만
앤드류 쇼트
안드레아 시몬티
샤론 스미스
케빈 스프루스
닐 스터넥키
폴 A 스톤
마이크 스윈달
브라디미르 토도로프
다니엘라 토프햄
토니 툴리파노
존 티난
잔 밴 바이텐
짐 반 델 케일
다렌 반덴버그
둔캔 발리
안드레아스 본
안드리안
다니엘 와그너
사이몬 와드-호넬
데이브 와손
J C 와그만
안드레아스 베셀-데
로른
페트 위스턴
래리 D 윌리암슨
빈센트 우드콕
크리스 요크
샨 잘빈
animation chack
명 스미스
scene piaming
돈 분
digital ink and
paint
사라-제인 킹
animo director
applications
제임스 윌리엄스
character design/
visual
developmant
artists
크리스 아귀레
프레드 클라인
애쉬언티 밀러
브라디미르스파사제빅
팀 와츠
마크 와이팅
빌 와레이
production loads
lead scanner:
테리 에딩스
lead colour stylist:
수잔 밴 델 호스트
lead paint
make-up:
게이트 라레잇
lead final checker:
데니스 링크
Warner Bros.
Feature Animation
overseas model
supervisor:
데민 길리간
animation effects
supervisors:
마레 앨리스
마이크 스미스
digital ink and
paint supervisor:
론다 힉스
production
managers:
이안 쿡
자라 도우라타바디
Charactor
Builders Inc
animation effects
supervisor:
래이 팡
테레사 레인베버
Charlas
Cammage
Animation Inc
production
manager:
랄프 토마스
Heart of Taxas
Productions Inc
studio producers:
돈 스미스
샘 플레밍
animation effects
supervisor:
케이드 윌슨
production
managers:
수잔 클락
마이클 바이탈
Premier Film Ltd.
London
studio producer:
존 리더바로우
production
manager:
알렉스 솔로몬스
Spaff Pictures,
London
studio producer:
안나 커리
animation effects
supervisor:
마이클 버디
production
manager:
게일 마틴
Ulimeyer
Features Ltd,
London
studio producer:
줄리 피
background
supervisor:
마이클 하일스
(Hirsh?)
animation effects
supervisor:
제임스 W 패링튼
production
manager:
리 힐
additional
animation/
Technology
services
아트스캔
바델 애니메이션
리미티드
캠브리지 애니메이션
시스템
오판 필름
실리콘 크래픽스
animation effects
알렌 포스터
aminators:
액터루스 아메드
액사스
그라함 베빙튼
존 브룩스
피터 브라운
스티브 버쉬
자넷 케이블
리넷트 차터스
코레이 콜레만
존 코우젠
존 딜론
마리 도란
리차드 에체바리아
새리 제니스
배리 골프
믹 하퍼
왈트 홀콤브
존 허이
콜린 휴즈
재니스 이노우이
데보라 쿱크직
사이먼 리
크라익 리틀-헤릭
스티브 맥데모트
마크 네이스빗
레스 뉴스테드
크하이 느궤
콘스탄틴 니코프
볼케르 패자트쉬
안토니오 팔레모
수잔 프페잎퍼
알란 픽켓
데이빗 프릿차드
파나지오티스 라파스
바나비 루쎌
안나 사운더스
폴 스미스
게리 솔
사이먼 스왈레스
히더 타일비
유세비오 토레스
맥 토레스
댄 토너
가브리엘 발레스
팀 왈튼
마틴 밴스보로우
폴 웨스트
layout
1973년. 열살인 마이클 조단은 농구에 천재
성을 보여 부친을 감동시키나 언젠가는 야구
를 할 결심임을 비친다. 현재. 농구 스타 마이
클 조단은 은퇴를 발표하고 야구를 시작한다.
첫 경기를 망친 그는 아첨꾼 홍보담당 스탠
포들락의 관리를 받게 된다.
은하계 저편의 한 행성에서는 새로운 볼거
리를 찾는 머론 마운틴 놀이동산 주인‘스웩
해머’가 벅스 버니를 비롯한 루니 튠즈 만화
주인공들을 납치해 오도록 부하들(‘너드럭
스’)을 지구에 파견한다. 너드럭스는 루니 튠
즈 만화 동산에 들어가 벅스 버니를 납치한
다. 덩치가 작은 외계인들을 얕본 루니 튠즈
들은 너드럭스에게 농구 시합을 걸어 그들의
계락을 저지하려 한다. 그러나 너드럭스는 다
섯명의 NBA 스타들로부터 능력을 빼앗고
집채만한 괴물로 변신한다. 다급해진 루니 튠
즈들은 마이클 조단을 납치해 사정을 설명하
고 팀에 합류해달라고 간청한다.
루니 튠즈 캐릭터들로 가득 찬 스타디움에
서, 루니 튠즈 팀은 몬스터 팀에 무참히 당한
다. 후반전에 들어서는 조금 분전을 하지만,
여전히 열세를 면하지 못한다. 경기 종료를
십초 남겨놓고 코미디언 빌 머레이가 교체 선
수로 들어온다. 마이클 조단은 결승골을 성공
시킨다. 패배한 너드럭스는 스웩 해머를 우주
로 추방하고 본래의 힘을 되찾는다. 마이클
조단 역시 다섯 명의 NBA 선수들에게 원래
의 능력을 되찾아주고 컴백, 다시 시카고 불
스의 선수로 돌아간다.
월트 디즈니와 워너 브라더즈 가운데 누
가 더 90년대에 어울리는 고유 캐릭터
를 갖고 있을까? 미키마우스와 그 친구
들은 50년대 아메리카의 평화로운 주택
가에 영원히 묻혀 있을 것 같고, 루니 튠
즈의 캐릭터들은 보다 모순적이고 덜 단
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캐릭
터를 보다 창의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디
즈니다. <구피 영화 A Goofy Movie>는
반항기 아들을 건사하는 홀아버지로 갱
스터 개를 창조했고, 단편 <런어웨이 브
레인>은 지난 수십년간 한결같이 순진
무구했던 미키 마우스를 성욕에 눈뜬 것
으로 만들었다.
슬프게도 <스페이스 잼>의 벅스 버니
와 대피, 기타 캐릭터들은 바로 자기들
영화에서 광대로 전락했다. 그들의 역할
은 허공에 대고 혼자 하는 연기에 관한
한 밥 홉킨스를 따르지 못하는 마이클
조던의 워밍업 상대를 해주는 데 불과했
다. 조준을 잘못한 이 실패작은 애니메
이션의 대가 척 존스의 정신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존스의 고전 <덕 애먹>은
224 KINO April 1997
게리 모우리
artists:
타스 달링튼
댄 파우셋
폴 하드맨
다비 리우
다니엘 맥휴
엔니스 맥널티
로이 나이스빗
돈 레이츠
크리스 스쿨리
리사 소우자
로버트 St 피에르
마크 스완
크라이그 보이트
토드 윈터
backgrounds
캐더린 브록하우스
제랄드 쿡
폴 딜워드
제임스 핀
그렉 깁본스
줄리 글래슨
나타샤 그로스
애니 귄더
피터 메오랄
앤디 필립슨
맨소올 샴스
게리 시카모어
루시 타나시안-젠트리
나디아 불베노바
클라이르 라이트
레이몬드 지바츠
editors
쉘든 칸
animation
supervision:
낸시 프래젠
animation:
빌 골덴
animation
associates:
존 커린
리차드 M 맥컬라우
마크 솔로몬
production
designer
조프리 커크랜드
art director
마르코 루베오
set decorator
제니퍼 윌리엄스
storyboard artists
커트 안델슨
리치 아론스
셀리아 콥포크
스킵 존스
알렉스 만
린다 밀러
페갈 레일리
해리 사빈
데이빗 스미스
케이드 스패로우
조 서그스
커크 팅브래드
special effects
co-ordinator
다렐 프릿쳇
costume designer
마린 스테와트
costume
supervisor
크리스토퍼 로렌스
key hairstylist
래리 와고너
key make-up
신디 리스-도른
make-up
아니타 깁슨
title sequence/
design
조프리 넬슨
end titles/opticals
패시픽 타이틀
music
제임스 뉴튼 하워드
orchestra
conducter
아티 케인
orchestrations
브래드 데츠터
제프 엣마지안
제임스 뉴튼 하워드
music supervisor
켄 로스
score co-producer
마이클 마손
music editor
짐 웨이드만
score
recordist/mixer
사윈 머피
songs
“Fly Like an
Eagle”by Steve
Miller performed
by Seal
“I Believe I Can
Fly”by/performed
by R Kelly
“Hit’em High(The
Monsters’
Anthem)”by Louis
Freese, Trevor
Smith, Artis Ivey
Jr, Todd Smith,
Clifford Smith,
Jean Claude
Olivier, Samuel
Barnes, performed
by B Real, Busta
Rhymes, Coolio,
LL Cool J &
Method Man
“I Turn to Love”by
Diane Warren
performed by All-
4-One
“Space Jam”by J
McGowan, N
Orange, V Bryant
performed by Quad
City DJ’s
“Basketball Jones”
by Richard
(cheech) Marin
and Thomas Chong
performed by Barry
White, Chris Rock
“I Found My Smile
Again”by D’
Angelo performed
by D’Angelo
“Givin’U All That
I’ve Got”by Robin
S, Todd Terry
performed by
Robin S
“That’s the Way(T
Like It)”by Harry
W Casey, Richard
Finch performed by
Spin Doctors
Featuring Biz
Markie
“For You I Will”by
Diane Warren
performed by
Monica
“Upside
Down( ‘Round-N-’
Round)”by
Bernard Edwards,
Nile Rodgers,
Cheryl‘ Salt’
James, Sandra
‘Pepa’Denton
performed by Salt-
N-Pepa
“Gonna Make You
Sweat (Everybody
Dance Now)”by
Robert Clivilles,
Frederick
(Freedom)
Williams performed
by C+C Music
Factory
“Pump Up the
Jam”by Manuella
Kamosi, Thomas
DeQuincey
performed by
Technotronic
“Wild”by Ivor
Davies, Robert
Kretschmer
performed by
Icehouse
“Misirlou”by Fred
Wise, Milton
Leeds, S K Russell
performed by Dick
Dale & His Del-
Tones
“Take Me Out to
the Ballgame”by
Jack Norworth,
Albert von Tilzer
“What’s Up Doc”
by Carl Stalling
“Get Ready for
This”by Jean Paul
DeCoster, Filip
DeWilde, Simon
Harris performed
by 2 Unlimited
“Merrily We Roll
Along”by Eddie
Cantor, Murray
Mencher, Charles
Tobias
“The Merry Go-
Round Broke
Down”by Dave
Franklin, Cliff
Friend
production sound
mixers
제임스 라 루
진 캔터메사
re-recording
Mixers
존 레드츠
그레그 루돌프
데이빗 캠프벨
게리 더골스
게리 알렉산더
짐 피츠패트릭
supervising sound
editor
마크 맨지니
supervising
dialogue editor
커트 슐케이
effects editors
하웰 깁벤스
마이클 제슬러
조프 루바이
ADR
mixers:
트로이 포터
토마스 J 오코넬
supervising editor:
커트 슐케이
foley
editor:
브루스 니즈닉
basketball
co-ordinators
내트 벨라미
니겔 미구엘
baseball
co-ordinator
켄 메드록
stunt co-ordinator
봅 브랄버
animal trainers
스튜디오 동물 서비스
카렌 맥엘하튼
cast
마이클 조단
himself
웨인 나이트
Stan Podolak
테레사 랜들
Juanita Jordan
매너‘몽키’워싱턴
Jeffery Jordan
에릭 골든
Marcus Jordan
페니 배 브리지스
Jasmine Jordon
브랜든 하몬드
Michael Jordan
래리 버드
himself
빌 머래이
himself
톰 배리
James Jordan
찰스 버클리
himself
패트릭 에윙
himself
머그시 보거스
himself
래리 존슨
himself
솬 브래들리
himself
아마드 라샤드
himself
델 해리스
himself
블라드 다이백
himself
세드릭 세발로스
himself
짐 롬
himself
폴 웨스트팔
himself
대니 아잉
himself
베베 드래크
Jordan
housekeeper
패트리사 히튼
woman fan
단 캐스텔라네타
male fan
린다 루츠
female Seer
닉키 맥크라이몬
basketball girl
켈리 빈트
little league girl
윌리엄 G 쉴링
golfer
알버트 하규
psychiatrist
마이클 알라이모
doctor
제임스 오도넬
NBA referee
데이비드 울신
Charlotte coach
더글라스 로버트 잭슨
commissioner
아론조 머닝
himself
A C 그린
himself
찰스 와클리
himself
데릭 하퍼
himself
제프 말론
himself
안소니 밀러
himself
샤론 라잇
himself
로시 브라운
umpire
브래드 헨크
stars catcher
코니 레이
owner’s girlfriend
존 로셀리우스
Baron’s manager
조 바이스
Baron’s coach
찰스 호이스
Baron’s catcher
러크 토레스
player #1
스티븐 쉔바움
player #2
빈 밀러
player #3
charactor voices
빌리 웨스트
Bugs Bunny,
Elmer Fudd
디 브래들리 배커
Daffy Duck,
Tazmanian Devil
& Bull
대니 드비토
Swackhammer
봅 버겐
Bert, Herbie,
Marvin the
Martian, porky
Pig, Tweety
빌 파머
Sylvester, Yosemite
Sam & Foghorn
Leghorn
준 포레이
Granny
마우리스 라마르체
Pepe Le Pew
캐드 소우시
Lola Bunny
조셀린 블루
Nerdluck Pound
채리티 제임스
Nerdluck Blanko
존 멜비
Nerdluck Bang
캐더린 레이트만
Nerdluck Bupkus
콜린 와이라이트
Nerdluck Nawt,
Sniffles
도리안 하우드
Monstar Bupkus
조이 카멘
Monstar Bang
T K 카터
Monstar Nawt
M 다넬 수틀스
Monstar Pound
스티브 케헤라
Monstar Blanko/
Announcer
프랭크 W 웰커
Charles the dog
87분
미국 1996년 제작
〈스페이스 잼〉마이클 조단, 벅스 버니
애니메이션을 양식적이고 코믹한, 나아
가 철학적이기까지 한 경지로 승화시켰
다. 그런 정신의 절반만 가지고 있었어
도 <스페이스 잼>은 진짜 스페이스 잼
(그림과 현실의 숨막히는 혼전!)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처럼. 디지털 테크닉의 발달
은 실제 액션과 셀 애니메이션, 3-D 효
과의 경이로운 조화를 가능케 했을 것이
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데 관심이 없었
던 모양이다. <스페이스 잼>에는 쓸 만
한 비주얼이 딱 두개밖에 없다. 마이클
조던이 납작하게 접혀 공이 되어 굴러다
니는 장면과 루니 튠즈 만화 동산이 지
하 터널 끝에서 양피지로 분리되어 루니
튠즈 로고처럼 바뀌는 장면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다. 머론 마운틴의 오프닝
시퀀스에 나오는 3-D 디지틀마저 비디
오 게임보다 나을 게 없다.
모든 장면이 철저히 계산되어 실사와
만화 간에 무리가 없었던 <누가 로저 래
빗을 모함했나>와 달리, <스페이스 잼>
의‘실사’들은 만화에 비해 너무나 허우
적댄다. NBA 선수들이나 카메오들이
나 하나같이 연기가 평면적이고, 빌 머
레이는 특유의 무표정한 냉소주의가 지
나쳐 코마(의식 불명) 상태에 가까와지
고 있다. 그가 경기장 안으로 걸어들어
가자 누군가가 던지는“이 영화에 댄 애
크로이드가 나오는 줄은 몰랐는데”하
는 말은‘인기 없는 댄 애크로이드마저
이 영화는 마다했군’이라는 생각을 하
게 한다.
머론 마운틴의 (엉성한) 놀이 동산 장
면 같은 것을 보면 <스페이스 잼>이 디
즈니를 의식한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
나 디즈니는 <구피 영화>에서 이미 디즈
니랜드를 완벽에 가깝게 꾸며 놓았었다.
루니 튠즈의 주인공들은 특유의 무정부
주의적 활력과 가끔씩 소름끼치는 편집
증(로드러너 만화는 바로 그런 편집광
의 미학 위에 존재한다)을 거세당한 채
캐치프레이즈를 외치고 마이클 조단의
귀여운 아들들과 은밀히 윙크를 교환하
는 신세로 전락했다. 또 하나 척 존스의
정신을 어긴 것이 있다면(그는 인종차
별주의자였다) 그것은 길 잃은 롤라 버
니의 등장이다. 이는 아마 벅스 버니의
폴리섹슈얼리티(多????)에 대한 시비를
무마하려는 시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나이키 와 랩 사운드트랙이 사람
의 혼을 빼놓는 <스페이스 잼>은 만화
캐릭터를 사용한 최악의 영화일 것이다.
그것은 워너 캐릭터를 가지고 흑인 또는
흑인 정신의 관객에게 어필하려는 게으
르고 생각 없는 작전이었다. 영화에서는
메시지 같은 것도 찾아볼 수 없다.
JONATHAN ROMNEY
SIGHT & SOUND
KINO April 1997 225
c
distributor
20세기 폭스 코리아
production
companies
20세기 폭스 필름
코퍼레이션
폭스 2000 픽처스
비아 로사 프로덕션
executive
producers
케이트 귄즈버그
미셀 파이퍼
producer
린다 오브스트
co-producer
매리 맥라글렌
production
co-ordinators
크리스틴 C 프란센
New York unit:
안젤라 퀼즈
unit production
managers
매리 맥라글렌
도나 E 브룸
location
managers
리차드 데이비스
주니어
New York unit:
린 피네지치
assistant
directors
스티븐 둔
알렉산드라 E 처스
마이클 무어
New York unit:
T 숀 페르구송
폴 바이른 프렌더빌
script supervisor
신시아 하이드 업스틸
casting
로라 케네디
associate:
알리슨 발리안
screenplay
테렐 셀처
엘렌 사이몬
director of
photography
올리버 스태플레턴
camera operator
플로리안 발하우스
2nd unit
cameraman
New York unit:
존 토마스
special visual
effects
VIFX
론다 C 구너
그레고리 L 맥머리
존 C 워쉬
supervisor:
리차드 홀랜더
digital
co-ordinator:
조쉬 재거스
digital supervisor:
쉐릴 버제트
digital compositors:
주디스 벨
그레고리 엘우드
케사르 로메로
miniature shop
foreman:
스코트 슈나이더
special effects
co-ordinator:
제프 프린크
special effects:
모건 기네스
visual effects
co-ordinator:
줄 셀츠
special effects
co-ordinator
알 그리스월드
editor
가스 크래벤
production
designer
데이빗 그롭만
art directors
존 원케
New York unit:
피터 로그네스
set designers
낸시 미켈베리
크리스토퍼S 누사브그
다이앤 워거
set decorator
앤 쿨리지안
storyboard
artist
레이 프레이도
costume
designer
수지 드산토
costume
supervisor
미첼 쿠파스카
wardrobe
supervisors
New York unit:
애미 앤드류스
케빈 P 파허티
key hairstylist
앨런 단제리오
key make-up
artist
로니 스페커
make-up artists
제니 필더
조안느 스미스
New York unit:
미첼 파리스-카탄자
리테
special effects
make-up
New York unit:
켈리 그리슨
titles
퍼시픽 타이틀
music
제임스 뉴튼 하워드
orchestra
conductor
아티 케인
orchestrations
브래드 데처
제임스 뉴튼 하워드
music
supervisor
피터 애프터만
music editor
짐 와이드만
scoring recordist/
mixer
샤운 머피
songs
“One Fine Day”by
Gerry Goffin,
Carole King, (1)
performed by
Natalie Merchant,
(2) performed by
The Chiffons
“The Boy from
New York City”by
John Taylor,
George Davis,
performed by Ad
Libs
“Mama Said”by
Luther Dixion,
Willie Denson,
performed by The
Shirelles
“Someone Like
You”by Kevin
Moore, John Lewis
Parker, performed
by Keb’Mo’
“What a Difference
a Day Made”by
Maria Grever,
Stanley Adams,
performed by Tony
Bennett
“This Guy’s in
Love with You”by
Burt Bacharach,
Hal Davis,
performed by
Harry Connick Jr
“Love’s Funny
That Way”by Tina
Arena, David
Tyson, Dean
McTaggart,
performed by Tina
Arena
“Have I Told You
Lately?”by and
performed by Van
Morrison
“Isn’t It Romantic”
by Richard Rogers,
Lorenz Hart,
performed by Ella
Fitzgerald
“For the First
Time”by James
Newton Howard,
Allen Dennis Rich,
Jud Friedman,
performed by
Kenny Roggins
“The Glory of
Love”by William
Hill, performed by
Keb’Mo’
“Heaven’s Not
Overflowing”by
Pepper Keenan,
Woody
Weatherman,
performed by
Corrosion of
Conformity
“Quien le prohibe”
by F‘ Estefano’
Sagado, performed
by Albita
Rodriguez
“Controller”by
Victor Thomas,
Ted Parsons, Paul
Raven, Scott
Albert, performed
by Prong
“Woman Tangle”
by Shabba Ranks
“Optimistic
Voices”,“ Over the
Rainbow”From
“The Wizard of Oz”
by E Y Harburg,
Harold Arlen
“Un bel di,
vedremo”from
“Madame
Butterfly”by
Giacomo Puccini,
performed by
Columbia
Symphony
Orchestra,
conducted by
Andre Kostelanetz
production sound
mixer
페투 히리달
re-recordist
로날드 G 루마스
re-recording
mixers
톰 존슨
로라 히슈베르그
supervising sound
editor
톰 벨포트
dialogue editors
궤돌린 예이츠 휘틀
바바라 맥베인
클레어 샨필리포
sound effects
editor
에단 반 드 린
foley
artists:
데니 토페
자나 밴스
recordist:
프랭크‘페페’메렐
editors:
매튜 우드
크리스 스카보시오
stunt
어느 멋진 날
One Fine Day
마이클 호프만 감독
〈어느 멋진날〉조지 클루니, 미셀 파이퍼
뉴욕. 독신녀 멜라니 파커는 다섯살 난 아들
새미의 등교 준비를 서두른다. 같은 시간, 민
완 기자 잭 테일러는 신혼 여행을 떠나는 전
처의 방문을 받고 다섯살 난 딸 매기를 맡는
다. 그 날은 멜라니와 잭에게 아주 중요한 날
이다. 멜라니로서는 그녀의 건축 회사에서 중
요한 계약이 걸린 발표가 있는 날로, 그걸 망
치면 퇴사할 각오를 해야 한다. 잭은 그가 기
사화한 시장 선거 자금의 비리를 입증해줄 증
인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잭이 매기를 멜라
니 편에 보내기로 한 것을 잊어버리는 바람
에, 그를 기다리다 늦은 멜라니는 새미를 학
교 소풍에 보낼 수 없게 되고, 잭 역시 같은
처지가 되어 버린다. 화도 나고 갑자기 애를
대신 봐줄 사람을 구할 시간도 없어진 멜라니
는 할 수 없이 새미를 사무실로 데려간다. 잭
역시 매기를 데리고 일하러 간다. 두 어린이
는 각 엄마, 아빠의 중요한 하루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잭과 멜라니는 각각이 처한 상황이 지긋지
긋하다. 따라서 유일한 방법은 아이를 시립
탁아소에 맡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곳 아이
들이 짓궂기만 한게 아니라‘뽕’을 언급한다
는 것을 안 두 사람은 기겁하여 아이들을 다
시 찾아온다. 할 수 없이 그들은 서로 돕기로
한다. 멜라니가 고객들에게 모형을 선보이는
동안 잭이 아이들을 돌보고, 잭이 기자회견에
가야 될 때 멜라니가 교대하는 것. 갖은 우여
곡절 끝에 잭과 멜라니는 그날 하루를 무사히
마감한다. 그리고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어
린이 축구 시합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기 위해
서두른다. 잭과 멜라니는 슬슬 서로에게 마음
이 끌리고 있다. 그러나 잭은 경기장에 멜라
니의 전남편이 온 것을 보고 기가 죽는다.
밤 늦은 시간, 멜라니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딸의 귀뜸에 용기를 얻은 잭은 구실을 만들어
멜라니의 집을 찾는다. 그녀는 부녀를 맞아들
인다. 비디오에 넋을 잃고 있는 아이들을 뒤
로 하고 그들은 이야기를 나눈다. 잭이 키스
하고 싶어하자 멜라니는 단장할 시간을 구한
다. 그러나 그녀가 욕실에서 나왔을 때, 피곤
한 하루를 보낸 잭은 이미 곯아떨어져 있다.
그녀는 미소짓고 그 옆에 기대 앉는다. 그리
고 오래지 않아 그녀 역시 잠에 빠진다.
<어느 멋진 날>을 여는 캐롤 킹의 동명
곡(여기선 나탈리 머천트가 부른다)은
제작진이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들고 싶어
했는지 말해준다. 캐롤 킹의 노래는 처
음엔 그저 달콤하지만 들을수록 은근한
기교와 절절한 가사, 뇌리에 감겨붙는
멜로디로 사람을 사로잡는다. 이 영화
역시 그녀의 노래처럼 단지 달콤하지만
은 않은 로맨틱 코미디가 되려 한다. 저
예산 스코틀랜드 영화(<초조한 토박이
들 Restless Natives>)에서 로즈 트리
메인의 원작을 각색한 95년작 <재건
Restoration>에 이르기까지 특이한 이
력을 보여주는 마이클 호프만 감독은
<어느 멋진 날>을 늘상 충돌하지만 묘하
게 전기가 흐르는 남녀를 그린 <팻과 마
이클>, <필라델피아 이야기> 같은 고전
영화로 계획하였다. 가벼운 터치와 전화
통화 장면에 나오는 화면 분할은 도리스
데이와 록 허드슨의 코미디 <머리맡 통
화 Pillow Talk>를 바로 연상시킨다.
미셀 파이퍼는 현대판 캐더린 헵번도,
90년대의 도리스 데이도 아니다. 그러
나 그녀는 교사든(<위험한 아이들>), 웨
이트레스든(<프랭키와 자니>), 비서든
(<배트맨 2>), 가정 주부든(<러브 필드>),
언제나 생활에 지친 평범한 미국 여인
의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밤 늦게 소파에 앉아 빵을 씹으
며 이런저런 계산을 하고 있는 모습으
로 처음 등장한다. 이 광경이 암시하는
바는 분명하다. 그녀는 제대로 식사도
못할 만큼 일에 치여 살며 혼자 아이를
키우는 독신녀인 것이다. 그녀는 매사
에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는 완벽주의자
다. 반면 전처가 신혼 여행을 떠나는 바
람에 졸지에 아이를 맡게 된 조지 클루
니의 배역은 여유 있고 캐주얼하다. 명
석함은 스펜서 트레이시 같지만 긴장을
풀어주는 온화함은 록 허드슨 같다.
<어느 멋진 날>의 초반부는 꽉 짜인
깔끔함이 돋보인다. 신랄한 조크와 톡톡
쏘는 대사들이 휴대폰을 부여잡고 곡예
나 다름없는 스케줄을 헤쳐가는 두 여피
주인공을 포위한다. 아이들은 본의 아니
게 그들의 부, 모를 괴롭히고 직장까지
위태롭게 만든다. 멜라니와 잭은 분명
중산층에 고소득자이지만, 그들이 느끼
는 막막함은 충분히 이해된다. 까딱 잘
못하면 그들은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아
이들을 험악한 세상에서 보호할 수 있으
려면 그들은 계속 성공하는 삶이어야 하
는 것이다. <어느 멋진 날> 같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주인공 남녀의 마찰은 데이
트의 한 코스에 속한다. 서로 으르렁대
며 험담을 주고 받는 것은 최후의 포옹
에 앞선 뜸들이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독신모와 독신부가 서로에
게 호의를 표시하는 순간은 너무나 갑작
스럽다. 지금까진 재난이나 다름없던 아
이들이 갑자기 사랑의 가교 역할을 하기
시작하고, 분위기는 돌연 달콤해진다.
마이클 호프만은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귀여운 두 아이들(새미 역을 연기한
다섯살 된 알렉스 D 린츠는 맥도날드
에 출연하고 있다)을 클로즈업한
다. 이 때부터 신랄함은 사라지고 짜릿
함도 사그라든다. 그리고 결국 좋은 부
모됨에 대한 교훈으로 끝맺는다(엄마
아빠가 경기장에서 아이들을 응원하는
영화는 안 봐도 내용을 알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두 주인공이 그렇
게나 아이들에게 헌신적인데 거기에 무
슨 짜릿함이 있을 리 없다. 감상이 마지
막을 장식하면서, 영화는 삶의 피로가
배어있는 초반의 유머를 잃고 그저 평범
한 자족적 분위기로 끝난다. 그러나 그
것은 모든 것이 명쾌한 해결을 보는 그
런 결말은 아니다. 갈등은 여전히 내포
되어 있다. 두 주인공이 얼마나 완벽한
부모인가를 강조해 보여줄수록, 관객은
그것이 양심의 가책을 보상하기 위한 몸
부림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그들은
각자 큰 것을 희생한 척 하지만, 둘 다
기자회견에 늦지도 발표를 망치지도 않
았다. 속으로는 역시 일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GEOFFREY MACNAB
SIGHT & SOUND
226 KINO April 1997
co-ordinators
데이빗 S 로맥스
어니 오사티
매니 시베리오
animal trainer
데이빗 맥밀란
film extract
<오즈의 마법사>(39)
cast
미셀 파이퍼
Melanie Parker
조지 클루니
Jack Taylor
매 휘트만
Magie Taylor
알렉스 D 린츠
Sammy Parker
찰스 더닝
Lew
존 로빈 바이츠
Yates Jr
엘렌 그린
Elaine Lieberman
조 그리파시
Manny Feldstein
페트 해밀
Frank Burroughs
안나 마리아 호스포드
Evelyn
그레고리 후바라
metro reporter
세일라 켈리
Kristen
배리 키벨
Yates Sr
로버트 클레인
Dr Martin
조지 마틴
Smith Leland
마이클 매시
Eddie
아만다 피트
Celia
비티 슈람
Marla
홀랜드 테일러
Rita
레이첼 요크
Liza
마리안느 무엘러리엘
Ruta
스티븐 장
Vicent Wang
사만다 신트론
Rosa
빅터 트루에
doctor
애슬리 그린필드
Jessica
시드 아머스
Mayor Aikens
할 팬샨스키
2nd metro reporter
매기 바그너
이사벨 애슈랜드
자스민 하트만
Daily News
reporters
래리 셔만
Daily News visitor
듀크 무세키안
foreign artist guy
토마스 샬
gentleman
마이클 배다루코
officer Bonomo
지니 반 담
old woman
커스틴 알렌
pregnant saleslady
미셀 쥬네
press secretary
줄리아 라이더 퍼스
Lew’s secretary
P J 알리세오
Spiderman
리암 애헌
Hulk
호세 라벨로
museum guard
다라 힐
Oribe’s receptionist
조 애벨라
줄리 정
reporters
데일 카스만
lady in the police
station
앤드류 마가리안
bum in the police
station
캐서린 아르고
롭 켈리-번천
브라이언 카힐
passersby
프레드 괴너
Davis
쿠니코 나시
flower shop
employee
109분
미국 1996년 제작
c
엠파이어 레코드
Empire Records
알란 모일 감독
distributor
오스카 픽쳐스
production
companies
모란시 엔터프라이즈
B. V.
리젠시 엔터테인먼트
(USA)
리젠시 엔터프라이즈
뉴 리젠시
알란 리치 앤 토니
루드윅 프로덕션
producers
아논 밀찬
마이클 나댄슨
알란 리치
토니 루드윅
co-producer
폴 커타
location
managers
마리 웨이스거버
메이어
몰리 알렌
2nd unit director
폴 커타
assistant directors
조엘 B 시걸
필립 A 패터슨
스테파니아 지롤라미
굿윈
script supervisor
애니 윌레스
casting
게일 레빈
associate:
트리시아 토메이
Wilmington:
크라익 핀캐논
ADR:
바바라 해리스
screenplay
캐롤 헤이키넨
director of
photography
왈트 로이드
2nd unit director
of photography
캐롤린 첸
camera operators
C. 밋첼 아문젠
제프 모어
steadicam
operator
릭 라파엘
editor
마이클 챈들러
production
designer
피터 재미슨
art director
존 헉크
set decorator
린다 스피리스
special effects
co-ordinator
그렉 헐
costume designer
수잔 리올
costume
supervisor
캐롤린 그레코
key make-up artist
제프 굿윈
key hair stylist
아론 F 퀄레스
titles/opticals
패시픽 타이틀
music
밋첼 립
additional:
래리 리
브라이언 리브스
music
co-ordinator
데지레 크래익
music supervisors
미첼 레이브
associate:
봅 닉크만
music editor
샐리 볼트
music consultant
카렌 글라우버
songs
“Till I Hear it from
You”by Jesse
Valenzuela, Robin
Wilson, Marshall
Crenshaw,
performed by Gin
Blossoms
“Can’t Stop Losing
Myself”by Larry
Lee, Brian Reeves,
Curt Cuomo
“Hey Joe”by Billy
Roberts, performed
by The Dirt Clods
“The Honeymoon is
Over”by Danny
Atkins, James
Cruickshank,
Gregory S. Perkins,
performed by The
Cruel Sea
“I don’t Want to
Live Today”by and
performed by Ape
Hangers
“Seems”by John
Pillip Irion Ⅲ,
Jonathan Lee
Hutchins,
Christopher
Holloway, Ryan
Dean Pickett,
performed by
Queen Sarah
Saturday
“Nice Overall”by
Greg Clayton, Will
Marley, John Ray,
performed by
Lustre
“Say No More(Mon
Amour)”by Ralph
Schuckett, Chris
Ward, performed
by Maxwell
Caulfield
“She Walks”by
Richard Valentin,
Rosanne
Marshack,
Shannon Drew,
performed by
Poster Children
KINO April 1997 227
처음으로 가게 문을 닫는 책임을 맡게 된‘엠
파이어 레코드’점원 루카스는 조만간 가게
가 대기업에 인수되게 되었음을 안다. 그는
사태를 막을 자금을 구하려는 생각에 계산대
안의 돈을 챙겨 도시로 나갔다가 동전 한푼
남기고 않고 전부 날린다. 이해심은 있지만
형편이 힘든 매니저는 기가 막힌다.
렉스 매닝 데이인 다음날 아침, 가게는 흥
분 상태다. 렉스 매닝 데이란 십대의 우상이
었던 렉스 매닝이 홍보차 그 곳을 방문하는
날. 그 날을 기해 매닝에게 순결을 바칠 계획
인 모범생 코리는 특히 흥분 상태다. 헤비메
틀 팬인 마크, 코리에게 빠져 있는 미술 지망
생 에이제이, 바람둥이 지나, 자살 기도가 실
패로 돌아갈 때마다 머리를 미는 정서불안의
데브라 등 다른 직원들은 그보다는 차분하다.
루카스는 웬 녀석이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
걸 붙잡는데, 그는 경찰에 끌려가면서 자기
이름(워렌 비티)을 밝히고 곧 빚을 갚으러 오
겠다고 말한다.
드디어 렉스 매닝이 도착한다. 코리는 계획
대로 유혹을 시작하지만 매닝은 오랄 섹스를
요구해 그녀를 떼어놓는다. 환멸한 그녀는 에
이제이의 사랑 고백도 귀찮다. 지나는 코리를
괴롭히려고 매닝과 섹스를 하고, 두 사람은
대판 싸운다. 싸움이 거칠어지자 지나는 코리
가 약을 먹고 성적을 유지했다고 말한다. 때
마침 워렌 비티가 총을 들고 들어오자 데브라
만이 그를 막아낸다. 워렌이 날뛴 이유는 레
코드숍에서 일할 수 있는 그들의 행운을 시기
해서였다. 엠파이어 레코드는 그에게 일자리
를 제공한다. 점원들이 각자의 예금을 전부
털어 모아도 루카스가 잃은 금액에 모자라자,
그들은 지나를 싱어로 한 파티를 계획한다.
에이제이와 코리는 나란히 사이좋게 등장하
고, 매니저는 직접 가게를 매입할 수 있는 돈
을 벌어들인다.
<엠파이어 레코드>의 캐치 라인인“레코
드는 팔지만 가게는 팔지 않습니다”는
현실이기엔 너무 비참하지만, 영화도 못
지 않게 비참하다. <엠파이어 레코드>는
포스트-<이른바 내 삶 My So Called
Life> 레코드숍 코미디다. 벤 스틸러의
<청춘스케치>가 신세대를 정확히 묘사
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겐 <엠
파이어 레코드>가 요즘 젊은이들의 모
랄과 용기, 얼터너티브 뮤직을 잘 탐구
한 작품일 것이다. 그러나 그밖의 사람
들에겐‘X 세대’클리프 리차드 영화나
<웨인즈 월드>, <엑설런트 어드벤처>, <해
피 데이즈> 계보의 영화에 불과할 것
이다.
‘오늘의 청소년’을 해부하는 알란 모
일의 세번째 도전 <엠파이어 레코드>는
<타임즈 스퀘어>나 <볼륨을 높여라>도
다다르지 못한 영역에 도달하고 있다.
바로 너무나 번짓수가 틀려 존 휴즈의
<브랙퍼스트 클럽>조차 다큐멘터리로 보
이게 할 정도인 문제 청소년들의 공상적
세계다. 특히 너무나 부실한 초반 20분
때문에 관객들이 자리를 떠버린 것이 아
쉽다. 그래도 끝에 가면 아무 생각 없는
십대 영화라는 인상은 많이 약해지는데.
로리 코크레인이 연기한 주인공 루카
스는 (좀 이상한 조합이긴 하지만) 미스
터 빈과 위노나 라이더를 합쳐놓은 것
같다. 그는“도어즈의 불멸의 어록에 따
르면, 망설임의 시간은 지났다”같은 기
막힌 대사를 쑥스러워하지도 않고 자연
스럽게 소화해낸다. 신경쇠약 증상이 있
는 데브라 역의 로빈 터니는 알리 시디
에 버금가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영화는 결국 <스틸링 뷰티>의 주역으
로 베르톨루치에게 발탁되면서 주가가
폭등하기 직전이었던 리브 타일러란 배
우의 경력 중 최대의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 영화에서 코리 역의 리브 타일러는
아버지의 밴드 에어로스미스의 뮤직비
디오에서 알리시아 실버스톤과 함께 발
광하는 청춘으로 나왔던 데뷰 때의 인상
마저 의심케 할 정도로 형편없는 시퀀스
들을 전부 차지하고 있다. 지나가 코리
에 대한 시샘에 몸이 달아 외치는 대사
에는 그녀에 대한 뜻밖의 정확한 예언이
담겨 있다. “네 그 완벽한 몸매! 완벽한
얼굴! 완벽한 배경! 완벽한 미래!”<엠
파이어 레코드>는 모든 것이 너무나 터
무니 없어서 마지막의 요란한 화해에 감
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여기 출
연한 젊은이들은 전부 클 겁니다”라는
알란 모일의 단언에는, 글쎄.
BEN THOMPSON
c SIGHT & SOUND
“Free”by Linda
Mallari-Santiago,
Joey Santiago,
performed by The
Martinis
“Sorry”by Dave
Hillis, performed by
Suicidal Tendencies
“Money (That’s
What I Want)”by
Berry Gordy Jur,
Janie Bradford,
performed by
Flying Lizards
“Infinity”by Jackie
Joyce, Martin
Swan, performed
by Mouth Music
“Video Killed the
Radio Star”by
Geoffrey Downes,
Trevor Charles
Horn, Bruce
Martin Wooley,
performed by The
Buggles
“Dark and
Brooding”by and
performed by Noah
Stone
“Whole Lotta
Troubl”by John
Hickman, Chris
Leroy, performed
by Cracker
“Ready Steady Go”
by Bill Idol, Tony
James, performed
by The Meices
“Thorn in my Side”
by Sergio Vega,
Alan Cage, Walter
Schreifels, Tom
Capone, performed
by Quicksand
“Little Bastard”by
Charles Cleaver,
Randall Cheek,
David Morrison,
John Erhardt,
performed by Ass
Ponys
“I Don’t Know
Why”by Jeff Perry,
Lori Bauer,
performed by
Sacrilicious
“Real”by Riz
Story, performed by
Real
“Counting Blue
Cars”by J. R.
Richards, Rodney
Browning, George
Pendergast, Scot
Alexander, Greg
Kolanek, performed
by Dishwalla
“If You Want
Blood(You’ve Got
It)”by Angus
Young, Bon Scott,
Malcolm Young,
performed by
AC/DC
“Circle of Friends”
by Kevin Griffin,
performed by
Better Than Ezra
“Crazy Life”by
Dinning Guss,
Nichols, Phillips,
performed by Toad
the Wet Sprocket
“Romeo & Juliet”
by Mark Knopfler,
performed by Dire
Straits
“The Ballad of El
Goodo”by Chris
Bell, Alex Chilton,
performed by Evan
Dando
“Snakeface”by
Kristin Hersh,
performed by
Throwing Muses
“What You Are”by
Lucia Cifarelli, Dan
Harnett, performed
by Drill
“How”by Dolores
O’Riordan, Noel
Hogan, performed
by The Cranberries
“Candy”by Lance
Whitson, performed
by Full Tilt Gonzo
“A Girl Like You”
by and performed
by Edwyn Collins
“Chew Toy”by
Blake Smith,
Richard Ness,
performed by Fig
Dish
“Hardlight”by and
performed by Peg
Boy
“Power Shack”by
Mike Dess, Brian
Sparhawk, Craig
Becker, performed
by Fitz of
Depression
“Bright as Yellow”
by Karen Peris,
performed by The
Innocence Mission
“Saddam a Go Go”
by Brad Roberts,
Dave Musel,
Michael Derks,
Peter Lee, David
Brockie, performed
by Gwar
“Rock‘ N’
Roll/Ega”by and
performed by
Daniel Johnston
“Tomorrow”by
Jackie Joyce,
Martin Swan,
performed by
Mouth Music
“Here It Comes
Again”by Paul
Casanova,
performed by
Please
“Surround You”by
Billy White
performed by Billy
White Trio
“Backdown Blues”
by Jud Newcomb,
performed by Loose
Diamonds
“LA Girl”by Tony
Brandenburg,
Frank Agnew,
performed by
Adolescents
“Plowed”by Mike
Cross, Tim Cross,
Joe Mazzola, Jim
Paluzzi, Vinnie,
performed by
Sponge
“Vinyl Advice”by
Brent Babb, Brian
Griffith, Curtis
Grippe, Steven
Larson, performed
by Dead Hot
Workshop
“Sugarhigh”by and
performed by
Coyote Shivers
“This is the Day”
by Matthew
Johnson, performed
by The The
supervising sound
editor
랜들 아커슨
dialogue editors
아담 사웰슨
벤자민 비어드우드
ADR
supervisor:
린다 폴크
editor:
수키 폰텔리우
mixers:
딘 드라빈
폴 지델
크리스틴 터커
foley
supervisor:
데이비드 L 호튼
주니어
mixer:
브라이언 루버그
artists:
사라 모넷
로빈 하랜
sound mixer
더글라스 액스텔
recordist
래리 콜린즈
re-recording
mixers
게리 알렉산더
돈 디지리오라모
스코트 제너리
sound effects
editors
조 얼리
린다 케임
데이비드 M 허튼
stunt co-ordinator
제리 헤윗
cast
안소니 라페글리아
Joe
맥스웰 카울필드
Rex
데비 마자
Jane
로리 코크레인
Lucas
조니 화이트워스
A.J.
로빈 터니
Debra
레니 젤위거
Gina
에단 랜달
Mark
코요트 쉬버스
Berko
브랜댄 섹스톤
Warren
리브 타일러
Corey
제임스‘키모’윌스
Eddie
벤 보드
Mitchell
게리 보렌
Croupier
킴버 몬로
Woman at Craps
Table
토니 자
High Roller
팻 노데이
Reporter
줄리아 하워드
Kathy
케시아 랜달
Autograph Girl
마이클 시드맨
다이아나 테일러
버나드 그랜거
마이크 하딩
Cops
오더루스 웅거스
Lead Singer
그워
Band in Mark’s
Daydream
카완 로쟈나타본
Flower Delivery
Guy
코리 조슈아 테일러
Roulette Table
Man
멜리사 카울필드
Ballet Dancer
라라 트래비스
Veronica
다이아나 미란다
Lilly
리코 플레밍
브랜든 크라우포드
Couch Kids
엘리자베스 그라펜틴
“Say No More”
Woman
판도라 J 너시아넨
CD Customer
네로 타레
Mello
켈리 카루스
Girl on Couch
마크 멘츠호퍼
Clapton Customer
토비 매과이어
Andre
안소니 헤밍웨이
Boom Box Kid
패이츠 프레슬리
조안나 캔튼
Girls
리 에타 숫튼
Button Customer
크래이그 에드워드
Male Rex Manning
Fan
제시 베흐텔
카렌 브링햄
데이비드 메이어스
그레이
봅 세이어
Customers
데이비드 렌달
Meg Ryan
Customer
안드레 포웰
Mariah Carey
Customer
89분
미국 1995년 제작
〈엠파이어 레코드〉조니 화이트워스, 리브 타일러
외인부대 소속으로 세계 각지의 전투에 참가
했던 한국인 출신 용병 이반은 은퇴하여 같은
부대 소속이었던 친구인 미하일의 술집 윗층
에 정착한다. 미하일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이
반은 전쟁이 마음에 남긴 상흔이 깊어 늘 술
을 마시고 산다. 그러던 어느날, 이반은 미하
일의 주선으로 한국인 소녀 지혜의 보디가드
를 하게 된다. 홍콩 마피아의 딸인 링링과 함
께 있다가 러시아 마피아들이 링링을 납치하
는 것을 목격하게 된 지혜는 러시아 마피아의
표적이 되어 보호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반
은 술도 끊고,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의 주목받
는 신예인 지혜를 러시아 마피아인 블라디미
르 일당으로부터 보호하면서 차츰 사랑을 느
끼게 된다. 오페라 프리마돈나를 향한 엄격한
길 위에 서있던 지혜도 이반의 보호 아래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며, 그를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의 사이를 눈치챈 지혜의 아버지 석훈은
이반에게 지혜의 데뷰 공연이 끝나는 대로 보
디가드 일을 그만두라고 말하고 지혜는 이반
과의 결혼도 결심하나 석훈의 반대에 부딪친
다. 성공적인 데뷰공연이 끝난 후, 지혜는 미
하일의 가게로 가서 이반을 찾으나, 술에 취
한 이반은 냉담하게 반응한다. 그때 블라디미
르 일당이 등장해 지혜를 납치하고 이반은 치
명상을 입게 된다.
납치된 지혜는 블라디미르 일당에게 성폭
행을 당하고 정신착란을 일으켜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크게 다친 이반은 미하일의 도움으
로 시베리아로 가서, 동물학자이자 미하일의
사촌인 옥산나의 보살핌을 받으며 요양을 한
다. 1년이 지나 건강을 회복한 이반은 블라디
미르 일당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다. 이반은
혼자서 러시아 마피아와의 전쟁을 시작한다.
이반이 블라디미르의 수하들을 죽인 후, 블라
디미르의 동생인 예브게니에게 내장이 썩어
들어가는 독을 주입하자, 블라디미르 일당은
미하일의 가게를 폭파시킨다. 블라디미르 일
당과의 계속되는 전쟁 속에 홀홀단신이 되어
몰리고 있던 이반에게 옥산나가 찾아와 블라
디미르 일당의 일망타진에 큰 도움을 준다.
이제 이반은 몸과 마음의 상처가 나아가는 지
혜를 방문해 함께 시베리아에서 밤을 보내고,
지혜는 음악계로 복귀하여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다. 지혜의 공연장을 돌아서는 이반을 경
찰차가 둘러싼다.
텔레비전 PD들의 영화계 진출이 가시
화되고 있고, 이진석 감독의 <체인지>가
흥행에서 성공한 지금, 또 한명의 텔레
비전 PD 출신인 이현석 감독(「풍금이
있던 자리」,「 폴리스」)의 영화 데뷰작 <용
병 이반>이 등장하였다. 등장인물들의
텔레비전 드라마에서의 이미지를 다시
복제하여 끊임없는 웃음으로 작품의 근
간을 마련한 <체인지>는 텔레비전과 영
화의 상호성을 그대로 반영한 익숙함으
로 많은 관객들과 만났다. 대부분의 텔
레비전 PD들이 영화로 진출할 때 자신
의‘홈그라운드’장르를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용병 이반>은 헐리우드와
홍콩의 액션영화들을 원본으로 삼고있
다. 이러한 밖으로부터의 소재 차용은
총이 등장하는 액션물의 설득력 있는 담
보를 찾아 러시아 로케로 이어졌고, 거
기에서 용병과 러시아 마피아의 대결이
라는 한국영화로서는 도전적인 소재의
국면으로 이어진다.
<용병 이반>에는 이현석 감독의 두가
지 고민이 담겨져있다. 하나는 텔레비전
프레임을 영화의 프레임으로 어떻게 사
고해낼 것인가이고, 또 하나는 어떻게
해외 로케와 외국배우들의 출연으로 야
기되는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액션과 멜
러의 흥행요소를 배치해낼 것인가이다.
텔레비전의 화면 배치는 영화의 미장센
과 구조적으로 아주 다르며, 소재를 다
루는 방식과 그것을 수용자층에 반영시
키는 방법도 다르다. 더구나 이현석 감
독이 택한 소재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화되어야 할
액션 스펙터클이었고, 이것은 주역으로
등장한 박상원의 고민과도 비슷한 지점
에서 만난다. 박상원은 이미 박철수 감
독의 <서울 에비타>에서 스크린 데뷰를
했지만, 텔레비전 드라마의 짧은 호흡과
연극 무대의 지나치게 긴 호흡에 익숙한
박상원에게, 앵글과 화면배치는 텔레비
전 드라마와 비슷하지만 좀더 긴 테이크
를 요구하면서 브라운관으로부터 거대
한 스크린으로 옮겨간 <용병 이반>에서
의 고독한 용병은 호도깎기 병정 인형처
럼 보인다. 박상원의 풍부한 표정이 오
히려 용병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과정에
서 오버액션으로 보인 것은 이 영화가
지나치게 텔레비전에 충실하기 때문이
다(어쩌면 <용병 이반>은 영화보다 비디
오로 볼 때 더 효과적인지도 모른다).
텔레비전의‘아우라(aura)’와 영화의
물리적 크기 사이에서 빚어내는 부조화
는 그대로 <용병 이반>의 전체적인 문제
로 확대되어 시종일관 두 주연배우를 제
외한 등장인물들에게도 비중을 둔 내러
티브의 진행을 따라가지 못하고, 너무
많은 이야기에 쫓겨 벅찬 속도로 내몰리
고 인물들에게 너무 가까이 들어가면서
228 KINO April 1997
용병 이반
이현석 감독
배급
미도영화사
제작
제일필름 주식회사
제작자
송경훈
제작지원
(주) SKC
기은개발금융
기획
신양중
이택수
제작실장
안상무
제작부장
차준호
각본
김대우
이현석
조감독
안병기
이재희
김정권
장형익
민병훈
촬영감독
구중모(K S C)
촬영부
이승우
홍경대
김무진
김현룡
조명감독
김강일
조명부
김계중
박미라
이동섭
유영종
편집
박순덕
네가편집
이수연
동시녹음
김범수(LIVE)
녹음부
이상진
박용부
돌비녹음
이성근
양대호
서재영
황진수
폴리
오기삼
서재영
황진수
김학준
녹음편집
김수덕
김인영
광학녹음
안상현
C G
강인철
민영준
차민경
강형진
음악
안지홍
삽입곡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중
‘Leonora Aria’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중‘Toscas
Aria’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 9, 10번
연주
구러시아 문화부
교향악단
보이스 더블
유채정
피아노
한은정
‘이반의 테마’노래
임경화
특수분장
이상근
분장/미용
박혜선
전영아
이수희
코디
권지원
특수분장
이상근
무술감독
장순국
무술대역
이종갑
의상
권지원
스틸
윤성훈
사진
손기철
디자인
미녹
녹음
영화진흥공사
현상/옵티컬
세방현상소
홍보
(주) CMS
러시아 스탭
현지 코디네이션 :
Fora Film
제작실장 :
추또바 발렌티나
제작부장 :
유리 니콜라이비치
장소 섭외 :
싸모바 류보피
캐스팅 :
브루스니카 발렌티나
소품 :
이고르 비또르비치
의상 :
막심 알렉세이비치
미술 :
세멘토프 발레리
특수효과 :
알렉산드르 마미셔프
발레리 구치랴
통역 :
까메메바 레나
출연
박상원
이반
김지혜
지혜
하유미
링링
송재호
석훈
보로비예프 이고리
이바노비치
미하일
마리나 보르꼬바
옥산나
케빈 블라디미르
알렉산드로비치
알렉세이
이바노프 보리스
알렉산드로비치
블라디미르
카잔체프 알렉
알렉세이비치
예브게니
쭈찐 알렉산드로
요셉
루반 세르게이
에두아르도비치
파벨
안드레이 두봅스키
블라치
골르벤고 발렌틴
알렉세이비치
막심
바라깐노바 엘레나
올가
까라세프 데니스
양키
마르티노프 이반
지마
스프찌낀 예브게니
꼬스파
케빈 블라디미르
알렉세이
마르체프 이고르
일리야
롤가체프 바짐
보다예프
안드로노바 스배똘나
마샤
100분
한국 1997년 제작
〈용병 이반〉박상원
〈화려한 외출〉여행 가이드를 살펴보며 주말
여행의 행선지를 고르던 월레스는 치즈가 다
떨어진 것을 발견하고 표면이 치즈로 덮혀 있
는 달나라로의 여행을 제안한다. 월레스와 그
로밋은 그들이 직접 만든 우주선을 타고 달에
도착한다. 그들은 소망대로 크래커에 치즈를
얹어 먹은 후 자판기에 동전을 넣지만 작동
하지 않는다. 자판기는 월레스와 그로밋의 소
지품 중「스키 투어」라는 잡지를 본다. 지구
로 따라가서 스키를 탈 꿈에 부풀어 있던 자
판기는 월레스와 그로밋이 출발 준비를 할 때
우주선에 따라 탄다. 월레스와 그로밋은 자판
기가 붙인 성냥불로 우여곡절 끝에 지구로 귀
환한다. 점화하는 순간 우주선 조각과 함께
떨어져나간 자판기는 달에서 우주선 조각으
로 만든 스키를 타며 즐거워한다.
〈전자바지 소동〉월레스는 그로밋의 생일을
맞아 자동으로 그로밋을 산책시켜주는 전자
바지를 선물한다. 그로밋의 생일 선물에 많은
돈을 투자한 월레스는 부족한 생활비를 위해
방을 세 놓기로 한다. 월레스와 그로밋의 새
동거자가 된 펭귄 맥그로우는 사려 깊은 행동
으로 월레스의 환심을 산다. 맥그로우에게 자
신의 방과 월레스의 마음을 모두 빼앗겨 서운
해진 그로밋은 가출을 한다. 맥그로우는 전자
바지를 자신의 마음대로 콘트롤 할 수 있게 고
치고 월레스를 그 속에 가두어 박물관의 다이
아몬드를 훔치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맥그
로우는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은 후 월레스를
벽장에 가두고 떠나려 한다. 그가 현상수배범
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로밋은 맥그로우의 앞
을 막지만 맥그로우는 총을 들고 위협을 하여
그로밋까지 벽장에 가둔다. 전자바지를 작동
시켜 겨우 벽장에서 빠져 나온 월레스와 그로
밋은 격전 끝에 맥그로우를 경찰에 넘긴다.
〈양털도둑〉신문에는 연일 양모 부족 사태와
양들의 실종 사건이 보도된다. 부업으로 창문
닦기 서비스를 하던 월레스와 그로밋은 불독
프레스턴과 함께 털실 가게를 경영하는 웬돌
린으로부터 창문을 닦아달라는 의뢰를 받는
다. 월레스는 첫눈에 웬돌린에게 호감을 느끼
지만 웬돌린의 얼굴에는 어둠의 그림자가 드
리운다. 사실 웬돌린과 프레스턴이 양들을 훔
쳐 털실을 충당하는 범인이었던 것이다. 집에
돌아온 월레스와 그로밋은 온통 엉망이 된 집
안과 양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양
에게 숀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월레스의 발
명품 중 하나인 세탁 기계로 목욕을 시킨다.
그들을 미행한 프레스턴은 기계의 도면도를
훔쳐 가서 개밥 제조 기계를 만든다. 프레스
턴은 계속 양들을 훔쳐내는 한편 그로밋에게
누명을 씌운다. 양털도둑으로 수감된 그로밋
은 종신형을 선고받지만 월레스와 숀, 그리고
수십 마리의 양들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탈출
한다. 월레스는 그로밋과 국경선을 넘어 도망
치려 하던 중 양들을 도둑질하며 웬돌린을 위
협하는 프레스턴을 발견한다. 프레스턴은 원
래 발명가였던 웬돌린의 아버지가 만든 사이
보그 개였으나 어느 순간 악당 터미네이터로
변했던 것이다. 월레스와 그로밋은 프레스턴
을 추적하다 그에게 잡혀 양들과 함께 개밥으
로 만들어질 운명에 처하지만 위기를 모면한
다. 그리고 월레스는 프레스턴을 순종적인 개
로 만들어준다.
시놉시스 이종은 기자
정교하게 재현된 3차원 미니어처의 공
간 속에 유례 없이 풍부한 드라마를 전
개했던 닉 파크 감독의 <월레스 & 그로
밋> 시리즈는 주어진 매체가 가질 수 있
는 표현의 폭을 확인시키고, 또한 그 가
능성을 한층 고양시켰다는 점에서 틀림
없이 높이 평가받을 만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이 연작의 영화들(결코 옴니버
스가 아니다)이 스크린 위에 쏟아냈던
무수한 이미지들과 환상적인 표현들, 넘
쳐나는 기호들이 과연 어떤 목적, 어떤
근거, 혹은 어떤 이데올로기 위에 존재
하고 있는 것일까?
현재까지 발표된 세편의 작품 <화려
한 외출>과 <전자바지 소동>, 그리고
<양털 도둑>이 모두 공식적으로는 별도
의 원작이 아닌 오리지날 시나리오에 기
초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칼하게
심도의 깊이가 없는 카메라와 관용도의
범위를 한정시킨 조명은 독자적인 미장
센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텔레비전 드라
마의 화면에 종속되고 만다.
총격전과 러시아 마피아의 등장에 리
얼리티를 부여한 러시아 로케는 몇명의
주요 배우를 제외한 수많은 러시아 배우
의 출연으로 이어지면서 대사의 2/3가
러시아어로 진행된다. 이반의 친구 미하
일, 옥산나와 러시아 마피아인 블라디미
르와 동생 예브게니의 성격 구현에 상당
한 비중을 두어 조연배우들을 간과하지
않은 감독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내러티
브에 대한 당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
은 상태에서 이들과 연관된 에피소드는
전체적인 통일성을 이루지 못한다. 그래
서 예브게니의 변태적인 성격을 나타내
는 올가와의 정사정면이나 옥산나가 자
신이 쫓고 있는 호랑이(‘짜르’라고 불리
우는)에 대해 이반에게 설명하는 장면
은 그 의미가 확장되지 못하고 내러티브
의 부수적인 층위에 머물고 만다. 러시
아 배우들의 체구와 연기는 예초에 설정
된‘왜소한 체구의 동양인이지만 누구
보다 강한’이반을 역설적으로 강조시
키면서, 주연배우가 잡아나가는 화면의
균형을 도리어 상쇄시켜버린다. 그래서
그 외관과 설정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약하고 빈틈을 계속 드러내는 러시아 마
피아들로부터 이반이 승리를 쟁취하는
과정이 아무런 긴장감 없이 예정된 결말
부를 향해 나갈 뿐이다.
대사와 상황의 정확한 전달에 보다 주
안점을 두고 광범위한 공중파 시청자 모
두를 위한 프로그램인 텔레비전 드라마
에 스펙터클을 부가하며 소재를 확장하
는 것만으로는 성공적인‘상업영화’의
규격을 맞출 수 없다. 무엇보다 영화는
텔레비전이 아니며, 영화의 내러티브는
연속극의 줄거리 전개 방식과는 같지 않
다. 마치 영화계에 용병처럼 영입된 텔
레비전 PD 출신 신인감독들의 등장은
한국영화가 한편으로는 텔레비전에 빚
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 얼마나 다
른 발전경로를 밟아왔는가를 보여주는
예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재능있는
텔레비전 PD들은 영화현장에서 여전히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용병 이반>이 보여주는 약점은 근본적
인 것이며, 무엇보다도 여기에 필요한
것은 영화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도
대체 어떻게? 그것은 영화로 뛰어든 모
든 텔레비전 PD들이 풀어야 할 일이다.
한국영화가 더 풍성해질 것인지, 아니
면 빈곤해질 것인지, 이것은 하나의 기
로이다.
글 김미영 기자
KINO
KINO April 1997 229
c
월레스 & 그로밋
Wallace & Gromit
닉 파크 감독
distributor
(주) 베어
엔터테인먼트
production
company
아드만 애니메이션
production
수지 밀링
animation/design
닉 파크
additional
modelmaking
자젯 샌저
마이클 홀
마이클 라이트
앤드류 데이비스
B/W dream
sequence
조안 애쉬워스
앤디 스태블리
마틴 그리브스
(3 피치 애니메이션)
screenplay
닉 파크
director of
photography
닉 파크
music
줄리안 노트
sound
effects/editing
아드리안 로즈
대니 함브룩
lostrum camera
대니 분
제레미 무어쉐드
editor
로드 코프랜드
voice of Wallace
피터 샐리스
23분
영국 1989년 제작
production
company
아드만 애니메이션
executive
producers
피터 로드
데이빗 스프록스턴
producer
크리스토퍼 몰
production
manager
피터 손튼
screenplay
닉 파크
밥 베이커
animation
닉 파크
스티브 박스
additional
animation
피터 로드
톰 가섹
피터 손튼
애릴 존슨
art director
이본느 폭스
assistant art
directors
props:
이안 위틀록
sets:
필 데릴스
scenic artist
팀 패링턴
sets
갓 스틱스
characters/props
제프 베신스
트리샤 버드
존 파슨스
존 라이트
graphic design
리차드 일릭스
photography
트리스튼 올리버
데이브 알렉스 리데트
music
줄리안 노트
editor
헬렌 가라드
optical supervisor
피터 위그널
optical effects
크레이그 랭들러
voice of Wallace
피터 샐리스
production
assistant
제이슨 마샬
sound effects
recording
빌 모건
dialogue dubbing
editor
하시 릴리
trainee assistant
editor
탐신 패리
dubbing editor
애드리언 로즈
dubbing mixer
애드 위리즈
28분
영국 1993년 제작
production
company
아드만 애니메이션
executive
producers
피터 로드
데이빗 스프록스턴
producers
갈라 쉘리
마이클 로소
screenplay
밥 베이커
닉 파크
key character
animator
스티브 박스
character
animators
로이드 프라이스
피터 피크
개리 크레턴
닉 파크
assistant
animators
셀지오 델피노
이안 위틀록
art director
필 루이스
assistant art
director/props
트리샤 버드
scenic artist
팀 패링턴
set construction
갓 스틱스
model
co-ordinator
존 파슨스
model sculpter
린다 랭글리
model makers
제이슨 스펜서
갤스워시
제너 위트니
model
technician
델 로슨
mechanical
models
존 라이트
제프 클리프
director of
photographer
데이브 알렉스 리데트
photography
프랭크 패싱험
트리스탄 올버
사이몬 제이콥스
camera operators
샘 제임스
폴 스미스
camer/ animation
assistant
닉 업튼
editor
헬렌 가라드
music
줄리안 노트
gaffers
이안 주웰스
존 브래들리
animation
systems engineer
앨런 예이츠
technical crews
앨런 그레고리
밥 그레골
글렌 홀
존 오튼
story board artist
마이클 샐러
graphic design
리차드 힉스
optical effects
컴퓨터 필름 컴퍼니
production
consultant
피터 손턴
assistant film
editors
탐신 패리
브리지트 매지
foley artist
잭 스튜
executive editor
애드리안 로즈
executive mixer
폴 험블린
voice of Wallace
피터 셀리스
voice of
Wendollin
앤 라이드
30분
영국 1995년 제작
전자 바지 소동
Wrong Trousers
화려한 외출
A Grand Day Out
양털 도둑
A Close Shave
230 KINO April 1997
도 그것들은 결코 완전히‘오리지날’하
지 못하다. 오히려 영화사 전체를 부유
하듯 과거의 많은 영화들을 인용, 참조
하면서 관객의 정서와 수용 자세를 하나
의 텍스트에 고정시키지 않는다. 멜리에
스의 <달세계 여행>으로부터 필름 느와
르, 그리고 찰리 채플린, 팀 버튼, <터미
네이터>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의 갖
가지 작품들을 섭렵하는 파크의 폭넓은
상상력은 시각적으로 분명히 매우 탁월
한 수준 위에서 육화되어 있기는 하다.
한편 그러한 인용주의적 작업의 심도는
내러티브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고 기존
문학과 음악, 미술 등에서 빌어온 갖가
지 기표들을 작품 내의 곳곳에 뿌려놓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그와 같은 파크의
작업방식이 아마도 장르 파괴적이라든
가 패로디적인 것으로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 대부분은 어디까
지나 인용 그 자체에 그칠 뿐, 포스트모
던한 장치로서가 굳이 아니라고 하더라
도 결코 패로디의 진정한 미학에는 도달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표
면적으로 하나의 패로디는 대체로 과장
에 의해 그것에 영감을 준 원본의 어떤
부정합성이나 결점 등을 꼬집어야 하며,
또한 더 심층적인 수준에서라면 패로디
하는 작가는 조소하고자 하는 작품에 대
해 비밀스러운 찬탄을 포함시킬 수도 있
다. 누구든 자신이 전혀 중요하지 않거
나 무가치하다고 믿는 어떤 것을 패로디
하려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성공적인 패로디는 원본에 대한 비평과
함께 그것의 스타일과 이데올로기 양자
모두에 대한 일정 정도의 유사성 또는
일정 정도의 충실도를 전달해야만 한다.
결국 이상적인 패로디는 하나의 패로디
로 보여짐과 동시에 원본 그 자체와 오
인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구성으로 가득한 파크의 패
로디 아닌 패로디는 <월레스 & 그로밋>
시리즈를 구조적으로 공허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물론 파크가 인용을
통해 의도했던 바는 단지 지금까지의 라
이브액션 영화에서 익숙해진 스토리들
을 3차원 애니메이션 내에 수용함으로
써 관객이 이질적인 애니메이션 공간에
용이하게 빠져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틀림없이 그
는 자신의 그와 같은 의도를 적어도 제2
작까지는 능숙하게 완수해냈다. 더욱이
제2작인 <전자바지 소동>은 제1작인
<화려한 외출>과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완전한 고유성을 확보하고 있는 독립적
인 작품이었는데, 그것은 마치 라이브액
션 영화와 비교한다면 줄리에트 비노쉬
가 레오스 까락스의 영화에서 늘 주인공
으로 나왔던 것과 같은 것이랄 수 있다.
그러나 제3작인 <양털 도둑>은 마치 영
국인 감독이 헐리우드에서 제작한 듯한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전작이었던 <전
자바지 소동>의 국제적인 반향, 특히 미
국에서의 대중적 인기는 파크를 자기파
멸적인 나르시시즘으로 빠져들게 한 듯
<양털도둑>은 전작의 속편으로서의 성
격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작품의 유기체적
인 독립성과 조직성을 모두 상실하고 있
다. 거기에서는 결코 본질적인 변화를
발견할 수 없으며, 대부분 전작에서 발
휘된 상상력의 핵들이 가일층 확대/재
생산되기만 했을 뿐이다. <화려한 외출>
의 소박한 영국적 정서는 사라진 채 전
적으로 미국인들의 구미에 맞게(당연히
그것은 다시 전세계인의 구미와 동일시
될 것이다) 온갖 헐리우드 영화의 오락
적 요소들이 끌어들여져왔으며, 스펙터
클만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그나마
<전자바지 소동>에서만큼은 작품의 전
체 내러티브 구조를 충분히 잘 지지해
주었던 것과 달리 <양털도둑>은 요철이
서로 안맞는 지그소 퍼즐처럼 되어 버렸
다. 더욱이 영화의 세부를 꼼꼼하게 채
워주던 많은 패로디의 기표들 역시 오로
지 웃음의 기의 위로 미끄러질 뿐, 파크
의 그러한 근거없는 웃음 이데올로기는
더욱 더 심화되어 <양털도둑>을 기표들
이 소비되는 블랙 홀과 같은 상태로 전
락시키고 말았다. <화려한 외출>의 자폐
증적인 세계관 속에 투영되었던 파크의
순진무구한 패로디의 공허함이 <양철도
둑>에 이르러 작품 존립의 위기라는 치
명적인 영향까지 끼치도록 된 것이다.
결국 파크의 <월레스 & 그로밋> 시리
즈는 그 놀라운 시각적 성과에도 불구하
고, 영화, 특히 애니메이션이 환상을 창
출하는 표현형식이라는 오해의 뛰어난
증거나 다름 없으며, 그 환상을 향한 오
해가 가장 사실적으로 구축된 영화공간
을 통해서 확산된다는 것은 파크의 애니
메이션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엄청난 패러
독스라 할 것이다.
글 김준양 애니메이션 컬럼니스트
KINO
〈월레스 & 그로밋〉월레스, 그로밋
제리 맥과이어
Jerry Maguire
카메론 크로우 감독
distributor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코리아
production
companies
트라이스타 픽처스
그래시 필름 프로덕션
executive for
Gracie Films
브리제트 존슨
producers
제임스 L 브룩스
로렌스 마크
리차드 사카이
카메론 크로우
co-producers
리사 스튜워트
J 마이클 멘델
production office
co-ordinator
수잔 두코우
unit production
manager
앤드류 스톤
2nd unit/football
sequences:
에이미 허만
location
managers
프라울리 벡커
앤드류 울만
캐서린 칼리스
2nd unit director
football sequences:
앨런 그라프
assistant
directors
제리 지스머
워렌 터너
브라이언 데네갈
2nd unit/football
sequences:
크리스토퍼 게러티
아미 슈미트
script
supervisor
조아니 블럼
casting
가일 레빈
associate:
트리시아 토미
ADR voice:
LA 매독스
screenplay
카메론 크로우
director of
photography
자이누즈 카민스키
2nd unit/football
sequences:
척 코헨
camera
operators
미치 두빈
2nd unit/football
sequences:
스티븐 앤드리치
도날드 마크
special visual
effects
시네사이트 시각 효과
supervisor:
브래드 쿠엔
production
manager:
길 개논
visual effects
producer:
아리아나 린겐펠러
composite
supervisor:
캐롤 애슬리
digital artist:
길버트 곤잘레즈
3D animator:
팀 케처
visual effects
co-ordinator:
리차드 A 베노이트
editor:
로드 바샴
digital imaging:
케빈 슈바브
plate co-ordinator:
빌리 코쉬
computer
graphics imagery/
video display
computer graphic
supervisor:
캐시 캐논
on set supervisor:
글렌 캐논
department
co-ordinator:
게일 와이즈
editors
조 허트싱
co-editor:
데이빗 모리츠
additional:
가브리엘 와이어
production
designer
스티븐 린웨버
art directors
버지니아 랜돌프
클레이톤 하틀리
set decorator
클레이 A 그리피스
illustrator
존 존슨
special effects
co-ordinator
볼 하인즈 주니어
costume
designer
베치 하이만
costume
supervisors
린다 매튜스
로리 스틸슨
제임스 래피더스
hair
supervisors
린다 아놀드
마이클 화이트
make-up
supervisor:
미첼 뷔르크-윈터
artist:
캐리 앙글랑
titles
퍼시픽 타이틀
music
낸시 윌슨
music
supervisor c
SMI의 톱 스포츠 에이전트 제리 맥과이어는
어느날 고객 수를 줄이고 그들 개개인에게 보
다 인간적인 관심을 촉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돌린다. 일주일 후, 그는 해고된다.
그는 기존 고객을 잡는 데 고군분투하지만 실
패하고 독립을 선언한다. 하지만 그에게 동정
적인 것은 총무과의 도로시 보이드뿐이다. 혼
자 아들을 키우는 도로시는 제리에게 사랑을
느낀다. 제리에게는 이제 두명의 고객뿐이다.
풋볼 스타인 프랭크 커쉬맨과 아리조나 카디
날즈의 주목받지 못하는 로드 티드웰이 그들
이다. 그러나 커쉬맨은 NFL 드래프트를 하
루 앞두고 SMI로 돌아서고, 제리는 이해심
없는 약혼녀 에이버리 비숍과도 헤어진다. 심
난해진 그는 술에 취해 도로시를 찾는다.
로드 티드웰 대 카디날즈의 계약 협상에 나
선 제리는 기대했던 1천만불 대신 1백 7십불
의 흥정밖에 하지 못한다. 로드는 계약을 거
부하지만 그래도 제리 곁에 남는다. 도로시와
데이트를 하고 밤을 함께 지낸 제리는 그녀가
언니에게 자기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을 엿
듣는다. 도로시가 자신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
려고 샌디에고에 일자리를 구해 떠나려하자
제리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녀에게 청
혼한다. 곧 두 사람은 결혼한다. 그러나 풋볼
시즌이 되어 제리가 로드를 따라 집을 떠나자
그녀는 제리가 사랑이 아닌 도의감에서 결혼
을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진다.
전국적으로 중계된 결정적 게임에서 로드
는 결승 터치다운을 성공시킨다. 흥분의 도가
니 속에서 로드는 모든 것을 제리의 공으로
돌린다. 그는 마침내 카디날즈와 연봉 천 백
이십만불 계약을 맺는다. 이 뿌듯한 승리의
순간에 제리는 도로시가 없이는 이 모든 것이
무의미함을 깨닫고 그녀에게 달려간다.
카메론 크로우 감독은 자기가 연출하는
영화의 주인공들과 나란히 성장하는 것
같다. 데뷰작 <무슨 말이든 해봐>와 <리
치몬드 연애소동>(뒤의 두 작품은 본인
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에선 고등
학생이었고, <클럽 싱글즈>에선 시애틀
의 20대 청년이었다. 그리고 지금, 다소
이른 나이에 중년의 위기를 겪는 듯한
제리 맥과이어와 함께 그는 마침내 감독
으로서 어른이 되었다. 비록 전체적으로
는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전개를 따르고
있지만(로드 티드웰이 결국 아리조나
카디날즈와 거액의 연봉 계약을 체결하
고 제리 맥과이어는 사랑의 중요성을 깨
닫는다), <제리 맥과이어>에는 뜻밖의
요소들이 적지 않다. 그 하나가 약삭빠
른 여피에서 양심 선언가로의 제리의 변
신이다. 보통 헐리우드 영화라면 그것만
가지고도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었을 것
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 이야기는 시작
하고 5분만에 끝나 버린다.
그리고 심리적으로나 직업적으로 다
시 제 궤도에 올라서려 애쓰는 제리 맥
과이어의 노력이 이 영화의 줄거리가 된
다. 대사는 아주 잘 손질되어 있다. 제리
맥과이어는 사랑과 이상, 의무와 직업
윤리 등에 대해 일련의 감동적인 대사를
쏟아놓는데, 그것은 듣는 이를 설복하기
위한 유치한 웅변이 아니라 스스로가 누
구보다도 확신하고 싶어하는 자기 다짐
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지나친 감상주의
에 빠질 것 같은 순간에 이르면, 카메론
크로우는 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톤을
낮춘다. 일례로 제리가 도로시와 화해하
려고 달려왔을 때 도로시는 언니 로렐
집에서 이혼녀들과 함께 있는데, 그 많
은 여인들 앞에서 당황한 제리가 장황하
게 말을 늘어놓기 시작하자 도로시가 그
의 말을 막는다.“ 나는 당신이‘안녕’하
는데 반했어요”라고.
솔직히 <제리 맥과이어>는 테크닉이
놀라운 것도 아니고 착상이 기발한 것도
아니다. <제리 맥과이어>를 인상 깊게
만드는 것은 기본적인 것들이다. 코미
디, 로맨스, 비판, 스포츠, 이러한 볼 거
리들이 무겁지 않은 터치로 충실하게 연
출된다. 거기다 재즈에 미친 베이비시터
채드처럼 조연 연출도 충분히 생생하다.
제리와 도로시의 관계도 신선할 만큼 복
잡 미묘하다. 여느 헐리우드 영화와 달
리, 제리는 도로시가 보여준 애정과 헌
신에 사랑으로 답해야 될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도로시도 제리가 자기 아들 레
이(헐리우드의 단골 메뉴인 귀여운 아
이. 그러나 크로우는 조나단 립니키를
플롯에 자연스럽게 융화시켰다)를 귀여
워하긴 하지만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아
님을 잘 안다. 인간에 대한 제리의 보통
이상의 책임감은 고객인 로드 티드웰의
관리나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있어 상대
에게 충분한 신뢰감을 준다. 그러나 그
것으로 그와 도로시의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단지 그녀를 잃지 않
기 위해 그녀를 사랑한다고 단정해버린
지도 모른다.
KINO April 1997 231
대니 브램슨
music editor
칼 캘러
songs
“The Magic Bus”,
“Gettin’in Tune”
by Pete
Townshend,
performed by The
Who
“Requiem Again”
by V G Reilly,
performed by The
Durutti Column
“Sitting Still
Moving Still
Staring
Outlooking”by
Warren Defever,
performed by His
Name Is Alive
“Bring It On
Home”by Donald
Vie, Chip Znuff,
performed by Enuff
Z Nuff
“I’ll Be You”by
Paul Westerberg,
performed by The
Replacements
“Pocketful of
Rainbows”by Fred
Wise, Ben
Weiseman,
performed by Elvis
Presley
“Happy Birth Day
to You”by Mildred
J Hill, Patty S Hill
“Oh, Well, Part 1”
by Peter Green,
performed by
Fleetwood Mac
“World on a String”
by and performed
by Neil Young
“Bitch”by Mick
Jagger, Keith
Richards,
performed by The
Rolling Stones
“Angel of the
Mornig”by Chip
Taylor, performed
by Merrilee Rush,
Turnabouts
“She”by Chris
Ethridge, Gram
Parsons, performed
by Gram Persons
“Free Fallin’”by
Tom Petty, Jeff
Lynne, performed
by Tom Petty
“The Horses”by
Rickie Lee Jones,
Walter Becker,
performed by
Rickie Lee Jones
“Something in the
Way”by Kurt
Cobain
“Pass the Peas”by
James Brown,
John Starks,
Charles Bobbit,
performed by JB’s
“The Lonely Bull”
by Sol Lake,
performed by Herb
Alpert and The
Tijuana Brass
“Secret Garden”by
and performed by
Bruce Springsteen
“Titicaca”
performed by Los
Craneos
“The Words Get in
the Way”by Gloria
Estefan
“Singalong Junk”,
“Momma Miss
America”by and
performed by Paul
McCartney
“Haitian Fight
Song”by and
performed by
Charles Mingus
“For Those about
to Rock (We Salute
You)”by Angus
Young, Malcolm
Young, Brian
Johnson,
performed by
AC/DC
“What’s Going On”
by Marvin Gaye,
Alfred Cleveland,
Renaldo Benson
“Trumpet
Voluntary”
performed by Lyn
Larsen
“Burnin’Sky”by
Paul Rogers,
performed by Bad
Company
“Celebrate the
Moment”,“ We’ll
Be Back”,“ The Big
Game”by Joseph
Phillips, Peter J
Lehman
“Through the Hill”
by and performed
by Andy Patridge,
Harold Budd
“Shelter from the
Storm”by and
performed by Bob
Dylan
“The Wrong Come
Up”by Larry
Sanders, Patrick
Pitts, Cedric
Meeks, Bill
Winters, Stan
McKenny,
performed by L V
“Wise Up”by and
performed by
Aimee Mann
sound mixer
제프 웩슬러
re-recording
mixers
폴 매시
더그 M 헴칠
릭 클라인
supervising sound
editors
마이크 윌호이트
윌리 스테이트맨
dialogue editors
댄 A 리치
크리스토퍼 호간
폴 티모시 카딘
개리 문드하임
sound effects
editors
토니 램버티
헥터 기카
존 타이틀
랜디 켈리
ADR
supervising editor:
크리스 자고
editors:
매리 스미스
바바라 보구스키
존 아담스
foley
editors:
크레이그 재거
마크 고든
디노 디무로
consultants
ABC monday night
football:
켄 울프
sports:
톰 조지
bachelor party film:
마크 펠링턴
톰 고라이
technical:
라이 스타인버그
제프리 무래드
stunt
co-ordinator
앨런 그라프
cast
톰 크루즈
Jerry Maguire
쿠바 구딩 주니어
Rod Tidwell
르네 젤웨거
Dorothy Boyd
켈리 프레스턴
Avery Bishop
제프리 오코넬
Frank Cushman
제이 모르
Bob Suger
레지나 킹
Marcee Tidwell
보니 헌트
Laurel Boyd
조나산 립닉키
Ray Boyd
토드 루이즈
Chad, the nanny
마크 펠링턴
Bill Dooler
제레미 수아레즈
Tyson Tidwell
자레드 주심
Dicky Fox
벤자민 킴볼 스미스
Keith Cushman
잉그리드 비어
Anne-Louise
조안 웨너
Scully
나다 데스포토비치
Wendy
알렉산드라 벤포스
Bobbi Fallon
아리스 스피어스
Tee Pee
켈리 코필드
Jan
알리스 크로우
Alice
라리나 아담슨
위니 홀즈만
다이아나 조단
수잔 노플릿
수잔 핑글턴
차-차 샌도발
힌든 월치
women’s group
members
글렌 프레이
Dennis Wilburn
도날 로그
Rick(junior agent)
톰 갤럽
Ben
보몽 바공
Cleo
리자 암스테르담
Patricia Logan
안젤라 고이사이스
Kathy Sanders
레슬리 웁슨
flight attendant
릭 존슨
John Swenson
라이트필드 루이스
room service waiter
제리 캔트렐
Jesus of CopyMat
토니 허스
Steve Remo
드레이크 벨
Jesse Remo
크리스틴 카바노프
Mrs Remo
러셀 룬데이
doctor
에릭 스톨츠
Ethan Valhere
라몽 존슨
weepy athlete
브렌트 배리
Calvin Nack
로드 테이트
‘Baja’Brunard
찰리 크로닌
테오 그린리
hootie fans
대니 리머
sad autograph boy
마이클 제임스 존슨
Clark Hodd
조단 로스
Art Stallings
브랜든 크리스티안슨
young golfer
제리 지스머
trainer
커스텐 크루에거
draft reporter
샤논 손튼
pressbox columnist
루이스 다미안
지저스 알베르토
구즈만
주안 아놀도 모랄레스
알베르토 알파보
Mariachi band
안드레아 페렐
안소니 나탈
couple in elivator
데이빗 어신
general manager
토마스 J 라일리
reverend
리건 고메즈-프레스턴
Tidwell’s cousin
짐 모파트
레오 직
클레어 비비
NFL guests
스탠리 세섬스
shower man
게일 힐만
locker room athlete
헤더 체니
데니스 피체랄드
idealized kissing
couple
루시 알렉시스 리우
스테파니 퍼스트
저스트나 베일
샘 스미스
이바나 마리나
리사 로톤디
리사 스탈
에밀리 프록터
애머릴리스 보레즈
스테이시 윌리암스
로렌 파커
리사 앤 해들리
킴벌리 칼리
알리슨 아미테이지
레베카 리그
골드 스타저
former girlfriends
로이 화이어스톤
알 마이클스
단 디도르프
프랭크 지포드
멜 키퍼
제프 루리
드류 로젠하우스
리치 코티트
팀 맥도날드
마이크 티리코
웨인 폰츠
에벨린 폰츠
마이크 화이트
조니 모튼
릭 미러
드류 브레드소
롭 무어
키-저인 카터
허먼 무어
아트 몽크
트로이 에이크만
카타린 위트
딘 비아서치
워렌 문
케리 콜린스
에기카 소지
톰 프렌드
달라스 맬로이
짐 이르세이
멕 이르세이
themselves
139분
미국 1996년 제작
232 KINO April 1997
맥과이어 역은 원래 톰 크루즈 것이
아니었다(카메론 크로우가 희망한 것은
톰 행크스였다). 그러나 그의 흠잡을 데
없는 스크린 페르소나는 제리 맥과이어
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거기다 초조
하게 감정을 억누르는, 그의 연기의 트
레이드마크인 불안한 태도는 특유의 단
정하고 순진한 이미지와 결합, 계산 밖
의 여운까지 자아낸다. 제리가 도로시와
로드 티드웰, 로드의 아내 마시와 밖에
서 식사를 할 때, 두 사람 앞에서 노골적
인 애정 표현을 주고받는 로드와 마시를
보고‘우리도 한번’하는 듯이 도로시의
손과 이마에 입을 맞추는 장면은 정말
귀여웠다. 손과 이마라니! 영화 초반도
아니고. 제리 맥과이어는 매끄럽고 도도
한, 그러면서 원하는 것은 모두 얻는 전
형적인 톰 크루즈다. 그러나 영화가 진
행될수록 그런 표피는 한겹씩 벗겨져 나
간다.
하나 둘 고객이 떨어져 나가고 연봉
협상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제리 맥과
이어는 마치 90년대의 윌리 로만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고 스포츠
계의 탐욕에 대한 앞서의 냉소적 비판은
해피 엔딩으로 모두 희석돼버린다. 전에
는 친구였지만 이제는 맥과이어의 고객
들을 챙기느라 바쁜 밥 슈가는“이건 비
즈니스야”라고 말한다. 월트디즈니의
최고경영자 마이클 아이즈너가 직원들
에게 비즈니스 윤리를 촉구한 것이 <제
리 맥과이어>의 영향인 것 같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를 보면 카메론 크로우가 표
적으로 삼은 것은 에이전트가 지배하는
또 다른 집단 헐리우드가 분명한 것 같
다. 제리는 로드가 아메리칸 풋볼에 대
한 순수한 열정이 아닌 돈 때문에 뛰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로드는 어쨌든 결정
적인 터치다운으로 바라던 거액의 계약
을 성취한다. 제리는 그의 1천 1백 2십
만 달러 중 상당 퍼센트를 챙기게 되었
다. 결국 제리의 인간적인 고객 관리법
은 돈벌이도 된다는 얘기다.
JOHN WRATHAL
SIGHT & SOUND
〈제리 맥과이어〉톰 크루즈
조강지처 클럽
The First Wives Club
휴 윌슨 감독
distributor
UIP 코리아
production
company
파라마운트 픽처스
executive
producers
에즈라 스워들로우
아담 슈로더
producer
스코트 루딘
co-producer
토마스 임페라토
associate
producers
크레이그 페리
헤더 닐리
노아 액커만
production
co-ordinator
레이 앤젤릭
production
manager
에즈라 스워들로우
location manager
조셉 E 이베르티
post-production
supervisor
토드 스코트 브로디
assistant directors
마이클 E 스틸
줄리 A 블룸
script supervisor
샤리 카펜터
casting
헨 스타저
voice:
데이빗 크레이머
screenplay
로버트 할링
based on the novel
by
올리비아 골드스미스
director of
photography
도날드 쏘린
camera operator
로브 한
visual effects
VIFX 사
special effects
co-ordinator:
맷 보겔
editors
존 블룸
associate:
안토니아 반 드림멜렌
production
designer
피터 라킨
art director
찰스 빌
set decorator
레슬리 E 롤린스
scenic artists
마이클 잔스키
스탠리 패세이
브라이언 매닌
storyboard artists
브릭 메이슨
로렌조 콘테사
costume designer
테오니 V 알드레지
costume
supervisors
men:
마이클 애드킨스
women:
하첼 테일러
wardrobe
additional:
로질리 A 웰스
hairstylists
알란 단제리오
additional:
프란체스카 파리스
make-up artists
베르나데트 마주르
additional:
펠리스 다이아먼드
opticals
더 이펙츠 하우스 사
title design
발스메이어 앤
에버렛 사
music/musin
supervisor
마크 샤이먼
orchestra
conductor
아티 케인
orchestrations
제프 앳마지언
프랭크 베넷
브래드 덱터
팻 러스
지미 비비노
music editor
닉 래트너
music
recordist/mixer
데니스 샌즈
songs
“Wives and Lovers”
by Hal David, Burt
Bacharach,
performed by
Dionne Warwick
“A Beautiful
Morning”by
Edward Brigati,
Felix Cavaliere,
performed by The
Rascals
“Over and Over”
by Robert Byrd,
performed by Puff
Johnson
“Piece of My
Heart”by Jerry
Ragovoy, Bert
Berns, performed
by Diana King
“Game of Love”by
performed by
Brownstone
“Love Is On the
Way”performed by
Billy Porter
“Sisters Are Doin’
It for Themselves”
performed by
Eurithmics
“Think”by Aretha
Franklin, Ted
White, performed
by Aretha Franklin
“Heartbreak Road”
performed by
Dianne Farris
“I Will Survive”by
Dino Ferakis,
Freddie Perren,
performed by
Chantay Savage
“Moving On Up”
performed by M
People
“I’m Still
Standing”
performed by
Martha Wash
“You Don’t Own
Me”by John
Mandara, David
White, performed
by Bette Midler,
Diane Keaton,
Goldie Hawn
choreography
팻 버치
sound mixer
피터 컬랜드
re-recording
engineer
리 디히터
supervising sound
editor
모리스 쉘
sound editors
로라 치비엘로
리차드 치리치오네
에이탄 머스키
ADR
supervising editor:
제인 맥컬리
editor:
켄튼 제이컵
foley
artists:
브라이언 반초
낸시 카브레라
editors:
스튜어트 스탠리
브루스 키츠메이어
engineer:
조지 라라
technical
consultant
저스틴 렌달
stunt co-ordinator
잭 길
animals provided
by
애니멀 액터즈 사
trainer
스티브 맥콜리프
cast
골디 혼
Elise Elliot
Atchison
베트 미들러
Brenda Morelli
Cushman
다이안 키튼
Annie MacDuggan
Paradise
매기 스미스
Gunilla Garson
Goldberg
댄 헤다야
Morty Cushman
스토커드 채닝
Cynthia Swann
Griffin
빅터 가버
Bill Atchison
스티븐 콜린스
Aaron Paradise
엘리자베스 버클리
Phoebe LaVelle
마시아 게이 하든
Dr Leslie Rosen
사라 제시카 파커
Shelly Stewart
브론슨 핀처트
Duarto Feliz
제니퍼 던다스
Chris Paradise
에일린 헥커트
Catherine
MacDuggan
필립 보스코
Uncle Carmine
로브 라이너
Dr Morris
Packman
제임스 노튼
Gil Griffin
아리 그린버그
Jason Cushman
에이다 리네어즈
Teresa
이바나 트럼프
글로리아 스테이넘
에드워드 I 콕
케이티 리 기포드
themselves
헤더 로클라
the 2nd Mrs Griffin
크리스토퍼 버지
auctioneer
스티븐 펄만
Mr Christian
J 스미스-카메론
Ms Sullivan
월터 바비
케이트 버튼
couple in bed
그렉 에델만
Mark Loest
마크 넬슨
Eric Loest
하쉬 네이야
Mohammed
수 시먼스
newscaster
티모시 올리펀트
Brett Artounian
에드워드 히버트
Maurice
테레사 디프리스트
hostess
조니 산체스
busboy
J K 시먼스
federal marshall
스티븐 멘딜로
federal marshall
로벤 모스
Karen
피터 프리쳇
Broadway director
마크 퍼먼
the cantor
호르헤 블라초스
waiter
아만드 다한
contractor
리아 드 라리아
Elise’s fan
데브라 몽크
jilted lover
제니퍼 램
Chris’friend
미셀 브릴리언트
young Brenda
다이나 스파이비
young Elise
애드리아 테너
young Annie
줄리에라 디스테파노
young Cynthia
폴 헥트
앤 슈롭샤이어
c
KINO April 1997 233
뉴욕, 1969년. 애니, 브렌다, 신시아, 엘리
스, 이 네명의 대학 친구들은 그들의 졸업을
만끽하며 장래에 친구로 계속 남을 것을 약속
한다. 그리고 현재. 신시아는 남편으로부터
버림받고, 남편은 훨씬 어린 여인과의 결혼으
로 신문기사를 장식한다. 그녀는 세명의 옛친
구들에게 작별 카드를 보낸 후 맨하탄의 자신
의 아파트 발코니에서 뛰어내린다. 그녀의 장
례식에서 애니와 브렌다, 엘리스(이제는 헐
리우드 스타인)는 오랜만에 만나게 된다. 그
들은 점심식사를 하며 지난 결혼생활 동안 혹
사당해왔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공감한다.
애니는 아직 이혼하지는 않았지만 별거중이
고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 그리고 브렌다
와 엘리스는 젊은 여자 때문에 남편에게 버림
받은 처지. 신시아의 작별 카드가 도착하자
이 삼총사는 신시아의 자살과 자신들의 상황
을 연결시키고 전남편들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애니는 처음에 이 일을 내
키지 않아하지만, 남편 아론이 자신의 정신상
담의사와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조강지처 클럽’에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이리하여 세 여성의 행동 개시. 엘리스는
남편 빌과 공동소유로 되어 있는 호사품들을
착착 회수해다가 애니에게 1달러에 넘겨준
다. 애니는 그 물건들을 경매에 부친다. 경매
장소에서 브렌다의 남편 모티의 젊은 정부인
쉘리는 조강지처 클럽의 협조자에 의해 부추
겨져 엄청난 금액에 물건들을 구입하고 애니
는 그 수입으로 남편 아론의 회사의 경영
권 지분을 사들인다. 브렌다는 갱스터인 카마
인 삼촌이 귀뜸해준 대로 모티의 사업에 불법
자금이 개입했다는 증거로 이중장부를 찾는
다. 엘리스는 빌의 새 여자친구가 미성년자임
을 밝혀낸다.
현명하고 대단한 아내들의 요구로 세 남편
들은 여성 구조 센터 건립기금을 마련한다.
여성 구조 센터 오프닝 파티에서 브렌다와 모
티는 화해하고, 애니는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
는 독신자로 남는다. 엘리스는 그녀의 새로운
브로드웨이 연극에서 새 남자친구를 갖게 될
것 같다. 세 여자는 60년대 젊었던 시절에 자
신들이 가장 좋아하던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거리를 춤추며 걸어간다.
디온 워윅의 주부 찬가「부인들과 연인
들」의 사운드트랙 위에 리히텐슈타인
스타일의 팝 아트적 주부 초상화 행렬이
펼쳐지는 <조강지처 클럽>의 타이틀 시
퀀스는 사뭇 군침이 도는 것이다. 굳이
떠올리자면 이른바 아이러니와 성정치
적 인식을 통해 긍정적으로 전개되었던
알모도바르의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타이틀 시퀀스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 그러한 예상은
빗나간다. 여기서는 극소량의 페미니즘
만이 가미된 성전쟁의 익살극이 펼쳐지
기 때문이다. 섹시스트적 사시에 대항하
는, 약간의 날카로운 풍자가 있긴 하지
만 이 영화의 가장 큰 웃음은 이미 40년
전에 루실 볼이 TV에서 훨씬 훌륭하게
해냈던 슬랩스틱 코미디를 바탕으로 한
다. 여자를 구박하던 남자들이 오히려
그 여자들로부터 당하게 되는 복수극은
코미디에 더없이 적당한 주제이지만, 이
미 <나인 투 파이브>와 수잔 세이들먼의
<작은 악마>, TV 시트콤「시빌」이 흥미
롭게 거쳐온 것이다. 특히「시빌」에서
크리스틴 배랜스키가 딕에게 퍼붓는 박
해는 복수극으로 본다면 걸작이라 할 만
하다. 하지만 <조강지처 클럽>은 이러한
텍스트들에서 보이는‘강렬함’이 부족
한 영화다.
<조강지처 클럽>의 부드러움은 부분
적으로는 중산층의 사치스러움에서 기
인하여 우리로 하여금 주인공들을 불쌍
히 여기지 못하게 만든다(그들은 부당
한 대우를 받은 부인들일지는 몰라도 뉴
욕 부호들의 보호막 안에 있는 부인들인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 이 부드러움
은 사건들을 피해가기도 전에 대담한 내
러티브를 전개하는 방식에서 나온다. 예
를 들어 애니의 딸 크리스는 레즈비언이
며, 그녀를 복수 음모에 가담시키려고
세명의 조강지처들이 게이 클럽을 방문
하는 데 필요한 디테일이기도 하다. 이
장면은 아마도 헐리우드의 메이저 코미
디로는 처음 선보이는 장면일 테지만 정
작 하위 문화의 디테일로서는 정확하지
못하며(가죽옷 입은 레즈비언들이 엠
피플의 노래에 맞춰 춤춘다고? 설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가장 웃
기는 대사를 포함한다. 브렌다가 바에서
울고 있는 레즈비언을 위로하면서 자신
의 연인도 떠나갔다며 모티의 사진을 보
여주자 여기에 감탄할 만한 대답이 나온
다.“ 이 여자, 부치(butch)야.”자유주의
적인 의도임이 분명한 게이 클럽 장면과
놀랄 만큼 담담하게 크리스를 그려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동성애를 영화
에 소개하는 정치적 의도는 보수적이다.
무언가를 분명히 보여준다는 것은 동시
에 거리감(결국‘저들만 그렇지 우리는
아니다’라는 의도)도 제공하며, 결과적
으로는 세명의 주인공 중에서 누군가가
이성애를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차
단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할링의 가
장 큰 성공작이 바로 여성 스타들의 축
제인 <철목련>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조강지처 클럽>과 <철목련>은 조
금은 감상적인 여성 스타들에 대한 탐닉
뿐 아니라 씁쓸한 심각함을 내포하는 주
제를 달콤한 보편성으로 얼버무리는 점
에서도 유사하다. 영화의 도입부 15분
은 자살과 장례식이지만, 이 영화의 줄
거리는 주로 배신, 집착, 그리고 보복에
관련해 거의 모든 코미디를 끌어낸다.
그러나 이 영화 전반을 감싸고 있는 유
쾌한 센티멘탈리즘은 도피적인 뮤지컬
피날레에서 명백히 절정에 이른다. 가정
내의 폭력이 존재하는 현실을 알고 있으
면서, 세명의 여자가 서로 때리는 면전
에 웃으라고 초대하는 이 영화의 혼란을
우리는 대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
까? 그 대답은, 아마도 이런 의문들을
모두 무시하고 그저 카리스마를 즐기라
는 뜻이리라. 베트 미들러는 확실히 뛰
어나게 호전적인 브렌다를 보여주었고,
골디 혼이 연기한 엘리스는 쇼비즈니스
의 착취에 대한 분노를 미스 피기의 놀
랄 만한 오만함으로 표현해냈다(그러나
슬프게도 다이안 키튼은 대부분 애니의
쇳소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단편적인 즐거움들이 시종일관 삐걱거
리는 모순으로부터 영화를 구제해줄 수
있을 만큼 충분한지는 관객이 결정할 것
이지만.
ANDY MEDHURST
SIGHT & SOUND
〈조강지처 클럽〉골디 혼, 다이안 키튼, 베트 미들러
첼시아 알트만
에릭 마틴 브라운
Cast of‘ A Certain
Age’
낸시 티코틴
록산느 발로우
에이미 헤긴스
Dancers
102분
미국 1996년 제작
c
지상만가
김희철 감독
배급/제작
(주) 씨네텍
제공
GTV
기획
영화발전소
프로듀서
윤진선
조감독
김충국
연출부
안진우
문현석
이선혜
강병훈
스크립터
김재영
각본
강제규
촬영감독
박희주
촬영부
최지열
최덕규
이상도
김정균
스테디캠
여경보
강민수
모션콘트롤 카메라
미디아트
조명감독
신준하
조명부
양승규
박효훈
김경선
이윤원
신동아
이동희
음악
이동준
편집
박곡지
동시녹음
유대현
녹음부
진광호
녹음
리드사운드
특수효과
정도안
정선일
미술
오상만
아트 디렉터
이경
컴퓨터영상디렉터
김석규
소품
이용승
윤일랑
분장
윤예령
장윤정
이선미
박지연
의상
박신연
강국희
채경화
미용
이명화
김정임
전세원
사진
장미훈
박정아
악기레슨 및 자문
구경은
박미희
박미경
운송
이근중
보조출연
예인
메이킹필름
박제현
박성균
현상
영화진흥공사
제작부장
홍순우
제작부
이성훈
제작지원
이호성
전윤수
강주현
윤종흠
김광섭
진교창
노래
승초훈
스턴트
카 스턴트팀 김성복
특수장비
영상시대
발전차
서지현
마케팅실장
전은영
디자인
이상윤
홍보
(주)CMS
출연
신현준
광수
이병헌
종만
정선경
세희
김여경
수영
최학락
형사(장현)
김일우
호프집 주인
김세윤
지혜
한성식
비디오가게 주인
박동현
경찰간부(수빈)
이범수
표상용
김은실
박재현
호프집 종업원
주리혜
요정마담
홍석연
마담의 하수인
곽만용
광수 부
김유성
광수 모
송호섭
광석
김동찬
아버지의 불륜을 목도한 어머니를 아버지가
죽이고, 그 아버지를 형인 광석이 죽이고, 광
석은 미쳐버렸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부
모의 죽음 이후로 형과 함께 살아온 광수는
광석마저 죽어버리자 갈 곳을 잃고 술에 취해
거리를 방황한다. 아버지가 무명의 엑스트라
였던 종만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아 아
버지의 묘소에 바치는 것이 꿈이다. 어머니를
닮은 멕 라이언과 헐리우드에서 공연하는 것
이 필생의 소원인 종만은 웨이터로 일하면서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의 시놉시스를 헐리
우드의 메이저 회사들에게 계속 팩스로 보낸
다. 종만은 그 시놉시스가 채택되어 자신과
멕 라이언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를 바란다. 광
수는 어느 악기점에 들어가 갑자기『월광 소
나타』를 연주하고 나오는데, 이를 악기점 점
원인 세희가 유심히 지켜본다. 우연히 종만이
일하는 호프집에 들르게 된 광수는 경찰인 장
현에게 재수없게 걸려 살인혐의를 뒤집어 쓰
게 된다. 종만은 경찰에게 잡혀간 광수가 미
처 챙기지 못한 가방 안에 일기와 악보들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악보를 통해 광수의 재
능을 알게 된 종만은 자신이 장차 만들 영화
의사운드트랙을광수에게맡기기로결심한다.
장현으로부터 빠져나온 광수는 종만을 찾
아가 자신의 악보를 달라고 한다. 종만은 광
수에게 잘해주고 두 사람 사이에는 우정이 싹
튼다. 한편 광수는 악기점으로 찾아가 세희와
만나고,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싹튼다. 광
수가 살인혐의때문에 취조를 받다가 탈출한
사건이 방송되나 종만과 세희는 모두 광수의
무죄를 믿는다. 경찰들이 광수와 함께 머물고
있는 종만의 집에까지 들이닥치자 종만은 광
수와 그들만의 은닉처로 간다. 미국의 영화사
로부터 종만의 시놉시스가 마음에 들었다는
것과 종만의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보고 싶다
는 팩스가 온다. 종만은 미국의 영화사에 자
신의 출연작을 보내기 위해 어떤 영화에 출연
하게 되는데 스턴트맨도 없이 옥상에서 떨어
지는 연기를 하다가 잘못 떨어져 크게 다쳐
죽는다. 그리고 광수는 결국 경찰들에게 잡혀
사형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세희의 노력으로
광수의 음악이 방송을 타게되고, 한편으로는
수사가 진전되어 광수의 살인혐의가 풀리게
된다. 낙엽이 흩날리는 어느날, 광수는 감옥
에서 풀려나와 세희와의 사랑을 확인한다.
<지상만가>는 이미 <은행나무 침대>로
성공한 이후‘새로운 방법’으로 시스템
영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영화발전소
의 두번째 기획작품이다. 흥행에 성공한
전작 <은행나무 침대>의 주요 스탭들이
대부분 재투입된 <지상만가>의 시나리
오는 <은행나무 침대>의 시나리오 작가
이자 감독인 강제규 감독이 맡았다. 영
화주간지를 통한 1년 동안의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불러일으킨 기대 속에 등장
한, ‘땅 위에 가득히 울려퍼질 노래’라
는 뜻의 조어를 제목으로 정한 <지상만
가>는 <은행나무 침대>의 성공과 한국에
서의 영화집단의 성립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강제규 감독은 그간 시나리오 작가로
서 명성을 닦은 작품들(<누가 용의 발톱
을 보았는가>,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장미의 나날>, <게임의 법칙>에서 <은
행나무 침대>에 이르기까지)과는 아주
다른 전략으로 <지상만가>의 시나리오
를 완성시켰는데, 그것은 내러티브의 분
산과 논리의 부재와 80년대 헐리우드
아이콘(들과 부분적으로는 홍콩영화의
아이코노그래피들)의 90년대 한국에로
의 이식 속에 드러나는 허점으로 축약될
수 있다. <은행나무 침대>는 장르 컨벤
션과 환타지, 아이디어와 단순한 기본
구조 위에 세워진 추적극이다. ‘고양이
와 쥐’의 고전적인 기본 플롯을 따른
‘천년을 넘나드는 사랑’에서 테크놀로
지와 멜러드라마의 컨벤션으로 영화의
약점을 은폐한 것은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지상만가>는 관객과
의 기본 약속까지도 어겨가는 논리의 부
재들의 나열로 일관한다. 여기서의 논리
의 부재는‘논리야 놀자’수준에서 따져
보는 논리의 유추 속에서 귀결점을 잘못
찾아가는 논리적인 오류를 의미하는 것
이 아니다. 그저 단순한 인과관계의 규
칙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
러티브의 일관성과 규칙을 벗어나면서
모든 픽션의 서술 구조의 기본틀을 파괴
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이를
테면 경찰들이 광수의 몸을 수색하기도
전에, 증거물도 없이, 호프집의 광수를
체포하게 된 경위는 무엇인가, 어떻게
광수는 종만의 집을 느닷없이 찾아와 악
보를 요구하게 되었는가, 세희는 어떻게
광수의 이름을 알게 되었는가, 경찰들은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광수와 종만의 은
닉처를 알게 되었는가, 세희는 또 어떻
게 종만의 죽음을 알고, 종만의 뼛가루
가 든 상자를 들고 감옥의 광수에게 찾
아가게 되었는가, 장현의 사건은 어떻게
해결되었는가 등등이다). 이 반복되는
비약과 생략 속에 관객은 거의 모든 장
면에서 전지전능한 신을 보게 된다(고
대극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x ex
Machina)조차 극의 중간에 개입하지는
않는다. 단지 극작가나 연출가가 해결하
지 못하는 결말부에 나타나 모든 사건을
교통정리할 뿐이다). <지상만가>는 오로
지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의 머리 속에서
점진적인 진행을 이어나가고 있을 뿐 그
것을 관객들과 공유하지는 않는다. 문제
는 단순하지만 심각하다. 이야기가 너무
뻔하거나, 아니면 너무 엉킨 것이다.
<지상만가>는 <은행나무 침대>와 똑
같은 구조이면서 다르다. 그 차이와 반
복의 경로를 따라가는 것은 실패와 성공
에 대한 교훈이 될 것이다. 최근 주목받
는 두명의 텔레비전 스타(신현준이 스
타의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장군의 아들>
이 아니라 텔레비전 드라마「1.5」이다)
를 기용하면서 채택한 것은 두 젊음이의
삶의 궤적을 그려내는 버디 무비의 형식
이다. 그러나 이 두‘버디’인 종만과 광
수의 성격구현 방식은 도리어 개별적인
‘인간시대’의 틀안에 머무르면서 영화
의 컨텍스트들에 대한 단서들을 제공한
다. 멕 라이언을 좋아하고 헐리우드에서
의 스타덤을 꿈꾸는 종만이 비디오가게
주인과 벌이는 영화제목 말하기 게임이
나 헐리우드의 유명 영화들의 등장인물
흉내는 80년대의 헐리우드 키드의 아이
콘이며, 결코 90년대의 세대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그것은 이상하
게도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가 걸어온
길의 반영으로 보이고, 한편으로는 노스
탤지어로 비춰지면서 <지상만가>가 지
탱해온 영화에 대한 사고틀의 기본 골격
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만 역을
맡은 이병헌의 대사처리는 극히 연극적
인 방백의 형태로 일관되어 마치 모노드
라마의 부분을 삽입시킨 것으로 보인다.
불운한 가족사 속에서 뜻밖의 음악적 재
능으로 천재로‘발견’되어지는 광수는
이 영화의 모든 논리적 비약을 한몸에
담고 있는 인물이다. 종만의 죽음에 이
르는 추락씬과 인터컷팅되어 등장하는
광수의 작곡장면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
는 소아기적 낭만과 천재적 영감에 대한
허상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결국
허울만 좋은 버디 무비의 틀 안에서 감
독도 연기자들도 모두 방향성을 상실하
고 계속되는 점프컷들 안에서 추락을 거
듭하다가 착륙지점을 놓치고 말았다.
영화발전소는 한편의 영화의 기획으
로부터 완성에 이르는 전과정을 통제하
고 자체 내에서 모든 인력을 동원하는
시스템을 등장시켰다. 그런 맥락에서
90년대 한국영화의 산업적 연전연패 속
에서 <은행나무 침대>가 거두어낸 작은
성과는 동반자였던 신씨네의 SFX 컴퓨
터 그래픽에 대한 수많은 시행착오 끝의
결실과 함께 새로운 한국영화의 개념을
제시하였다(<지상만가>에서도 컴퓨터
그래픽과 모션 콘트롤 카메라의 사용으
로 화면의 또 다른 미학의 구축을 시도
했다). 그러나 미장센 대신에 캐릭터를
택했다고 말한 바 있던 김희철 감독이
무엇보다도 포기하고 들어간 부분은 내
러티브였고, 이것은 이미 영화발전소의
‘첫번째 걸음’인 시나리오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방대한 홍보비와 그간의 명성에도 불구
하고 영화발전소는 두번째 작품에서 가
장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실패
를 맞이하였다. 관객과의 전면전이 되었
어야 할 영화가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의 통로를 차단시킨 상태로 등장하여 맞
이할 수 있는 예상경로를 그대로 따르게
될 <지상만가> 앞에서 읍소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글 김미영 기자
KINO
234 KINO April 1997
어린 광석
류세호
어린 광수
남명렬
감독
김철홍
조감독
김희철
주연배우
최흥일
낙원상가 악기점 주인
김상환
피아노 교습소 선생
김광섭
호프집 단골
하디솜
악기점 아르바이트
전기광
유인상
부하형사
김윤종
의사
정지연
박지영
간호원
이희연
광수 부의 정부
서광재
전훈
PD
Den Edit
영어 강사
박봉미
옷가게 점원
김희
김재선
윤종섭
주민들
구경은
박미희
박미경
김호경
박월남
이지은
악기연주자들
김수현
라디오 아나운서
이은미
FM DJ
90분 56초
한국 1996년 제작
〈지상만가〉이병헌, 신현준
c
KINO April 1997 235
1986년,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중국을 떠나
홍콩에 온 여소군. 윌리엄 홀덴을 현실의 남
자로 여기고 살아가는 고모의 집에 얹혀 지내
며 닭집에서 일하게 된 소군은 고향에 두고
온 약혼녀 소정에게 편지를 쓰면서 낯선 홍콩
에 적응해간다. 맥도날드에서 소군은 점원으
로 일하는 이요를 만난다. 광동어를 잘하고
영어도 하는 이요는 광동어도 영어도 서툰 소
군이 중국에서 왔다는 것을 금방 알아채고 영
어학원을 소개시켜준다. 영어학원의 청소와
학생 소개, 꽃가게 점원 등을 하면서 악착같
이 돈을 버는 이요. 소군은 이요의 꽃배달을
돕기도 하고, 이요를 통해서 은행 현금카드와
호출기 등을 접하고, 이요를 태우고 홍콩 거
리를 달리면서 홍콩 생활에 익숙해져간다.
섣달 그뭄날, 이요는 중국 가수 등려군의
테이프와 브로마이드를 파는 노점을 벌리고,
소군과 함께 팔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빚
을 지게 된다. 소군은 이요가 중국 사람이라
는 것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그날 밤을 함께
보낸 후 함께 여관을 드나드는 사이가 되지만
서로 친구라고만 생각한다. 소군은 소정에게
예전과 같이 편지를 쓰지 못한다.
1987년, 이요는 주식 투자로 한때 돈을 벌
기도 했지만 은행잔고가 거의 바닥나고 빚마
저 지게 되자 안마소에 나간다. 소군은 소정
의 생일 선물을 대신 골라준 이요에게 똑같은
선물을 한다.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던 이요
는 순박하기만 한 소군에게 서로의 꿈이 다르
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소군을 떠나버린다. 이
요의 꿈은 남들이 인정할 만큼 돈을 많이 버
는 것이고, 소군의 꿈은 중국에서 소정을 데
려와 결혼하는 일이다. 이요는 안마소의 손님
인 흑사회 두목 표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1990년 겨울, 소군은 소정과의 결혼식에
서 지금은 표와 함께 살고 있는 이요를 다시
만난다. 이요는 부동산업, 웨딩드레스 가게,
꽃집 등을 경영하게 되고 소군은 승진하고 집
을 사고 안정된 삶을 꾸려나간다. 두 사람은
각자의 꿈을 이룬 후에야 비로소 서로에 대한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한다. 등려군을
길에서 만나던 날, 예전에 함께 찾았던 여관
방에 가서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은 자신들이
사실은 실패했으며, 이제 헤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표와 헤어지려던 이요
는 도피길에 올라야 하는 표를 버리지 못하고
따라가고, 남겨진 소군은 소정에게 사실을 고
백한 후 먼저 떠난 삼촌을 따라 뉴욕으로 떠
난다.
1993년 뉴욕, 중국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소군. 표와 이요도 떠돌던 생활을 청산하고
이 곳에 정착하고자 한다. 그러나 집을 알아
보러 다니던 날, 표는 거리의 부랑아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불법체류자로 몰려 공항으로
강제 이송되던 이요는 길에서 자건거를 타고
가는 소군의 뒷모습을 보고 무작정 그를 쫓아
간다. 그러나 러시 아워의 뉴욕 인파 속에서
그를 놓치고 만다.
1995년 5월, 관광 안내인이 된 이요는 고
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등려군의
사망 소식을 접한 이요는 차이나타운의 한 전
파상 TV 앞에서 운명에 이끌린 듯 소군과 재
회한다.
1996년, 홍콩행 열차에서 뒷통수를 맞대
고 졸다가 황급히 내리는 두 사람. 서로는 상
대방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여소군과 이요
이다.
홍콩의 중국 반환 5개월 전에 만나게 된
홍콩영화 <첨밀밀>. 중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홍콩으로 와 중국인 속에서 이방인
이 된 두 중국인 남녀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의 홍콩이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는 우리에게 홍콩이 느와르와 무협
과 과장된 코미디의 배경으로 익숙해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첨밀밀>은 영화를
위해 소용되는 배경으로서가 아니라 영
화에 의미를 부여하는 적극적인 요소로
서의 홍콩을 멜러드라마 속에서 사고해
내고자 시도하고 있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두개의 중국 사이에서 중국의 감성을 통
해 보여지는 홍콩과 그 홍콩을 통해 드
러나는 중국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은 아주 색다른 체험이다. 주인공 이요
와 소군은 80년대 홍콩으로 들어가 홍
콩에 적응하면서, 홍콩과 중국의 다른
문화를 하나하나 속삭거린다. 가수 등려
군과 푸대자루로 만든 가방과 자전거는
홍콩에서 중국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것
이며, 맥도날드와 은행 현금카드와 영어
학원은 중국인에게 홍콩의 것으로 받아
들여지는 것이라고. 그리고 영화는 그
것이 홍콩의 것이라기 보다는 서양의 것
이며, 중국인이 홍콩으로 가듯 홍콩 사
람들이 외국으로 가길 원하는 마음을
10년 동안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두 남녀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그저 소
박하게 가정과 안정된 삶을 꾸리는 것이
꿈인 소군에게나 남보란 듯이 살아보고
싶은 이요에게나 홍콩은 꿈을 이루기 위
한 출구이다. 홍콩에 재빨리 적응해낸
이요는 미키마우스 티셔츠를 입고, 미키
마우스 악세사리를 가지고 있고, 이요의
차 백미러에 매달린 미키마우스는 홍콩
거리를 담은 카메라의 중심에서 흔들거
리고 있다. 꿈을 이룬 사람들에게 이미
무의미해진 꿈은 다시금 그들을 다른 땅
(뉴욕)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곳에서 자신들의 것(등려군)을 통해 다
시 만난다. <첨밀밀>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국과 홍콩과 서양을 엮어내면서
보편적인 의미에서의 이민자 이야기로
확대된다(세계 어느 곳에나 차이나타운
을 만들고 있는 화교 인구를 생각한다면
중국인에게 일반화된 이방인의 감성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다른 의미에서 <첨밀밀>은 도시 이야
기이며, 과거(추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멜러 드라마에 엮인 두 주인공 외에 서
양인으로 홍콩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술
에 절어 사는 영어 강사, 그의 연인이며
에이즈에 걸린 동남아 출신 창녀, 흑사
회 보스인 표 등 주변인물들은 모두 홍
콩의 서로 다르지만 하나로 통하는 정서
를 각각 담보하고 있다. 그것은 모두 희
망과 거리가 먼 것이다. 도시가 아닌 곳
에서 온 두 남녀들이 도시 속에서 호흡
하면서 겪어낸 인생 역정 역시 점점 희
망을 잃어가는 시간이었다. 이 이야기들
은 시간 순으로 단락을 나누어온 영화의
최종 시점인 1995년을 기점으로 모두
과거의 추억이 된다.
홍콩에서 태어나 태국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18세부터 3년간 미국에서 살다
가 홍콩에 돌아와 영화를 만든 후 이제
다시 몇년간 미국에서 살 계획인 진가신
감독에게 있어 <첨밀밀>은 자신이 홍콩
에서 보낸 10년간을 정리하는 작품이
며, 마지막으로 만드는‘홍콩영화’이기
도 하다. 그래서인지 진가신 감독은 <첨
밀밀>을 홍콩에서의 과거로부터 외국에
서의 현재로 채우면서, 현재 시점의 홍
콩과 홍콩인의 정체성을 가진 인물에 대
해서는 피해가고 있다. 미래에 대한 생
각 역시 아주 조심스럽고 불분명하게 보
여질 뿐이다(뉴욕에서 이요는 고향으로
돌아 가려고 한다. 그리고 이요에게 한
중국 여행객이“지금은 모두들 돌아가는
분위기야. 고향이 편하지”라고 말한다).
흑백화면의 수미상관으로 두 남녀의
운명적 인연을 강조하는 동시에 러브 스
토리로서의 영화적 정체성을 밝히고 마
감한 <첨밀밀>은 만남과 헤어짐에 관련
된 설정의 작위성과 감정을 재차 부연하
는 지나친 감상주의가 드러나는 영화이
긴 하지만 홍콩 멜러드라마의 일반적 감
정 과잉에 비하면 절제가 돋보이는 영화
이다. 또한 인물들이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색과 맞물림으로써 판에
박힌 진부함을 모면하고 자기 색을 발한
다. 오랫만에 홍콩 영화에 출연한 장만
옥과 <타락천사>에서의 킬러 아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여명의 자연스
럽고 정감 있는 연기 또한 이 영화를 볼
만하게 만들고 있는 요소이다(단단히
한몫 하는 증지위 감독과 카메오로 등장
한 크리스토퍼 도일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홍콩에서 <첨밀밀>은 7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97년
들어 최고의 흥행작이 되었다. 홍콩 반
환을 눈앞에 둔 홍콩인들은 자신들의 지
난 세월을 이 영화처럼 회고하고 있는지
도 모른다.
글 곽신애 기자
KINO
첨밀밀
??????
진가신 감독
배급
모인그룹
수입
서우영화사
출품
골든 하베스트
제작
UFO
기획
종진
프로듀서
진가신
각본
안서
촬영
마초성
크리스토퍼 도일
편집
진기합
광지량
조명
왕혜천
조감독
등한강
미술
해중문
의상
오이로
음악
조중희
삽입곡
“첨밀밀”
인도네시아 민가
“누적소우”
채목아부 곡
“재견! 아적애인”
평미창황 곡
등려군 노래
출연
여명
여소군
장만옥
이요
양공여
방소정
증지위
표형
두가풍
영어 선생님
장동조
요리사
105분
홍콩 1997년 제작
〈첨밀밀〉여명, 장만옥
c
스물여섯의 청년 막동이는 이제 막 제대해 기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달리는
기차 승강구에서 바람을 쐬던 막동이는 미애
의 스카프가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줍고, 미
애에게 추근대는 불량배들을 제지하다가 흠
씬 두들겨맞는다. 제대기념패를 꺼내들고 다
음 역에서 내려 불량배들에게 분풀이를 한 막
동이는 기차를 놓치고 한밤중에 집으로 돌아
온다.
막동이가 돌아온 집은 어느새 신도시가 되
어버린 일산의 언저리이다. 뇌성마비인 큰형,
아버지가 죽은 후 뿔뿔이 흩어진 형제들을 생
각하며 막동이는 작은 식당이라도 차려 온 가
족이 함께 살기를 바란다. 취직자리도 여의치
않은 상태지만 막동이는 미애가 남긴 번호로
계속 미애를 찾는다.
어느 날 우연히 막동이는 미애가 서울 영등
포의 나이트 클럽 무대에서 노래부르는 것을
본다. 스카프를 돌려주려던 막동이는 미애를
통해 배태곤 사장의 주선으로 주차장에 취직
하게 된다. 연민과 애정으로 미애를 지켜보던
막동이는 어느 날 배태곤 휘하의 판수와 부딪
치고, 배태곤은 복합상가 공사허가권을 둘러
싼 골치거리에 막동이를 내세운다. 막동이가
자해한 손가락으로 오사장을 협박해 문제가
잘 해결되자 배태곤은 막동이를 특별대우하
며 자신을 형처럼 여기라 한다.
배태곤은 막동이에게 건달로 시작해 사업
가로 변신을 꿈꾸는 자신의 과거를 보여주고,
배태곤의 여자 미애는 자신의 망가진 삶 틈틈
이 막동이를 원한다. 그녀는 막동이가 갖고
있던 사진 중 큰 나무가 있는 막동이네 집 사
진을 달라고 한다. 그녀와 막동이 사이에는
애틋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한편 배태곤
의 건달 시절‘형님’이었던 김양길이 출소하
고 배태곤의 구역을 침범하기 시작한다. 배태
곤은 정면싸움을 피하지만 점점 곤경에 처하
게 되고 미애로 하여금 검사의 잠자리 시중을
들게 한다. 그날 밤, 미애를 집으로 데려다 준
막동이는 그녀와 사랑을 나눈다.
어머니 생신을 맞아 오랫만에 온 가족이 모
인 자리에서 형제 간에 싸움이 벌어지고, 막
동이는 자신의 가족을 바라본다. 김양길에게
굴욕을 당한 배태곤은 막동이에게 꿈이 뭐냐
고 물으며 자신은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양길의 구역 나이트 클럽
화장실에서 막동이는 김양길을 칼로 찔러 살
해하고, 일산 집에 전화를 걸어 큰형에게 초
록 물고기를 잡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오
열한다. 배태곤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던 복
합상가 재개발 공사장에서 막동이를 죽이고,
미애는 막동이의 죽음을 목격한다.
어느 여름날, 일산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조그만 식당‘큰나무집’에 배태곤과 함께 임
신한 모습의 미애가 들른다. 식사 후 마당의
큰 버드나무를 바라보던 미애는 소스라치게
놀라 자신이 갖고 있던 사진을 찾아내고 울음
을 터뜨린다.
올해 초 <초록 물고기>를 완성, 영화감
독으로 데뷰한 이창동 감독은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소설 쓰던 이창동’과‘감독
이창동’을 무리하게 연결짓지 말아달라
며 소설가로서의 유명세에 대해 고사,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초록
물고기>는‘한국영화계에 리얼리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언론과 비평의 격
찬을 받았으며 꾸준한 흥행호조로 대중
적 성공을 거두었다. 여기까지가 <초록
물고기>를 둘러싼‘바깥’이야기의 대략
이며 그 어느 비평이나 기사를 읽어보아
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합의된’외양과는 달리 그 안
을 들여다보면 <초록 물고기>는 두 가지
모습을 하고 있다. 글쓰기적 상상력을
버리고 영화적 상상력으로 무장하기 위
해 노력했다는 감독의 고백과는 반대로
자신의 80년대적 글쓰기와 깊이 얽혀
있는 모습이 그 하나이며, 다른 하나는
마치 그 고백(글쓰기적 사고와의 결
별?)처럼 카메라의 시선과 인물의 시선
과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자신의 시
선이 벌이는 갈등과 혼란의 줄다리기,
그리고 왠지 모를 이유로 행간이 삭제되
고 축소되어 성급하게 막을 내린 이야기
구조이다. 이 두 모습은 묘하게 서로 맞
닿거나 등을 대고 있으면서 흡사 완성되
지 않은 텍스트처럼 아쉬움을 남긴다.
우리 문학의 상상력이 90년대의 장정
일, 최영미 세대로 이어지기 직전까지
80년대를 보듬어 안았던 소설가 이창동
은 아버지와 아들 세대로 나뉘어 한국
현대사를 반영하는‘가족’이라는 이름
의 무력하고도 끈질긴 테두리와, 도시산
업화의 언저리 삶에 대해 일관된 관심을
보여왔던 중요한 작가였다. 자작 시나리
오인 데뷰작 <초록 물고기>의 이야기 역
시 도시산업화의 뒤안에 선 한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감독의 관심이 과거
의 작가적 연장선을 이탈하지 않았음을
236 KINO April 1997
초록 물고기
이창동 감독
제작
이스트 필름
제작지원/배급
시네마 서비스
기획
명계남
기획실장
이하영
신정원
기획실
오현실
임지우
프로듀서
여균동
각본
이창동
오승욱
촬영
유영길
조명
김동호
동시녹음
이승철(라이브)
미술
주병도
조화성
세트
한솔아트
편집
김현
이혜연
믹싱
영화진흥공사
소품
김찬규
엄현희
의상
김현경
이영주
분장
김석중
정세환
홍석후
헤어
김춘자
특수효과
김태용
사진
임선호
김소현
사진
양유미
제작지휘
이관학
제작부장
양근찬
조감독
오승욱
김기엽
이현하
정진영
단기범
양성보
기록
이미연
수송
신순식
홍보
꼭두

씨네월드
현상/색보정
세방현상소
스테디캠
김석진
박현철
크레인
영상시대
출연
한석규
막동이
심혜진
미애
문성근
배태곤
명계남
김양길
김용만
박과장
이호성
큰형
한선규
둘째형
정진영
세째형
오지혜
순옥
순영순
어머니
차유경
둘째처
박혜숙
세째처
송강호
판수
조민철
동주
박남현
찬종
김남호
남호
권성환
부하 1
김태중
부하 2
황경욱
김양길 부하 1
이정연
단란주점
이승훈
김양길 부하 2
서명석
김양길 부하 3
윤해로
김양길 부하 4
이석우
김양길 부하 5
김상범
김양길 부하 6
최광식
김양길 부하 7
민정진
지배인
권태원
오사장
유연수
집사
이명현
양상무
임문식
불량배 1
조득재
불량배 2
한계상
불량배 3
이해식
교통경찰 1
양근찬
교통경찰 2
이관학
취객
권진원
형사
윤광희
편의점 주인
정지현
캬바레 손님
최민금
식당여주인
김동곤
샌드위치 맨
이소미
수정(아역)
이상현
석이(아역)
114분
한국 1997년 제작
〈초록물고기〉한석규, 순영순
마약 중독자 마크 렌튼은 친구들과 에딘버러
의 지저분한 아파트를 같이 쓰고 있다. 생각
이라곤 없는 식 보이, 착하기만 한 바보 스퍼
드, 그리고 그들 중 한명의 아이를 낳은 알리
슨이 그들이다. 이들이 어울리는 패거리 중엔
헤로인을 하지 않는 건장한 청년으로 애인 리
지에게 빠져 있는 토미와 사이코 벡비가 있
다. 주사가 필요해진 마크는 공급원 스와니를
찾는다. 그러나 도중에 돌연 마약을 끊기로
결심한 그는 채비에 들어간다. 완벽한 준비를
갖추고 마지막으로 할 마약을 구하러 간 그는
황당하게도 주사 대신 좌약을 받는다. 그는
그것을 변소에서 거의 잃어버릴 뻔한다.
마크와 스퍼드는 구직 면접을 보지만, 확실
히 떨어질 방법을 따른다. 마크는 디스코텍에
서 다이앤을 만나 그녀의 집까지 따라간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뜬 그는 놀랍게도 다이앤이
14세의 여학생임을 알게 된다. 한편 리지는
둘이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찍은 비디오를
토미가 팔아버렸다고 생각하고 그를 차버린
보여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카시아
향기로 가득 찼던 일산 대곡리의 너른
들판에 신도시 건설로 대규모 아파트 단
지가 들어선 직후의 어설픈 풍경과, 그
풍경 안에서 한때 그 들판의 주인이었으
나 지금은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바라보
는 막동이의 꿈(작은 식당이라도 경영
하며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은 미애
와의 만남을 통해 막동이가 도착한 영등
포라는 공간과 함께 각각 이야기의 원경
과 근경을 이루고 이 영화의 변두리적
감수성을 구성하고 있다. 가족을 사랑할
줄 알지만 울분을 간직한 인물인 막동이
는 자신의 사랑과 희망과 분노를 위해
자기를 던지는 것밖에는 별다른 방법을
모른다.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와 뇌성마
비인 큰형의 존재 등 불완전한 가족에
대해 가지는 막동이의 결핍감과 애정은
미애와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배태곤에
대한 막동이의 감정에 설득력을 실어주
고 결국 그로 하여금 김양길을 살해하게
하는 이유로 이끌어간다. 즉 <초록 물고
기>의 공간적 배경은 일산과 영등포이
지만, 두 공간을 감싸고 하나로 이어주
는 것은 가족이고 형제이며 막동이가 다
다른 막막한 상실감의 풍경에 다름 아니
다. 그리고 이것은 조직폭력배, 보스의
여자와의 사랑, 의리와 배신 등 자칫 전
형적으로 빠져들 수 있는 <초록 물고기>
의 사건전개와 인물간의 관계를 장르적
관습에서 구해낼 수 있는 내러티브의 중
요한 고리이며, 통속적 요소들을 막동이
라는 인물을 통해 누추하지만 맑은 꿈의
이야기로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의 지점이
며, 이창동 감독의 작가적 통찰력이 빛
을 발하는 포착이며 선택이다.
그러나 정작 영화는 그 선택을 영화
밖으로 반쯤 몰아내버린 모습이다. 시나
리오에서 흘러가고 모이던 가족간의 관
계와 상황에 관한 디테일이 축소되면서
동기와 설득력이 실종되어버린 것이다.
형제들이 받는 초라한 대접에 대한 막동
이의 보호본능과 태도, 미애와의 관계로
인해 배태곤을 떠나기로 마음먹는 막동
이, 그리고 그것을 배태곤이 알게 되는
장면들이 없어짐으로써 주요 사건들은
줄거리를 운반하는 역할만을 하고 있다.
특히 배태곤 휘하의 건달사회(가짜 가
족)에 편입한 막동이의 행보에 대비되
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던, 분노한 둘
째와 세째가 범인을 잘못 알고 어설픈
솜씨로 막동이의 복수를 하는 후반부 씬
이 빠진 까닭에‘진짜 가족’과‘가짜 가
족’사이의 리얼리티의 배반은 이루어
지지 못하고 진짜 가족은 일방적 패자가
된 셈이며, 성급하게 라스트를 맞이한
영화는 내러티브마저 분절되어 큰나무
집에서 둘째에게 배태곤이 건네는 대사
(“어디서 뵌 분 같은데…”)를 설명하지
못한 채 가족의 풍경으로 끝이 난다.
<초록 물고기>의 이러한 문제가 연출
적 컨티뉴이티와 가장 거세게 부딪쳐 드
러나는 장면은 바로 야유회를 간 막동이
가족들이 서로 싸우는 장면이다. 내재한
갈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생략하고 맞
닥뜨리는 사건은 감정의 전달에도 실패
한 채 현실의 비참함을 강조하고, 막동
이의 시점처럼 시작해 갑작스럽게 가족
들의 주위를 빙빙 도는 카메라는 마치
영상적 표현언어로서의 카메라워크에
대한 강박증처럼 보인다. 여기서 보이는
시점 쇼트와 객관적 카메라에 대한 갈등
은 바로 <초록 물고기>가 보여주는 영화
적 상상력의 혼란인 동시에 연출상의 커
다란 허점이다.
<초록 물고기>의 실제 공간들(일산,
영등포 유흥가, 나이트 클럽 등)은 두리
번거리는 막동이의 시점에서 시작해 카
메라의 시점으로 빠져나오는 커트로 보
여지며 각 씬의 도입부가 된다. 반면 가
족과 막동이를 함께 보여주는 장면들에
서 카메라는 고정된 객관적 시점을 유지
한다. 이러한 촬영은 곳곳에서 내러티브
와 상충되는 결과를 낳으며 종종 아이
레벨이 맞지 않는 시점 쇼트까지 허용한
채 화면의 구성력을 흐리고 있다(얻어
맞은 막동이가 기찻간 세면대에서 거울
을 보는 장면, 막동이가 김양길을 살해
하는 롱 테이크 등이 오히려 카메라가
사건의 흐름을 깨지 않는 빛나는 장면들
일 것이다).
결국 영화 <초록 물고기>에 흐르는 일
관된 정조는 안타까움이다. 과거에 대한
현재의 안타까움, 닿지 않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한 안타
까움. 그 안타까움은 희망으로 다시 태
어나기엔 무력하다. 하지만 이 감정은
작가의 사려깊은 손끝으로부터 일어나
연기자의 눈빛을 통해 성공적으로 이어
져서 관객의 가슴을 울려온다. 한석규는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막동이라는 인물이 끌고 나가야
하는 컨티뉴이티가 무엇인가를 정확하
게 알고 있으며 그것을 전달하는 데 성
공했다. 그것이 바로 이창동 감독과 한
석규가 조우한 지점이자 <초록 물고기>
가 적지 않은 오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슴을 파고들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
다. 그런 점에서 <초록 물고기>는 이창
동 감독이 작가 이창동에게 많은 것을
빚진 영화인 셈이다. <초록 물고기>의
성공이 그가 글쓰기적 상상력으로부터
영화적 사고로 이행하는 초미의 성과이
자, 영화적으로 미처 완성되지 못한, 온
전치 않은 안타까움의 훈장이라는 점에
서 더욱 그렇다.
글 신혜은 기자
KINO
KINO April 1997 237
c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대니 보일 감독
distributor
(주) 현대 영상
production
companies
피그멘트 필름
노엘 게이 영화사
(채널 4)
producer
앤드류 맥도날드
production
co-ordinator
쉘리 스미스
production
manager
레슬리 스튜어트
location
managers
로버트 하우
London:
앤드류 바인브리지
assistant directors
데이빗 길크리스트
찰리 휴즈
벤 존슨
casting
자일 스티븐스
앤디 프로이어
screenplay
존 호지
based on a novel
by
어빈 웰시
script supervisor
앤 쿨터
director of
photography
브라이언 투파노
underwater
camera operator
마이크 발렌틴
steadicam
operator
사이몬 브레이
special visual
effects
그란트 메이슨
토니 스티어스
editor
히라쿠보 마사히로
production
designer
케이브 퀸
art director
트레이시 캘러처
set dresser
체니 크로포드
scenic artist
스튜어트 클라크
draughtwomen
진 케르
프랜시스 코넬
costume designer
레이첼 프레밍
wardrobe
supervisor
스티븐 노블
make-up designer
그래함 존스턴
make-up and hair
로버트 맥칸
title design
토마토
opticals
시네 이미지
song/music
extracts
“Lust for Life”,
“Nightclubbing”by
Iggy Pop, David
Bowie, performed
by Iggy Pop
“Deep Blue Day”
by Brian Eno,
Daniel Lanois,
Roger Eno,
performed by Brian
Eno
“Trainspotting”by
Bobby Gillespie,
Andrew Innes,
Robert Young,
Martin Duffy,
performed by
Primal Scream
“Temptation”by
Ian Marsh, Martyn
Ware, Glen
Gregory, performed
by Heaven 17
“Atomic”by
Deborah Harry,
Jimmy Destri,
performed by
Sleeper
“Temptation”by
Steven Morris,
Peter Hook,
Bernard Sumner,
Gillian Gilbert,
performed by New
Order
“Sing”by Damon
Albarn, Graham
Coxon, Alex
James, David
Rowntree,
performed by Blur
“Perfect Day”by
and performed by
Lou Reed
“Dark and
Long(Dark Train
Mix)”by Rick
Smith, Karl Hyde,
Darren Emerson
“Born
Slippy(Nuxx)”by
Rick Smith, Karl
Hyde, performed
by Underworld
“Think about the
Way(Bom Digi Digi
Bom)”by Roberto
Zannetti,
performed by Ice
MC
“Mile End”by
Banks, Cocker,
Doyle, Mackey,
Senior, Webbor,
performed by Pulp
“For What You
Dream of (Full on
Renaissance Mix)”
by John Digweed,
Nick Muir, Carol
Leeming,
performed by
Bedrock featuring
Kyo
“2.1”by Donna
Lollaine Matthews,
performed by
Elastica
“Two Little Boys”
by Edward
Madden, Theodore
Morse, performed
by Leftfield
“Statuesque”by
Wener, Stewart,
Maclure, Osman,
performed by
Sleeper
“Closet Romantic”
by Damon Albarn,
performed by
Albarn, Gauld,
Sidwell, Henry,
Smith, The Duke
String Quartet
“Carmen-
Habanera”by
Georges Bizet
“Hertzlich tut mich
verlangen”by J S
Bach, performed
by Gabor
dialogue editor
리차드 페츠
foley editor
마틴 캔트웰
sound recordist
콜린 니콜슨
re-recording
mixers
브라이언 사운더스
레이 머린
마크 테일러
sound effects
editor
조나단 밀러
special technical
adviser
이몬 도허티
stunt arranger
테리 초레스탈
cast
이완 맥그리거
Renton
이완 브레너
Spud
조니 리 밀러
Sick Boy
케빈 맥키드
Tommy
로버트 칼라일
Begbie
켈리 맥도날드
Diane
피터 멀란
Swanney
제임스 코스모
Mr Renton
에일린 니콜스
Mrs Renton
수잔 비들러
Allison
폴린 린치
Lizzy
셜리 헨더슨
Gail
스튜어트 맥쿼리
Gavin
US tourist
어빈 웰시
Mikey
데일 윈튼
game show host
키이스 알렌
dealer
케빈 알렌
Andreas
애니 루이스 로스
Gail’s mother
빌리 리도치
Gail’s father
피오나 벨
Diane’s mother
빈센트 프리엘
Diane’s father
휴 로스
빅터 이디
men
케이트 도넬리
woman
핀레이 웰쉬
Sheriff
에디 네스터
Estate agent
93분
영국 1995년 제작
다(사실 그 테이프는 마크가 가져갔다).
마크는 다시 헤로인을 시작한다. 상점을 털
고, 벡비가 관광객을 강탈하는 것을 도우며
돈을 마련한다. 리지가 떠나자 절망한 토미는
내켜하지 않는 마크에게서 헤로인을 산다. 알
리슨의 아기는 요람에서 죽는다. 마크는 스퍼
드와 상점을 털다 체포된다. 스퍼드는 구속되
고 마크는 집행 유예로 나온다. 또다시 끊기
전에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마약을 하기로 결
심한 마크는 양을 초과해 병원으로 실려간다.
마크의 부모는 그를 집으로 데려가 금단 현상
을 이길 동안 방안에 감금한다. 회복된 후 다
이앤의 방문을 받은 마크는 그 곳을 탈출하기
로 결심한다. 그는 런던으로 가서 부동산 회
사에 취직한다.
그의 새 삶은 강도죄로 피신 중인 벡비와
런던에서 매춘 사업을 벌이려는 식 보이의 방
문으로 엉망이 돼버린다. 두 사람에 대한 인
내심이 한계에 달하려는 순간, 에이즈로 죽은
토미의 장례식이 그들을 에딘버러로 불러들
인다. 장례식 후 벡비는 러시아인 선원에게
서 입수한 4천 파운드 분량의 헤로인을 되팔
계획을 세운다. 출감한 스퍼드까지 네 사람
은 런던으로 돌아와 그것을 1만 6천 파운드
에 처분한다. 펍에 모여 자축을 하던 일당은
벡비가 또 문제를 일으키면서 살벌한 분위기
에 싸인다. 그날 밤 일행이 자고 있을 때, 마
크는 1만 6천 파운드를 들고 혼자 새출발을
찾아 나선다. 스퍼드에게만은 그의 몫을 남
겨놓은 채.
어빈 웰쉬의 소설『트레인스포팅』에서
갑자기 설사가 난 주인공은 더럽기 짝이
없는 공중 변소에서 실수로 좌약으로 된
마약을 떨어뜨린다. 기겁한 그는 그것을
찾으려고 바닥을 이잡듯이 뒤진다. 참을
수 없을 만큼 불결한 이 장면은 극명한
디테일 묘사로 오히려 폭소를 자아낸다.
우리는 이 장면을 영화 <트레인스포팅>
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그렇
게까지 적나라해질 순 없었던 듯 난데없
이 환타지로 빠진다. 변기를 끌어안고
있던 마크가 머리부터 변기 속으로 빨려
들어 맑은 파란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
이다. 좌약은 마치 진주처럼 바닥에 가
라앉아 있다. 이것은 기습에 가까운 계
산 밖의 장면으로, 이 정신나간 주인공
의 뒤죽박죽인 의식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해도 감독이 승부를 피했
다는 생각은 버릴 수 없다.
그러나 <트레인스포팅>이 중심을 잃
는 것은 이 장면에서뿐이다. 원작 소설
의 파워와 신랄함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
다. 폭력도 훨씬 덜 나오고, 소설에서 가
장 흉폭한 벡비는 거의 코믹하게 그려졌
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 나름의 어조를
갖고 있어 역겨운 환락의 아우성인 어빈
웰쉬의 원작을 절단난 환희의 간헐적 분
출로 바꿔놓았다. 잘한 일이다. 왜냐하
면 원작의 유머는 대부분 입에 담을 수
없는 말과 묘사에 기인하는 것이었는데
그보다 훨씬 직접적인 표현 수단인 영화
가 똑같은 방법을 택했다면 이 작품은
완전 악몽이 되어버렸을 테니까. 그러나
영화 내용을 생각해 볼 때 가장 감탄스
러운 것은 <트레인스포팅>의 뒷맛이 더
럽다거나 구역질이 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닌 잔뜩 고조된 유쾌한 흥분감이라는
것이다. 그 한 가지 이유는 이 영화가 <쉘
로우 그레이브>를 만든 팀이 다시 뭉친
영화로, <쉘로우 그레이브>의 시각적 독
창성과 내적 풍부함을 공유하고 있기 때
문이다. 웰쉬의 소설처럼, <트레인스포
팅> 역시 거리의 쓰레기 문화를 리듬감
있고 발랄하게 그려나간다. 마치 그것을
찬양이라도 하듯이. 그래, 헤로인은 사
람을 망친다. 하지만 동시에,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오르가즘보다 천배는 환
상적인’쾌락을 안겨준다. 그런 논리로
영화는 주인공들이 이성을 잃을 때(마
약에건 또는 섹스나 술이나 폭력에건)
같이 이성을 잃는다. 카메라는 요동치고
뛰어오르고 미끄러지고 자빠지며, 스퍼
드가 면접관들에게 이야기를 쏟아놓는
장면에서처럼, 참을 수 없는 희열에 앞
뒤로 껑충껑충 점프한다.
한편 다른 장면에서는 액션이 조롱하
듯 양식화된다. 불쌍한 미국인 관광객을
식당 화장실(물론 변기가 가장 중요하
다)에서 강탈하는 씬은 심술궂게도 발
레 동작으로 안무되어 있다. 조명의 브
라이언 투파노와 미술의 케이브 퀸은 고
상한 에딘버러 신시가지를 배경으로 그
렇게 했던 것처럼 여기 이 모두가 포기
한 마이크 리의 한 마을도 용서 없는 리
얼리즘과 기묘한 비현실성이 함께 어른
거리는 장소로 만들었다. 스와니가 등장
하는 장면은 뚝뚝 떨어질 듯한 레드와
블루로 연출되는데, 극중에서 그것은 사
실 스테인글라스로 비쳐든 햇빛에 불과
하다. 또 알리슨의 아기가 죽어 패거리
들이 할 말을 잃고 둘러서 있을 때(식
보이가“뭐라고 말좀 해”라고 소리치자
마크가 기껏 한다는 말은“뭘 좀 만들어
야겠어”다), 화면은 갑자기 색채를 잃고
잿빛 망연함이 드리워진 잿빛 얼굴들로
채워진다.
<트레인스포팅>은 <쉘로우 그레이브>
와 마찬가지로 냉소적이고 표독스런 유
머로 가득찬 전형적 스코틀랜드 영화다.
스코틀랜드인 의식이 절절해서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토미의 주장
으로 일행이 야외로 나갔을 때, 마크는
조국 스코틀랜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신
랄한 조소를 퍼붓는다. “난 영국놈들 싫
지 않아. 놈들은 단지 병신일 뿐이야. 그
병신들한테 식민지가 된 우리가 하위 중
에 하위지. 고상한 문화 하나 없고. 비실
비실한 놈들한테 당한 우리는 뭐 별볼일
있는 줄 알아?”<쉘로우 그레이브>에서
영악하고 타산적인 세 친구들 중 한명을
연기한 이완 맥그리거는 여기서도 때로
는 혐오스럽고 때로는 안스러운 족집게
같은 연기를 보여준다. <쉘로우 그레이
브>에서처럼 이야기의 화자는 또 그이
지만, <트레인스포팅>을 참으로 힘있고
응축되게 만드는 것은 출연진 전체(정
확히 말하면‘남성’출연진 전체이다.
여기서 여성은 철저히 구석 자리로 밀려
나 있지만, 그것은 웰쉬의 원작이 보여
주는 남성 중심 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
다)의 앙상블 연기다. 데뷰작으로 센세
이션을 일으킨 감독이 차기작을 성공시
키기는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처럼
어렵다. 그러나 대니 보일과 그 동료들
은 그 어려운 관문을 멋지게 통과했다.
<트레인스포팅>은 그들에 대한 의심을
말끔히 씻고 그들을 영국 영화의 자존심
으로 불리게 만들 것이다.
PHILIP KEMP
SIGHT & SOUND
238 KINO April 1997
〈트레인 스포팅〉이완 맥그리거
c
And Odds & End…
영화를 소개하는 내용은
에서 사용한 헤드 카피입니다.
카피의 진담 여부는 믿거나 말거나!
두호통집범 ??????????
감독 동소웅
주연 임달화
“끝이 아니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 살
인, 탈옥, 그리고 끝없는 추적!”
야간 비행 Saint - Ex
감독 아난드 텍커
주연 브르노 간쯔, 미란다 리차드슨
“땅과 하늘 사이. 별과 달 사이. 그 사이
에 야간비행이 있었다! 난, 별과 달처럼
하늘에서 죽을 거야!”
에너미 라인 Behind Enemy Line
감독 마크 그리피스
주연 토마스 이안 그리피스, 크리스 멀

“전면전에 돌입한 특수 게릴라! 핵무기
를 사수하라!”
타임 락 Time Lock
감독 로버트 뮤닉
주연 마리암 다보, 애어리 그로스, 제프
리 믹
“자동 통제 시스템 파괴! 혹한의 행성
탈출을 개시하라!!”
트루벤젼스 True Vengence
감독 데이빗 워드
주연 다니엘 번하르트, 비버리 존슨
“과거로부터 찾아든 복수혈전!”
프랭키 더 플라이 The Last Days of
Frankie the Fly
감독 피터 마클
주연 데니스 호퍼, 키퍼 서덜랜드, 다릴
한나
“밑바닥 인생이 비상을 꿈꾼다!!”
흑표풍운 ????????
감독 양 정 록
주연 왕우, 당경, 이원신일
“<외팔이> 시리즈의 왕우! 그 화려한 액
션 부활의 클라이막스!! 액.션.용.광.
로!!”
KINO April 1997 215
리뷰난은2월8일부터3월7일까지개봉한영화를다루는KINO 프로젝트입니다.
1997 APRIL COPYRIGHTS RESERVED BY「 SIGHT & SOUND」「POSITIF」「KINO」
리뷰는 영국 BFI 발행의 영화잡지 SIGHT&SOUND와 프랑스 영화잡지 POSITIF,
그리고 KINO 편집부가 같이 만드는 페이지입니다.
리뷰에 실리는 비평은 필자의 견해이며 KINO 편집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여기 실리는 글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으며, 무단전재할 수 없습니다.
나이스 가이 ??個????
라이어 Les Menteurs
로미오와 줄리엣 William Shakespeare’s Romeo & Juliet
미스터 콘돔
보거스 Bogus
불새
스페이스 잼 Space Jam
어느 멋진 날 One Fine Day
엠파이어 레코드 Empire Records
용병 이반
월레스 & 그로밋 Wallace & Gromit
제리 맥과이어 Jerry Maguire
조강지처 클럽 The First Wives Club
지상만가
첨밀밀 ??????
초록 물고기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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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4.4월의 리뷰 나이스 가이 · 라이어 · 로미오와 줄리엣 · 미스터 콘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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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Arline Emard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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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Arline Emard IV

Birthday: 199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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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Administration Technician

Hobby: Paintball, Horseback riding, Cycling, Running, Macrame, Playing musical instruments, Soapmaking

Introduction: My name is Arline Emard IV, I am a cheerful, gorgeous, colorful, joyous, excited, super, inquisitive person who loves writing and wants to share my knowledge and understanding with you.